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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통영에 미술관 신축을 준비하는 김형근 화백

김달진



지난 4월 경남 통영 남망산공원을 들어서며 입구 쪽에있는 자택에서 서양화가 김형근 화백을 만났다. 자신의 고향집터에 미술관을 세우려 하나, 허가 문제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Q. 미술관을 세우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A. 미술관이라기보다는 ‘김형근 작품처’라 부르고 싶다. 기념관이란 말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내가 살아온 그 사실 자체의 흔적을 남기고 싶다. 사실 작품들은 작가에게 재산이지만 그렇게 남길 생각은 없다. 다만 ‘흔적의 재산’은 남기고 싶다. ‘이곳은 김형근이 작품을 남긴 곳이니 가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이름도 ‘무슨 미술관’ 보다는 ‘김형근의 흔적’으로 하는게 오히려 낫겠지 싶다. 간섭도 받고 싶지 않다. 지원을 받게 되면 간섭을 받고 그러면 그런 의미가 퇴색될 수 있으므로 지원 받을 생각은 안 한다.

Q. 미술관 건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A. 현재 보유한 토지가 대략 500평 정도이고 200-250평 정도를 사용해 미술관을 지으려 했다. 그런데 통영시에서 건폐율 20%인 100평 정도만 사용하라고 한다. 우리가 소유한 땅이 녹지와 대지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건 애초에 시에서 구획을 잘못한거다. 건설과 직원들이 와서 구획을 잘못했다고 하더라. 그런데도 녹지로 구획된 땅을 대지로 못 푼다고 말한다. 그래서 알아보니 시에서 잘못 구획한 경우 서류를 구비해 경남도에 올리면 원상복구 될 거라고 그러더라. 통영시에 그 말을 했더니 한꺼번에 대지를 못 푼다고, 3년 후쯤에 원상복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럼 그렇게 하라고 하곤 우린 여태 기다린거다. 그게 2005년이었으니, 10년이 다 되도록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Q. 지금 겪는 어려움이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지요?
A. 요새 일부 작가들이 미술관을 지으려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건 대단히 좋은 일이지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10년을 참아오며 여러 가지 일들을 겪었다. 그 중엔 내가 판단을 섣부르게 한 것도, 너무 지체한 것도 있다. 이런 어려움을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난번에 어떤 분이 우리 일을 가지고 경남신문에 글을 썼더라(경남신문 2013.5.8. 이달근 <‘김형근 미술관’에 대한 경남도 도시계획위 결과를 보며>). 우리는 몰랐는데 손녀가 할아버지 위해서 글쓴 분이 있다고 가르쳐줘서 알았다. 참 고마웠다. 우리는 이런 심의가 나왔을 때 신문에 안 실리면 어떻게 되었는지 알기 힘들다.

Q.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A. 양에 집중하기 보단 질적으로 좋은 작품을 남기고 싶다. 그리고 김형근 개인이나 그 작품 자체보다는 ‘김형근의 정신세계’를 좋아하는 분들을 많아지면 좋겠다. 어떤 선과 색을 써야 좋아할까 하는 생각도 전혀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김형근의 정신세계’가 보고 싶다거나 그 세계는 믿음직스럽다는 분들을 많이 만들고, 그런 분들이 나를 통해 그림을 좋아하게 되면 만족할 것이다. 그림뿐 아니라 공예품 같은 것도 보여드리려 한다. 그래서 ‘이거 좋다’, ‘갖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만든다면 세상을 떠나더라도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작가로서 어떻게 ‘이젠 됐다’하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겠는가? 나는 그런 작가로서 김형근이란 이름을 남기고 싶다. 미술관 건립문제도 마냥 기다릴 수는 없고 법적 제기를 할 것이다.







통영은 예술인들이 많은 곳으로 시인 유치환, 김춘수, 소설가 박경리, 시조시인 김상옥, 음악가 윤이상, 화가 전혁림 등으로 통영예술이 이어져 오며 이름을 높였다. 김형근 화백은 충무시에서 과장과 충무시립공예연구소장을 역임했다. 독학으로 15년만에 국전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은백색의 화가'로 우리 미술계에 새로운 구상미술을 펼친 작가이다. 요즈음 지자체에서는 많은 문화시설은 만들어가고 있는데 긍정적인 문화마인드로 이곳에 김형근미술관이 건립되고 통영시민문화회관, 조각공원이 문화벨트로 이어져 명소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 김형근(1930- ) 국전 대통령상(1970) 외 개인전 및 기획전 초대, 수도여자사범대 강사, 국전 심사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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