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SeMA)은 학예연구부 산하 ‘미술아카이브과’를 신설하여 보다 전문적이고 분업화된 미술아카이브 활동을 시작하였다. 지난 4월 공식적으로 개관한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운영과 관련하여 정유진 미술아카이브과장과 서면인터뷰를 진행하였다.

A.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SeMA AA)는 크게 창작자 아카이브와 매개자 아카이브를 양대 축으로 예술자료 수집을 진행하고 있다. 창작자 아카이브로는 김용익, 강홍구, 김정헌, 임동식, 김차섭, 정정엽 컬렉션이, 매개자 아카이브로는 최민, 유준상, 이영욱 컬렉션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90년대 미술현장을 대표하는 대안공간 컬렉션을 주제자료 컬렉션으로 수집하여 서비스를 위한 정리 작업이 진행중에 있다.

A. 소장 아카이브 컬렉션은 기본적으로 수집, 정리, 디지털화의 과정을 거쳐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디지털미술아카이브’를 통해 공개하며, 예약신청을 받아 연구자 공간인 리서치랩에서 원본자료를 열람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소장 컬렉션 자료에 대한 심화연구를 전시로 선보이는 ‘소장자료 기획전’과 ‘아카이브 하이라이트’전, 아카이브 혹은 아카이빙을 주제로 한 ‘주제기획전’ 등의 전시트랙을 통해 소장 컬렉션을 다양한 방식으로 외부에 선보일 계획이다.

A.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아카이브 전문 분관이다. 조직상으로는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학예연구부 소속의 과(科)로서 5급 기관이다. 학예연구관 1명, 학예연구사 5명, 기록연구사 1명, 그 외 행정직, 전산직 등의 인력이 기관 운영에 함께 하고 있다.

A.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예술자료 및 기관자료를 수집, 보존, 관리하는 기본 기능을 수행하는 외에,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전시, 교육·공공프로그램을 직접 기획, 운영하여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인도 언제든 아카이브를 가까이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개관전으로 진행중인 소장자료 기획전 ‘명랑 학문, 유쾌한 지식, 즐거운 앎’전은 소장 최민 컬렉션을, ‘아카이브 하이라이트: 김용익, 김차섭, 임동식’전은 SeMA AA의 대표적인 창작자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이다. 또한 ‘오픈! 아트아카이브’, ‘인사이드 박스’ 등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다양한 연령층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참여자를 대상으로 아카이브 혹은 아카이빙 활동을 기반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내부의 학예사와 외부의 전문연구자 및 연구단체, 학교와 연계·협업 형태로 연구프로그램도 진행된다.

A. 지난 4월 4일 개관하여 아직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을 운영한 터라 어려움과 보람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개관식에 참석하신 미술계 전문가 등 많은 분과 언론에서 다룬 내용을 통해서 미술계 내외부에서 우리 기관에 대해 참으로 큰 관심과 기대를 가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새로운 형태의 미술 기관의 탄생과 새로운 방식의 미술 혹은 예술 경험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카이브를 수집하여 활용하기까지는 상당한 공력과 기간이 소요된다. 또한 미술사, 미술이론 및 미술현장 혹은 미술 주변 등 안팎의 여러 정보자원을 아우르는 일이기에 전문적임과 동시에 대단히 노동집약적인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 분야의 전문학과나 전문인력은 부족한 상태이고, 미술관 채용 수요는 이 인력 또한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듯하다. 아카이브 기관 혹은 업무에 있어 전문인력의 부족은 기관 운영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이자 걸림돌이라 생각된다.

- 정유진(1972- ) 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 학사 및 동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 졸업.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2005-2020), 학예연구관(2020- )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