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131)강원국제비엔날레 홍경한 예술총감독

김달진

홍경한 예술총감독 ⓒ김달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평창비엔날레가 2013년을 시작으로 2015년과 2017년에 진행된 바 있다. 올해는 명칭을 ‘강원국제비엔날레’로 새롭게 변경하여 강릉 녹색도시체험센터에서 열렸다(2.3-3.18). 명확한 주제의식과 기획력은 국내외 여론의 호평을 이끌었다. 홍경한 예술총감독을 만났다. 

Q. 비엔날레 주제인 ‘악의 사전’은 올림픽 정신인 ‘평화’와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 주제를 선택한 이유는?
A. 평창동계올림픽, 즉 올림픽 정신이 ‘주제’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예를 들어 올림픽 정신이라고 하면 대개 상생, 화합, 평등, 평화를 말합니다. 승리보다 참여-성공보다 노력, 인간 가치 회복도 올림픽 정신을 말할 때 빼놓지 않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다릅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불평등했고 비평화적이었습니다.
애초 전쟁을 피하고자 만들어진 올림픽이지만 지금도 전쟁과 살육이 난무합니다. 환경문제를 비롯해 기아, 난민 등 인류 공통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일들이 인간에 의해 쉼 없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올림픽이 하나의 유토피아라면 그 반대 선상에 놓인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리게 되는 현실을 극복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올림픽 정신이 실현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것이 주제 선택의 이유입니다.

Q. 평창비엔날레 시절 전시공간이 항상 문제였는데, 이번 B홀의 신축과정과 향후 활용방안은?
A. 전시공간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습니다. 감독으로서 가장 큰 어려움도 하드웨어가 턱없이 부족한, 아니 아예 없는 강원도의 현실이었습니다. 전시장이 없다는 건 콘텐츠를 펼칠 무대가 없다는 것이기에 진행에 큰 걸림돌이 됐습니다. 없으니 짓는 게 최선이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B홀입니다. 이곳은 의도된 공간으로, 세상의 혼란을 투사하기 위해 거칠게 설계했습니다. 작품도 B홀 환경에 맞추려 고심했습니다. 예산은 약 7억 원이 소요됐습니다. 안타깝게도 B홀은 전시종료 후 철거됩니다. 남기고 싶었으나 지자체와의 협의에 실패했습니다.

Q. 전시를 함께 진행한 3명의 큐레이터의 역할과 업무분담은?
A. 먼저 조숙현 큐레이터는 국내 작가들을 도맡았습니다. 유리 큐레이터는 중동, 아프리카 등의 제3국과 아랍국가들을 커버했습니다. 이훈석 큐레이터는 미주권 및 유라시아, 동남아와 서남아 영역을 관장했습니다. 이들은 작품 운송에서부터 설치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업무에 투입됐습니다. 만약 큐레이터들을 비롯해 사무국 직원들이 없었다면 전문가들과 국내외 언론의 호평은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총감독에겐 모두 소중한 인적 자산이었고, 그들은 기대만큼 제 역할을 다했습니다.

Q. 이번 비엔날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 5점을 선정한다면? 
A. 놓칠 만한 작품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굳이 꼽자면 다국적 그룹 ‘돈 팔로우 더 윈드’와 싱가포르의 ‘한 사이 포’, 아일랜드의 ‘일레인 훼이’, 영국의 ‘포렌식 아키텍쳐’,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호주 작가 ‘하딤 알리’, 시리아의 ‘압둘라 알 오마리’, 일본의 ‘침↑폼’, 레바논의 ‘아크람 자타리’, 스위스의 ‘토마스 허쉬혼’ 작가 등을 거론할 수 있습니다. 

Q. 이번 비엔날레에 대해 보람과 어려웠던 점은?
A. 작가들로부터 많은 부분을 새롭게 배울 수 있었다는 게 나름의 보람입니다. 예를 들면 싱가포르 작가 ‘한 사이 포’는 참여작가 중 최고령(76세)임에도 매우 뚜렷한 예술관을 지니고 있었고 자신의 작품을 위해 헌신하는 진정한 프로였습니다. 그 외 여러 외국 작가들의 밝고 긍정적인 태도에서 얻은 게 많았습니다. 어려웠던 점은 역시 전시공간이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예산 부족도 심리적 위축을 심어줬습니다. 

Q. 강원국제비엔날레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지?
A. 안타깝게도 강원국제비엔날레의 미래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제 역할은 강원 문화유산으로써 길이남을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었고, 다행히 성공적이었습니다. 이후의 몫은 강원도의 것입니다. 합당한 결과가 나오길 기대합니다.


- 홍경한(1970- ) 국립현대미술관 자문위원,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 월간 『미술세계』, 『퍼블릭아트』, 『아티클』 편집장 등 역임. 현 미술평론가 겸 칼럼니스트.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