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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부산시립미술관 신임 김영순 관장

김달진



새로 부산시립미술관장으로 내정되어 호된 신고식을 치른 미술사·미술평론가 김영순 씨가 임명을 받고 업무를 시작했다.

Q. 관장 임용과정에서 일부 반대가 있었는데요?
A. 반대 시위 대표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신임관장내정자인 특정인물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그간의 부산시립미술관 운영과 인사관리체제에 대한 문제제기였습니다. 또 저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오해가 있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적극적인 관심과 입장표명을 한 부산미술인들에게 감사합니다. 저로서는 부산미술관을 둘러싼 현황을 심도 있게 파악할 수 있었고, 부산미술인들은 절실한 요구가 무엇인지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고, 앞으로의 부산미술관 운영에 반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부산시립미술관이 개관 17주년이 되었는데 그 동안 가장 기억되는 전시는?
A. 현재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의 ‘한국미술 전시공간의 역사’전에 마침 자료전시도 했던 걸로 기억되는데요. 집단활동을 통해본 부산미술의 정체성-‘부산미술재조명전’과 ‘부산작고작가전’, 그리고 부산출신 작가들의 개인전이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Q. 아카이브의 중요성을 잘 아실 텐데 2007년에 이용길 선생이 기증한 미술자료가 아직도 일반 공개 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A. 몇 년 전에 부산시립미술관의 학예사가 미술관 소장품을 비롯하여 자료정보 관리실태를 제게 보여주고 사정을 들려준바 있습니다. 이번에 확인해보니, 자료정보관리 상황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부임과 함께 체제정비를 하고 보완해야 할 긴급사항의 순위에 들어 있습니다. 자료정보실의 체제를 온전히 갖추고, 부산시 산하의 도서관, 박물관, 문화원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미술자료 정보센터로서의 역할을 온전히 가동하게 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는 미술관 전문인력의 절대 부족입니다. 그간 자료정보관리가 될 수 없던 것도 인력부족이 원인이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두 명의 학예인력이 공석인 상태입니다. 따라서 취임과 함께 글로벌경쟁력을 갖추고 국내문화행정 경험도 있는 학예인력의 충원을 하고자 합니다.

Q 새로 개관한 이우환 공간을 유료화 할 것이라 발표했던데요?
A. 그렇습니다. 그것은 첫째, 이우환 공간의 특성상, 신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던가, 각 방마다 많은 관객이 함께 관람하기에 적절하지 못한 만큼 관리상 불가피하다고 판단합니다. 둘째, 지금 세계 유수의 박물관들이, 그들 소장품이 심지어 제국주의시대의 전리품이나 무단약탈품이 다수 포함되어 본국에서 반환요구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거나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어 유네스코로부터 운영재원을 보조 받는 경우에도 불구하고 모두 입장료를 받고 있지요. 이것은 박물관의 관리상 미술관 시설이나 전시물에 대한 위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Q. 미술관을 ‘가치 생산의 장’, ‘공생의 장’으로 표현했던데요?
A. 그것은 정보화와 글로벌자본주의 시대에 모든 미술관들이 보편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기반입니다. 이 배경을 말하자면 첫째, 오늘의 미술이 담보하고 있는 가치가 사물로서 일품예술의 소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술이 내포하고 있는 지적 정보로서의 지적 재산권으로 변동하고 있지요. 둘째, 글로벌자본주의시대 우리의 삶의 주거형태를 노마드(Nomad 유목민)라 하지 않습니까? 이것은 부산이라는 장소성에서 보자면, 시민구성원이 끊임없이 유동하는 것이고, 지속적인 도시계획의 변경과 방전에 의해 더 이상 산천도 의구하지 않지요. 게다가 부산시는 그 비전으로 해양문화관광도시를 정책비전으로 표방하고 있는데, 이들이 찾을 관광지가 신기한 별천지라면 한번으로 족하겠지만,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찾을 관광지는 바로 그들의 ‘고향’이 되는 곳일 테지요. 정체성의 위기나, 행복했던 공동체의 기억을 환기하며 삶에서 위로와 용기를 받을 수 있는 어머니의 품 같은, 바로 노마드 시대에 미술관의 역할은 이 ‘고향’의 생산과 기능이 아닐까요? 이것은 미술관의 ‘전시’와 ‘교육’ 체험 과정에서 시민들이 공유한 공동체험의 기억이 구심력이 될 테지요. 미술관으로서는 이 기억을 공유한 체험자들이 장기적으로 미술관 운영의 원심력이 될 것이라 봅니다.

