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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팔순기념논총을 봉정받는 한국큐레이터협회 명예회장 박래경

김달진



8월 29일 서울문화재단 대학로다목적실에서 팔순기념논총을 봉정받는 박래경 한국큐레이터협회 명예회장을 만나 보았다.

Q. 50년대 당시로는 쉽지 않던 독일 유학파이신데 그때의 환경은 어떠셨나요?
A. 서울대 사학과를 선택한 것은 선친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습니다. 1957년 봄 졸업 후, 본격적으로 유학 준비에 들어가는데, 아버지께서도 흔쾌히 승낙해주셨고 역사공부(서양근대사)를 한 것이 오히려 도움되었습니다. 그렇게 57년 가을/겨울 학기부터 독일 뮌헨대학교 미술사학과 석박사 진학 과정에 서양 근대미술사를 주전공으로, 서양근대사를 부전공으로 주임교수 한스 제들마이어(Prof. Dr. Hans Sedlmayr)에게 한국 유학생으로서 입학 허락을 받았습니다.

Q. 세종대학교(전 수도여자사범대학)에서 1967년부터 80년까지 교수로 재직 당시의 추억을 들려주세요.
A. 수도여자사범대학이 세종대학교로 개편되는 1980년 초까지 13년간 응용미술과에서 회화과 강의까지 맡아 책임 시간(9시간)의 2배에 가까운 수업을 진행했는데, 동료 선생님들의 뜨거운 열의가 기억납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회화과 학과장으로 계시던 운보 김기창 선생님이 심경자 선생을 대동하여 회의할 때마다 필담으로 꼼꼼히 내용을 챙기시는 모습이었습니다.

Q. 한국큐레이터협회 뿐만 아니라 미술사학연구회,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한국문화교류연구회 등 그간의 미술사, 미술평론, 전시기획 등의 활동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A. “형식은 내용에 따른다. 내용에 따라서 형식이 바뀐다.”는 괴테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대게 주제어가 표면에 나오게 되지만 이들의 연구영역이 서로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작가, 작품, 시대, 역사와 일부분 공유하게 됩니다. 한국문화교류연구회는 국립현대미술관을 퇴직하면서 내세운 연구모임이 중심이 되었는데, 그 초점은 우리나라 문화, 예술, 역사를 공부하기 위하여 시간적으로는 선사시대부터 오늘날까지, 공간적으로는 광활한 지구표면에 어딘가에 흔적을 둔 문화(종족, 씨족, 부족...)까지도 경우에 따라서는 연구의 대상을 넓혀 갈 수 있다는 견해에 근거합니다. 말하자면 역사, 문화, 예술에 대한 연구범위와 심도를 넓혀야 한다는 말입니다. 오늘날 한국인, 한국문화의 정체성(Identity)을 찾는 일에 고심하는 우리에게 답을 줄 수 있는 많은 연구 영역이 아직도 처녀지로 남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Q. 이번 팔순 논총에 「서양근대회화의 수용과 의미」, 「이중섭 그림의 특성에 대한 고찰」, 「미술시대양식의 다원성에 대한 고찰」, 「뵐프린과 미술사의 기초개념」, 「단일양식과 복수양식론」의 5편 논문이 실려지는데 어떤 논지인가요?
A. 일본을 거쳐 들어온 서양화의 수용과 자기화 과정의 사례, 특히 이인성이나 이중섭과 같은 대표적인 예술가 개인의 경우에서 찾아볼 수 있는 양식의 복합성을 부분적으로 알 수 있는 경우와 대비되게 비교합니다. 나머지 3편의 논문에서 확인할 수 있는 미술사 단일시대 양식과 복수시대 양식 이론에 대해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서양학자들의 이론 관계를 접해 봄으로써, 미술사적 사실과 이념의 생산적인 논의를 추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근대 이후, 특히 많은 외래미술과의 연관관계에 있는 우리나라 근대기 이후의 미술사 연구에서 뿐만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미술사 연구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찾을 수도 있겠습니다.

Q. 우리 미술계에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어떤 것이 있나요? 
A. 권력 지향주의나 이제 부인하지 못할 정치색, 노골적인 이윤 추구 등이 미래를 담당할, 자라나는 예술지망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하여 한시바삐 개선되어야 마땅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최근 오랫동안 살아온 집을 고쳤습니다. 흩어진 자료들 정리하여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아서, 잊어버린 기억을 되살리며 나 자신을 재발견하는 넉넉한 시간을 즐기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박래경(1935- ) 서울대 사학과 학사, 독일 뮌헨 루드비히막시밀리안대 미술사학 수학, 한양대 대학원 박사.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1986-96), 외교통상부 문화외교국 미술자문위원(1999-2005)등 역임.『시각예술에서 이미지란 무엇인가?(편)』(눈빛, 2003),『뒤러』(서문당, 2004)등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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