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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야만의 발명’을 기획한 총괄 큐레이터, 릴리앙 튀랑

여문주


Q. 기획의도는?

A. 10년 전 식민지사 전문가인 파스칼 블랑샤르(Pascal Blanchard) 덕택으로 ‘인간 동물원’이란 것을 접하게 됐다. 노예제도, 식민지화, 사회학, 경제학, 인종차별의 역사 등과 관련이 있는 이 현상은 소위 대중문화가 될 정도로 과거 광범위하게 퍼져있었다. 20세기 초반까지도 존재했었지만 이제는 거의 잊혀졌고 무시돼왔던 이 역사를 현재 시점에서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Q. ‘인간 동물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A. 이 전시는 서커스나 연극, 캬바레 공연, 유랑극단, 동물원, 혹은 만국박람회와 식민지박람회를 위해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메라카 지역으로부터 강제로 끌려온 사람들의 역사를 조명한 것이다. 이들은 유럽인들에 의해 ‘야만’이라 간주됐고 그래서 비인간적으로 이용됐다. 15세기말 유럽 왕실에서 시작된 이 행위들은 20세기 중반까지 계속 성장했던 ‘사업’이었다. 인간은 마치 동물원의 동물처럼 스펙타클의 대상으로 전시되거나, 우편엽서, 포스터, 그림, 기념품 등의 이미지로 복제돼 상업화됐다.


Q. ‘야만’의 역사가 현대와 어떤 연관성을 갖는가?

A. 이 전시는 비단 과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현대 사회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다른 성, 인종, 종교, 그리고 빈부 격차 등 우리 사회는 여전히 위계적이고 때론 경멸적인 편견들이 지배한다. 전시된 이미지들이 과거엔 ‘야만’이란 개념을 만들어냈다면, 이제 거꾸로 그것들이 누가 다른 누구보다 우월하다는 편견을 파괴하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



릴리앙 튀랑(Lilian Thuram)

파리, 케브랑리박물관에서 6월 3일까지 계속되는 전시 ‘야만의 발명’을, 역사학자 파스칼 블랑샤르와 인류학자 나네트 자코민 스뇌프와 함께 기획한 총괄 큐레이터. 전직 프랑스 대표 축구선수로 외국인 이주와 인종차별 문제에 뚜렷하게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표방해왔고, 2007년 케브랑리박물관에서 열린 ‘민족분단(Diaspora)’에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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