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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왈종미술관 개관한 한국화가 이왈종

김달진

지난 5월 31일 제주 서귀포시 정방폭포 앞에 있던 작가의 작업실 자리에 300평 규모로 개관된 왈종미술관(walartmuseum.or.kr)을 찾았다. 많은 미술인들이 개인미술관을 원하지만 설립도 어렵거니와 개관 후 지속적인 운영비를 감당할 대안이 없다. 그러나 왈종미술관은 입지조건, 주변 경관과의 어울림, 동선을 줄인 실내, 커피숍과 아트상품 판매 등을 통해 성공한 운영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미술관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다년간의 고민이 녹여낸 왈종미술관에서 ‘예술인’ 보다는 ‘생활인’으로 불리기를 원하는 이왈종 화백을 만나 보았다.



Q. 교수직을 사임하고 서울을 떠나 제주로 오게 된 배경은?
A. 79년부터 추계예대에 재직했는데 서울 생활은 시간에 쫓기고 신경 쓸 일이 많아 늘 불안했다. 서울을 떠나며 세운 조건인 ‘굶지않고 그림만 그릴 수 있는 곳’을 찾아 1990년 서귀포로 오게 되었다. 기후가 따듯하여 사계절 내내 꽃을 볼 수 있어 꽃을 주제로 그림을 그려보고자 한 것이다. 처음엔 외롭고 힘든 시절도 있었지만 제주 생활은 매우 행복하다. 내려 올 때만 해도 1년 정도 오직 그림만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24년 이란 세월이 흘렀다

Q. 작품의 주제인 ‘중도(中道)’는 어떤 의미인가요?
A. 서울에서의 작품 주제는 ‘생활 속에서’였으나, 제주에 내려온 이후에는 ‘제주 생활의 중도(中道)’로 바뀌었다. 중도란 자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관리하는 것이다. 거기에 연기(緣起)와 자연 그리고 사람과의 인연을 바라본다. 여러 종교 서적을 읽다보니 근본적인 것을 다루는 불교 서적을 읽으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은 중정의 길은 인간적인 삶은 물론 예술가로서 작품을 할 때에도 중요한 화론(畵論)이 되었다.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할진데 그 방법을 찾아가는 것 중에 나는 행복한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그래야 감상하는 이들도 같이 행복해 진다고 생각한다.

Q. 본인의 이름을 딴 미술관을 세우신 감회와 건립 과정에서 있었던 어려움은?
A. 처음엔 천장이 높은 작업실을 갖고 싶어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문화재 보호구역이다 보니 건축 제약도 많고 개인 용도로 쓸 수없어 재단법인을 설립하고 사회에 환원을 하면 되겠구나 싶어 미술관으로 건립했다. 건축 설계하는데 2년 4개월이란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어떻게 하면 아름답고 편안하며 관람동선은 짧고 환기와 배수도 잘 되고 자연 채광으로만 전시할 수 있을까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Q. 미술관 개관이 3개월이 되었는데 변화는?
A. 왼쪽에 섶섬과 오른쪽에 문섬이 있는 앞으로 정방폭포, 그 옆으로 서복전시관이 자리한 위치에 왈종미술관이 있다. 근처 십분 거리 내에 소암기념관과 이중섭미술관까지 있으니 서귀포 문화 활성화에 초석을 다지는 미술관으로 남았으면 한다. 다행히 미술관 개관 3개월 만에 3,000명이 다녀가고 아트숍과 커피숍도 잘 운영된다.

Q. 개관기념전인 ‘다문화가정 돕기 판화전’은?
A. 작년 ‘유니세프돕기’전에 3,000만 원, 올해 8월에 ‘다문화가정돕기’로 3,000만 원을 기부했다. 이렇게 미술관을 짓고 시작된 기부를 한 해로 멈추지 않고 매년 이어 갈 예정이다. 지역적으로 문화혜택이 적은 제주도의 학생들에게 문화공간의 매개체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과 서귀포에 와서 좋은 풍광을 만끽하며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에 작은 선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Q. 작가로서 후대에 어떻게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A. 훌륭한 작가로 기억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 왈종이란 사람이 잠시 있었다는 것으로 만족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왈종미술관을 왈종후연미술문화재단 법인으로 등록하면서 380여 점의 작품을 기증했다. 앞으로도 기증 작품의 수를 늘려서 다양한 전시를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또한 국내 작품과 전시는 물론이고 외국의 좋은 작품과 작가들을 초대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이왈종(1945- ) 한국화가, 중앙대 회화과 학사, 건국대 교육대학원 석사, 왈종미술관 설립(2013), 갤러리현대(2012), 노화랑(2010), 상해문화원(2009, 중국) 등 다수 개인전, 다수 단체전 참가, 제주도지사 교육공로상, 한국미술문화대상(2009)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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