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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청주시립미술관 신임 홍명섭 관장

김달진

청주시는 2016년 7월 개관한 청주시립미술관에 1, 2대 행정직 관장을 거쳐 첫 개방형 관장으로 홍명섭 전 한성대 미술 교수를 임용했다. 교육자로서뿐만 아니라 개인전, 베네치아비엔날레를 비롯한 국내외 단체기획전에 100여 차례 출품해온 청주시립미술관 신임 홍명섭 관장을 만났다.



신임 홍명섭 관장

Q. 미술대 교수로서의 회고와 신임 관장으로서의 소감은?
A. 학교에 있으면서 항상 마음에 걸리던 것이 있었습니다. 자기 학생들만을 매일 접하다 보면 서로 느슨해져 날 선 긴장감이 사라집니다. 예술수업이란 서로 불편하면서도 늘 새로운 관계를 기꺼이 누려야 하는 판인데, 그럴 제도나 시스템을 적극 개척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전공이 같은 타 학교의 실기학습, 비평 공개 강좌 같은 타교생과의 연계 강의·수업이 부족한 점이 항상 아쉽습니다. 미술대학교육이 폐쇄적일 수 밖에 없도록 돌아가는 현실이기에 가능한 외부인사 초청 비평으로도 대체 해보았지만 너무나 미진한 접촉이었습니다. 퇴직하면서 책을 한 권 썼는데 미진했던 강의와 제가 실기교육현장에서 지니고 있던 일종의 예술관과 방법론을 공개하는 기분으로 쓴 일종의 백서인 셈입니다. 이 책을 가지고 인연이 닿는 대로 전국으로 로드-강의를 10여 차례 펼쳐 봤습니다. 곳곳의 사람들을 만나보니 서로 다른 생각들의 격차도 확인했지만 뒤늦은 내통도 일어났고 불통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주류에서 놀기보다는, 보다 큰 미술관과 대도시에서 소홀히 하거나 놓쳐버리는 것들, 또는 시장논리의 위력이 비평의 가치 기준을 대신하는 이 시대, 내가 할 것은 시대착오적 역행이라고 보았습니다. 그것은 보다 학구적 퇴행을 저지르고 감수하며 저항할 잠재적 동지인 작가들을 만나고 발굴하는 일일 것입니다. 지역의 규모로나 예산으로나 보다 작은 몸짓으로 저항을 불사하는 다윗이 되어야 할 판입니다.

Q. 청주시립미술관의 정체성과 본관과 3개분관 운영에 대한 구상은?
A. 단선적 정체성은 갖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어느 지역의 미술관이 하나의 정체성에 묶이는 모습이 바람직할까요? 그냥 살아 꿈틀대는 몸부림은 고정된 자기 정체성을 허물어내고 싶을 것입니다. 매 순간순간 탈바꿈의 모습들이 정체의 순간들이지 않을까 합니다. 한 지역의 정체성이라는 관점의 범주에 묶이지 않으려는 일탈의 노력만이 살길로 봅니다. 
우리 지역의 미술관은 규모가 작지만 분관이 3개나 됩니다. 그 중 하나는 이미 11년을 이끌어 온 창작스튜디오로 레지던시와 릴레이 전시 프로그램을 이미 훌륭하게 운영했습니다. 저는 이 프로그램을 대단한 성과로 봅니다. 어느 큰 국공립 미술관에서는 볼 수 없는, 학예사 한 사람의 집중력과 몸 던지는 정성이 이루어낸 결과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소수이지만 이런 학예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데서 큰 미술관과의 차별화가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Q. 청주미술, 충북미술을 어떻게 보는가?
A. “이것이 충북, 청주미술이다”라고 라벨을 붙이거나 범주화하는 보수적 기준을 만들어내는 단순한 사고가 가장 못 견딜 일입니다. 그보다는, 이 지역에서 어떤 미술 행태들의 통용·수용과 창출이 가능한지가 문제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준비 중인 전시는 어떤 것이 있는지?
A. 청주시와 자매 도시인 중국의 우한시와 교류전이 예정되어있고, 오는 3월의 여성작가들, 후반기의 젊은 작가들의 기획전이 기대가 됩니다.

Q. 임기 동안 꼭 이루고자 하는 것은?
A. 과연 이 지역에서 일어나고, 일어날 수 있는 미술 양태들의 가능성과 폭은 어떨 것인가를 보고 싶고, 보여주고 싶습니다.


- 홍명섭(1948- ) 서울대 조소과 및 동 대학원 석사 졸업. 『전환기의 현대미술』(솔출판사, 1991), 『미술과 비평사이』(솔출판사, 1995), 『현대철학의 예술적 사용』(아트북스, 2017) 등 지음. 한성대 교수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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