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말, 새로 국립문화재 연구소장으로 임명 받은 강순형 소장을 만났다. 문화재계 전반의 분위기가 가라앉은 지금 연구소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소감을 밝히며, 외부에서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연구소를 격려하고 도와주길 당부하였다.
내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근무하던 시절, 역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강순형 씨를 처음 만났었다. 이번 인터뷰에서 정년을 몇년 앞둔 강 소장을 다시 만나 서로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실감하였다. 강 소장은 불교미술 전공으로 한국불교미술협회전, 대한민국 종교인미술큰잔치전 등에도 작품을 출품한바 있으며, 사진을 찍으며 ‘달빛차내’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활동을 하고 있다.
Q.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어떤 기관이고 무슨 일을 하는지요?
A. 연구소는 문화재청 산하기관으로 문화재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각종 조사, 연구를 진행하는 기관으로 대학교나 일반 기관에서 하기 어려운 국가적 차원의 중요 문화유산에 대한 연구, 발굴 조사, 보존 및 복원 업무를 담당합니다. 대외적으로는 우리 문화유산을 외국에 소개하고 비교 연구하는 일에 역점을 두며, 우리나라의 역사를 외국에 분명히 알려 왜곡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우리와 관련된 주변국의 유적과 유물도 연구 대상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1969년 문을 열었고 현재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해 있으며 고고학, 미술사학, 건축학, 무형유산, 자연유산 그리고 보존과학 등의 분야를 연구하는 유일의 국가 문화유산 관련 종합연구기관으로서 학술조사와 연구개발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 창출과 정체성을 밝혀나가고 있습니다.
Q. 연구소의 직제와 소장님의 임기는?
A. 문화재청 소속의 문화유산관련 종합연구 기관으로 행정운영, 연구기획 2과와 고고연구, 미술문화재연구, 건축문화재연구, 무형문화재연구, 보존과학연구, 복원기술연구, 자연문화재연구 7실, 부설연구소로 가야, 경주, 나주 부여, 중원 5개의 지방문화재연구소와 대전의 문화재보존과학센터를 운영 중 입니다. 연구소장은 고위공무원으로 소장으로서의 임기는 2015년 11월까지 2년까지 입니다.
Q. 우리나라의 문화재 정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A. 사람들이 유수한 문화재를 통하여 문화를 향유하고 또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국제적 문화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적극적 정책을 능동적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유물을 보존하는 것과 동시에 널리 알려지고 또 활용될 수 있도록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Q. 소장님에게 문화재란 어떤 의미이며, 그 중 좋아하는 문화재를 하나 추천해주세요.
A. 내가 향유하는 문화재란, 역사의 고갱이[髓]이자 심신의 안식처에 문화의 돗자리가 아닌가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문화재 하나는 경주 불국사의 다보탑입니다. 단단한 돌을, 마치 밀가루로 마음대로 빚은듯한 오묘한 솜씨와 조형으로 나타나는 그 아름다움이 돋보이지요.
Q. 그동안 가장 보람있었던 일은?
A.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할 때, 2009년 11월 국내 최초로 문화유산부문의 학제간 융복합연구 시도를 지휘하여 이른바 가야소녀 <송현>이 복원으로, 전 방송(저녁 9시)과 전 신문(1면) 톱뉴스로 보도 되었습니다. 이는 유물발굴이 아닌 연구업적으로 최초로 톱뉴스 보도되었던 것입니다. 또 2007년 11월 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를 고구려, 백제, 신라 3국을 넘어 가야의 정체성까지 포괄하여 정립시켜 나가고자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로 명칭을 변경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Q. 임기 동안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계획은?
A. 먼저, 흐트러진 직원들의 사기를 모으고 진작시켜 연구역량을 더욱 강화시키는 것이고 책임운영연구기관이자 문화유산 R&D중심기관으로서 국내외 위상을 일층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강순형(1955- ) 동국대 미술학과 학사, 홍익대 미술사학과 석사, 성신여대 미술사학과 박사, 국립문화재연구소 소장,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소장, 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 소장 등 역임, 대통령표창(2008), 『꽃문』(1996, 미술문화사), 『대웅전』(1995, 미술문화사)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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