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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백남준아트센터 김성은 관장

김달진

김성은 관장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에 2019년 9월 임용된 김성은 관장은 백남준아트센터 선임큐레이터와 삼성미술관리움 책임연구원을 거치며 국제 전시 및 학술프로그램을 기획해왔다. 임기의 1/4를 지나며 앞으로의 활동이 더 기대되는 김성은 관장을 만났다.

Q. 약 5년 만에 근무했던 기관의 기관장이 되어 돌아오게 된 소회는?
A. 미술관에 대해 공부를 하고 한국에 돌아와 일한 첫 미술관이 백남준아트센터이다. 백남준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접하게 된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관행을 타파해 나가는 미술관 실천에 대해 많이 배웠던 곳이다. 다시 돌아오게 되어 감개무량하고 그만큼 어깨도 무겁다. 실무를 하는 기획자와 조직을 총괄하는 관장의 자리가 결코 같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12년 역사를 가진 기관의 비전을 설정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종합적인 시야와 실무 현장에서 전시, 학술,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체득한 분석적인 역량을 명민하게 발휘하여 기관 정체성에 걸맞은 유연하고 실험적인 디렉터십의 전형을 세우고 싶다. 

Q. 삼성미술관리움 시절에도 꾸준히 백남준을 연구할 수 있었던 동력이라면?
A. 연구자로서 백남준에 일단 발을 들이면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다. 백남준의 예술과 사상에는 계속 새롭게 발견되는 학문적인 자극이 가득하고 그 분야 또한 다양한 영역을 가로지르기 때문이다. 기술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삶을 성찰하여 행동하게 하는 매개이자 촉매로서 미디어 아트를 바라본다면 백남준은 공부 거리의 보고이다. 인류학, 미술사학, 문화이론이 결합한 미술관학을 학제적으로 연구했던 입장에서 이러한 백남준과 미디어 아트 연구는 미술관 프로그램의 형식과 내용을 발명해 내는 연구로도 이어진다. 리움에서 기획한 퍼블릭 프로그램 <인터미디어 극장>은 지향과 주제에 있어서 백남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Q. 교육프로그램 운영에서 개별 수강생의 관련 지식 수준은 큰 차이가 있다. 운영 과정의 포인트가 있다면?
A. 미술관의 교육 프로그램이 학교에서 통용되는 강의 같은 형식을 자주 차용하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배움은 학교의 학습 과정과는 다르다. 미술 제도의 공인된 ‘지식’을 얻는 배움은 미술관 교육이 추구하는 목표의 극히 일부다. 주 대상층을 염두에 두고 그들의 이상적 경험을 상정하지만, 그 경험으로부터의 배움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점, 이것이 실패나 배제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중요하게 여긴다. 백남준아트센터의 교육 프로그램은 많은 모객을 목표로 하기보다 참여자들이 스스로 필요한 질문을 구체화해 나갈 수 있는 최선의 개념적, 신체적 틀을 기획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Q. 영국 테이트모던에서 열렸던 백남준(2019.10.17-2020.2.9)전시가 국내외 크게 보도되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A. 백남준을 미술사적으로 재조명하려는 해외 유수 미술관들이 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백남준아트센터는 백남준 연구와 전시를 상시로 수행하고 있는 기관으로서 전 세계 미술관, 기획자, 연구자들에게 언제나 열려 있고 기꺼이 함께하고자 한다. 개방성은 백남준아트센터의 태생적 성격이다. 백남준 상설전, 심포지엄, 소장품과 비디오 아카이브에 대한 연구 및 출판 활동 등을 통해 축적해 온 성과가 있는 만큼, 작품만이 아니라 연구와 자료로도 세계 각지의 백남준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유럽과 아시아 여러 지역의 기관들과 크고 작은 국제적 협업이 계획되어 있다. 

Q. 한국미술계는 저작권을 승계한 법정대리인과 원만하지 못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A. 백남준아트센터는 저작권자인 백남준스튜디오를 존중하며 백남준 작가를 위해 백남준스튜디오가 기울이는 노력에 감사와 지지를 보낸다. 백남준스튜디오 또한 백남준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미술관 본연의 사명을 백남준아트센터가 성심을 다해 충실히 수행해 왔음을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백남준을 향한 같은 마음으로 각자의 역할에 진정으로 임한다면 서로 원만하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백남준스튜디오와 교류하며 백남준 작품의 보존, 복원에 관한 장기적 방향을 잡아 나가기 위해 긴밀하게 논의하려 한다.


- 김성은(1972- ) 연세대 문헌정보학과, 영국 옥스포드대 사회문화인류학과 박사 졸업. 백남준아트센터 선임연구원(2011-14), 삼성미술관리움 책임연구원(2014-19)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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