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한국화랑협회 임원으로 활동해온 동산방화랑 박우홍 대표가 새로 한국화랑협회 회장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A. 미술작품의 근본에는 감성적 울림을 통해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따라서 작품을 고르는 기준의 첫 번째 원칙은 나에게 특별한 감동을 주는 작품을 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작품의 구매를 투자로 보시는 분들은 이 작품의 가격이 단시일에 얼마나 오를 것인가를 계산하시는 것 같습니다. 분명 미술품은 투자재로서의 의미도 갖고 있긴 하지만, 주식과 같이 단기간에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작품의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은 단지 가격 상승만이 아닌 그 작품을 그려낸 작가의 내면적, 철학적 성장의 수치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작품을 구매할 때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작가와 컬렉터가 함께 성장해나간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작가들을 살펴보고 애정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A. 경매는 2차 시장입니다. 2차 시장의 기본적인 속성은 단편적, 즉흥적인 가치를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속되게 말하자면 어떤 작가가 뜬다는 루머나 작품의 유행 등에 주된 초점을 맞추는 곳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작품의 가치는 작가의 절대적 함량이 반영된 데에 있습니다. 하지만 경매회사의 속성상 낙찰률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며, 이는 경기의 변동에 따라 작품가격이 요동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소위 급매물 등의 낙찰가가 해당 작가의 작품 가격으로 일반화되는 것은 오류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협회에서는 미술시장에 유익한 방향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각도로 전향적인 개선책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A. 협회장으로서 저의 핵심 가치 중 하나는 소통 혹은 공유입니다. 당연히 신생갤러리와 오랫동안 운영되어온 갤러리들 간에는 편차가 있습니다. 미술과 미술시장에 대한 생각에도 다양한 차이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것은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회원화랑이 어려움에 당면할 때 서로 도우며, 협회의 차원에서 이슈가 발생할 시 개인으로서의 입장을 떠나 함께 소통하고 공유함으로써 하나의 목소리를 내자는 아주 기본적인 원칙입니다. 이러한 원칙을 전제로 한 경험들은 화랑협회 화랑들뿐 아니라 한국에 있는 많은 화랑들과도 화합할 기회를 제공하며, 함께 미술시장의 긍정적 발전을 불러일으킬 매우 귀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A. 한국의 미술문화가 침체되는 이유 중 한 가지는 지나친 집중에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도상봉은 1960-70년대 라일락 정물이 최고” 라는 식으로 폭을 좁혀나가면 그 시기 외의 작품 가격은 뚝 떨어지게 됩니다. 지금 우리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필요한 때입니다. 화랑의 업은 돈을 넘겨주는 것이 아니라 작품과 그 안의 의미들을 전수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문화와 시선을 나눔으로써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삶을 확대시켜 사회적 기여를 하고자 합니다. 물론 작게는 미술소외지역에 작품을 기증, 대여하는 형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미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는 따뜻한 실천도 추진하려 합니다.

- 박우홍(1952- ) 단국대 경영학과 졸업, 1997-2002 (사)인사전통문화보존회. 부회장, 2003, 2012 KIAF(한국국제아트페어) 운영위원, 2005-14 (사)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 감정위원, 2005-14 (사)한국화랑협회 부회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