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175)회화의 밖에서 회화의 안을 들여다보는 작가, 이건용

김달진

2022 베네치아비엔날레 기간 팔라초카보토에서 전시(4.20-7.3)를 앞둔 이건용 작가와는 1979년 동덕미술관 퍼포먼스 현장에서 만난 이후 교류해 온 인연이 있다. 1975년부터‘그린다’는 행위를 혁신적으로 전복하며 화면을 보지 않고 신체의 제약을 통해 그어진 선으로 구성된 회화를 발표한 그는 이번 전시에서 <Bodyscape>시리즈의 최신작을 선보인다. 어린 시절 어머니께 ‘지고 오너라’는 응원을 들으며 성장한 작가는 수 없는 전복을 거듭한 끝에 승리를 정의할 수 없는 예술에서도 한국제도미술계의 주류에 섰다.



이건용, Photo by 이영민, 갤러리현대 제공



Q. NFT와 메타버스를 이용한 신작발표가 있다고 들었다. 언제 만나 볼 수 있을까?
A. 빠르면 오는 6월, 나의 <Bodyscape> 연작이 디지털 세계로 확장된 NFT 작업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늘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매체가 무엇일까 고민했고, 이를 적극 작업에 접목해 왔다. 미술의 밖에서 미술의 안을 보는 나만의 접근이 중요했으니까. NFT도 마찬가지다. NFT는 예술가의 수많은 창작물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매개체로써 무궁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기대가 크다.


Q. 높아지고 있는 평가와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소감은?
A. 올해도 전시가 이어진다. 3월 초 페이스 홍콩에서 열린 개인전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4월 20일부터 7월 3일까지, 갤러리현대의 기획 하에 베네치아 팔라초카보토에서 개인전‘Bodyscpae’가 열린다. 베네치아비엔날레를 찾은 전 세계 관객들에게 나의 신작 회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9월,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대형 작품을 중심으로 한 또 다른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나를 서포트 하며 함께 일하는 갤러리들이 오랜 기간 정성껏 준비한 전시와 프로젝트, 세계적 아트페어, 최근 페이스 전속 소식 등으로 미술계 안팎으로 내 작품과 활동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졌다. 작품 제작에 바쁜 시간을 보내지만, 무척 기쁘다.


Q. 자신에게 있어 ‘미술’이란?
A. 미술은 타 분야와 협업하고, 매체적 특징을 공유할 수 있다. 그를 통해 장르적 확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내게 미술이란, 인간의 신체성과 자연의 생태성이 결합했을 때, 그간 우리가 생각지 못한 의외성이 개입될 수 있는 예술이다.


Q. 최근 주목하고 있는 변화가 있다면?
A. 변화는 소통에서 출발한다. 내게는 작가의 고립된 고유성보다, 작가가 어떤 보편적 대중성을 새롭게 발견해가는 일이 중요하다. 더 풍부해진 몸짓과 액션, 화면에서 색채의 예상치 못한 다채로운 만남, 작은 것에서 큰 것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스케일의 변주 등을 끊임없이 시도하며 내가 대중적으로 간과했던 미지의 영역을 발견하고 있다.


Q. 작가로서 지난 활동 중 아쉬움과 보람은?
A. 국내외로 나의 작품이 더 알려지길 바란다.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한 이건용이라는 콘텐츠를 더 적극 홍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요즘은 작년 고양에 마련한 제법 규모가 있는 작업실도 작은 것처럼 느껴져 못내 아쉽다. 내 비전과 작가적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려면 최소 1,000㎡(300평) 정도의 공간이 있어야겠다. 그런 스케일이어야 더 의욕적으로 작업함은 물론, 큰 규모의 입체와 회화 작업도 할 수 있을 테니. 현재는 회화 작업이 널리 소개되고 사랑받지만, 언젠가 입체 작품도 대대적 재조명을 받을 것이다.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입체, 퍼포먼스, 회화, 개념미술, 설치 등 장르에 구애 없는 실험을 펼쳐온 내 작품 세계의 전모를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작품 전시 이외에 소규모나 대규모의 아카이브 전시가 개최되길 희망한다. 또한, 관객을 압도하는 대형 입체와 회화 작품 전시도 상상 중이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사람들에게 말한다. “나는 이제, 겨우 여덟 살”이라고. 여전히 밤을 지새울 만큼 뜨거운 나의 창작 열정을 멈추고 싶지 않다. 이 에너지를 확장해가며 더 깊고, 더 넓은 스케일의 작업을 전개해나가고 싶다.



- 이건용(1942- ) 황해도 사리원 출생, 홍익대 미술대학 졸업. 제8회 파리비엔날레(1973), 제15회 상파울루비엔날레(1979) 등 국제전 참여. 리스본국제드로잉전 대상(1979), 이인성미술상(2007) 수상. 테이트, 라초프스키컬렉션, LACMA 등 소장.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