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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아르헨티나에서 활약하고 있는 조각가 김윤신

김달진



지난 6월 한원미술관에서 팔순기념 개인전에 이어 흰물결갤러리(8.13-9.30) 초대전을 갖는 조각가 김윤신 선생을 만났다.

Q. 우리에게 아르헨티나는 축구로 유명하지만 낯설다. 아르헨티나는 어떤 나라이며 그곳으로 어떻게 가시게 되었나요?
A. 제가 살고 있는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한국과 비슷한 기후이지만 안데스산맥과 파타고니아 지역은 여름에도 춥고 밤이 두세 시간 밖에 안되는 지역이고 볼리비아 가까이 북쪽은 아열대기후를 나타내는 면적이 한국의 12배가 넘는 광대한 국토를 갖고 있는 약 4000만명의 인구 중 90% 이상이 유럽계 백인들이 살고 있는 풍요로운 자연의 나라입니다. 

1983년 겨울방학 중에 조카가 살고있어 방문하였다가 그 풍요로움과 수많은 목재에 매료되어 작업을 하다가 완전히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Q. 아르헨티나에 있는 개인 김윤신미술관은?
A. 아르헨티나에서 30년간을 작업에만 몰두하다보니 많은 작품을 제작하게 되었고 그 작품들을 언제든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2008년 제 이름을 붙인 남미에서 최초로 한국인 미술관이 문을 열었고 2010년부터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시가 해마다 주최하는 ‘미술관의 밤’ 행사에 초대되어 하룻밤에 500~800명이 방문하는 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미술관 개관식과 전시 오픈식에는 그 당시 부통령이던 훌리오 끌레또 꼬보스 부통령과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장인 마우리시오 마끄리 시장도 다녀갔고 초등 중등학교 현장수업이 미술관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규모는 그리 크지는 않아요. 대략 80평정도의 전시실로 2년마다 새로 작업한 작품으로 전시를 합니다. 

Q. 아르헨티나에서 한국사람은 어느정도이며 미술인들의 활동이 궁금하다.
A. 아르헨티나의 한국교민은 약 3만명 정도가 아르헨티나의 의류업계를 장악하고 활발한 경제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가 한인이민 50주년의 해입니다.

제가 그곳에 살기 시작했을 때에는 한인이 많지 않아서 거리에서 만나면 무척이나 반가웠답니다. 지금은 2세 3세들도 생겨났고, 조국의 눈부신 발전과 거주 한인들의 경제적 발전으로 현지인들의 한국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아르헨티나 미술인들은 역시 모두가 이민자 이거나 이민자의 후손으로 아르헨티나 국민이면서 유럽선조들의 국민으로 두 여권을 가지고 때에 따라 유럽과 미국 그리고 아르헨티나를 오가며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대부분 이라고 봅니다. 세계적인 작가로는 ‘루시오 폰타나’, ‘레온 페라리’, ‘안토니오 베르니’,‘베니또 낀껠라 마르틴’등이 있습니다.


Q. 한국미술계의 변화는?
A. 한국에 올 때마다 변화하는 한국미술계에 내가 뒤처지는 느낌에 무척 당황스럽고 또 자랑스럽고 놀랍다고 표현해야겠지요.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일고 있는 예술의 선두에 서있는 한국이라는 생각은 물론이고 제가 떠나던 30년 전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풍부해지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미술재료들, 세계적인 시설을 갖춘 미술관과 전시장들 그리고 지역마다 개최하는 비엔날레 등을 보면 더욱 빠른 변화가 느껴집니다. 

Q. 작품세계에 대한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요즘 저의 작업은 기도이고 하늘에 닿고자 하는 열망의 표현입니다. 하느님과 교감해야 할 수 있는 영적인 활동이죠. 그래서 작업을 할 때면 늘 하느님과의 대화로 시작해요. 그런 면에서 예술은 종교와 같다고 생각해요. 

1965년 파리 유학 당시 가톨릭 세례를 받고, 사람들의 염원이 절대자를 찾아가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신을 만질 수 없으나 신은 모든 곳에 존재하잖아요. 그것을 믿었을 때 우리는 신을 발견할 수 있지요. 창작이란 발견해내는 일인 것이지요. 예술가는 우주라고 하는 거대한 창조물 속에 감추어진 작은 창조의 비밀들을 발견해내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60,70년대의 초기 조각 작업에서는 우주절대자에게 의지하고자 하는 인간본연의 마음을, 70년대의 판화작업과 여러 기법의 평면작업에서도 역시 민간신앙적인 내용으로 시작해서 80년대 이후부터는 조각과 회화작업에 모태인 땅에서 절대자에게로 향하는 염원으로 지상과 천상을 연결하는 연속성을 매개체로 조형상의 변화를 추구함과 동시에, 그 어떠한 것도 이성적 판단에 얽매인, 그 어떤 통제나 미학적인 선입관 없이 절대적 절단의 단면이 수직도 수평도 아닌 비스듬한 대각선을 이루면서, 하늘에 닿고자하는 기원을 표현하였습니다.

Q. 이번 서울에서 두 번의 개인전에 대한 소감은?
A. 대학교수시절 제자로 아르헨티나에서 같이 지낸 두 명의 제자인 김 란 관장과 안진옥 반디트라소 관장이 저의 80세 기념전시를 한원미술관에서 준비를 해주었습니다. 한국과 가장 먼 나라에서 작품을 가져오는데 항상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번엔 더욱 힘들었고 마침 메르스가 확산하고 있어 오픈식을 연기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너무나도 감사하게 오픈식 부터 끝나는 날까지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셨고, 전시 중 흰물결 갤러리에서 8월13일부터 9월30일까지 두 번째 전시로 초대되어 먼 곳에서 고생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더구나 우연히 오랫동안 보관되어있던 60년대 유학시절 보물같은 석판화 작품들도 찾아내 두 번째 전시에 소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앞으로 계획은?
A. 저는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주변에서 80세 기념전이라 붙여주었지만 제 마음은 지금도 30대 유학시절과 다름이 없습니다. 

작가로 앞으로의 계획이라면 지금까지처럼 건강하게 작업 열심히 하는 것이고 또 몇 년 후 보다 멋진 작품으로 고국의 따듯한 사랑을 느끼러 오려합니다.  





- 김윤신(1935- ) 홍익대 조소과 졸업. 청주사대·상명대 조소과 교수역임. 한국, 아르헨티나, 미국, 멕시코에서 36회 개인전 및 다수의 그룹전과 비엔날레, 아트페어, 조각 심포지움 등에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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