Q. 개관 20주년 앞둔 부산시립미술관의 비전?
A. 2018년은 부산시립미술관 개관 20주년이고, 동시에 부산비엔날레 전용관으로 사용해온 미술관입장에서 볼 때 부산비엔날레 20주년이기도 합니다. 부산시립미술관 개관 이후, 20년 동안의 전시와 컬렉션, 교육활동 등에 대한 회고와 반성을 기초로 한 기획전시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시립미술관으로서 부산시민들의 아이덴티티를 미술안에서 재창출할필여가 있다고 할때, ‘장소’로서의 부산에 초점을 맞출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부산이 서울에 이어 국내 제2의 수도라는 위치에서 벗어나, 정보화와 글로벌자본주의를 배경으로 한 글로컬시대에 명실공히 도시의 정체성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할때, 현재 부산시는 시의 정책비전으로 “글로벌 해양 문화수도”를 표방하고 있고, 또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부산이라는 공간은, ‘개항도시’이고, 일제시대에는 일본및 외부로부터의 모든 사람과 선진문물이 유통되는 관문이었고 통과지였습니다. 게다가 광복후 6.26동란기에는 대한민국의 임시수도였습니다. 이후 부산은 ‘국제시장’이라는 명칭이 대변하듯 한국에서의 국제문물교류의 관문이었습니다. 지자체문화행사중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성공할 수 있던 배경에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이러한 장소적 특성도 작용했다고 판단합니다.

1. 일제시대의 부산미술사를 부산시 소재 대학 및 박물관과 연구기관, 개인이 기 축적해온 연구성과와 한국근현대미술사 연구자들의 협력 속에, ‘부산근대미술전’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 전시에는 우리 미술인들의 활동상에 초점이 맞추어지겠지만, 당연히 재 부산 일본인작가들의 활동과 작품도 포함됩니다. -이것은 ‘장소의 기억’을 온전히 부활시키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문화산업으로서의 미술관경영도 고려한 것입니다. 일본인 및 아시아관광객유치를 염두에 둔 것입니다. 단 자칫 식민시대의 재조명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하여, 탈식민지의 시각에서 재조명한다는 기본원리를 견지하고자 합니다.
2. 임시수도 시절의 부산미술사는 곧 한국현대미술사에서 해방공간의 미술사를 의미하는 것이며, 탈식민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한국현대미술사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근현대미술사에서 이 부분에 대한 본격적인 정리가 되어 있지 못하여, 1의 일제시대 부산미술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관련분야연구자와 부산미술관 학예실의 학제간 연구 속에 전시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3. 한국현대미술운동사에서 서울, 대구, 못지않게 부산현대미술제를 비롯한 집단적 미술운동이 전개되었고, 이후 군소그룹활동을 비롯하여, 화랑들의 역할, 2000년대에는 대안공간활동들로 변동해왔다는 점에서, 현대미술운동과 활동의 변천사를 다룬 테마전시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김영순(1952- ) 홍익대 사범대 미술교육과 학사 ,홍익대 대학원 서양화과 석사 ,일본 도쿄대 대학원 미술사학 수학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박사 수료, 한원미술관 관장(1990-92), 영은미술관 관장(1992-2001), 예술의 전당 미술전시 감독(2006), 문화정책개발원: 문화관광연구원 이사,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이사, 한국인물미술사학회 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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