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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청출어람의 한국미술』펴낸 안휘준 소장

김달진


『청출어람의 한국미술』이 출간된 지 한 달, 필자인 안휘준 한국회화사연구소장을 서울 종로구 부암동 한국회화사연구소에서 만났다. 책 반응에 대한 질문에 “30권, 50권, 100권의 단체 주문이 늘어나고 단체나 기관에서 교양으로 나누어 읽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에 사용한‘청출어람’은 『순자』 ‘권학편’에 나오는 말로 ‘청색은 쪽빛에서 나왔으나 쪽빛보다 더 푸르다(靑出於藍靑於藍)’는 뜻으로 흔히 스승보다 나은 제자를 일컬을 때 쓰지만 안 소장은 한국미술이 중국미술의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하더라도 적잖은 분야에서 한 차원 더 높은 경지까지 발전했다는 뜻에서 이 말을 사용한다고 했다.


책의 구성은 고구려의 무용총 수렵도부터 백제의 산수문전, 신라의 금동미륵반가사유상, 고려의 회화와 청자, 조선의 산수화와 목칠공예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 분야별로 대표적인 작품 60여점을 엄선해 이를 일별하는 것만으로도 한국미술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한국미술사의 독자성을 확립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 학계의 원로가 어려운 전문용어나 한자를 사용하지 않고, 구어체로 읽기 쉽게 일반인들을 위해 쓴 점이 눈에 띈다. 우수한 우리 미술작품을 중국이나 일본의 유수한 작품과 비교하면서 설명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 안 소장은 “도자나 불상에 전문가들이 있지만 내 나름대로 엄격한 기준을 세워 한국미술의 정수를 고르게 담은 책이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신라 첨성대나 김정희의 세한도 등이 누락된 이유도 따로 있다”라고 직접 설명을 추가해 주었다. 이 책은 우리 미술문화를 공평하게 보고 재인식시키며 문화민족으로서의 긍지를 확고히 높여주고 있다. 아울러 “우리의 이분법적 사고는 현대는 고대를 모르고, 서양미술은 한국미술을 모르는 게 너무 뿌리 깊게 자리 잡았는데 동서고금을 소중하게 여기고 올바른 이해가 절실히 요구된다”며 “현대미술에서 세계적인 작가가 안 나오는 이유로 독서 부족, 치열하게 창작에 대한 생각이 부족하고 외형적인 측면만 추종하여 손에 의존하는 경향이 팽배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에 개소한 한국회화사연구소의 목표는 *한국회화사 연구의 심층화·다양화·국제화, *한국회화사 도서 및 자료의 수집·전산화, *국내외의 한국회화사 연구자들에게 기여를 내걸었다. 연구소가 재단으로 인가 후에는 *한국회화사 자료집의 간행, *학술토론회개최 등으로 확장 예정이다. 안 소장은 이제는 강의도 중단했으며 강연이나 저술에 매진하겠다고 밝혔고, 이미 출간할 12권의 책 제목을 가지고 있었다. 대표적인 미술사학자의 저술의 힘으로 한국미술이 더욱 깊어지고 풍부해 질것을 기대한다.



안휘준(1940- ) 서울대 고고인류학 학사, 하버드대 미술사학 석사 ,하버드대 철학 박사, 프린스턴대 대학원 고고미술사학과.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명지대 석좌교수,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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