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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제1회 김복진미술상 수상기념전을 마친 김영원 조각가

김달진




“전통과 현대의 조화, 비평과 교육 등 미술계에 기여한 공로 그리고 무엇보다 삶과 작품의 일치”라는 심사단의 결정에 따라 김영원 조각가는 청주시가 제정한 제1회 김복진미술상을 수상하였다. 청주시립미술관은 이를 기념하여 전시를 개최하였다. 1월 말까지 진행되었던 전시에서 그를 만났다.


Q. 김복진미술상 수상 소감은?
A. 김복진 선생님은 한국 땅에 근대 조각의 씨앗을 뿌린 선각자이다. 내 작품 중 ‘중력·무중력’ 시리즈는 인간 실존의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그분의 정신에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분의 이름을 딴 상을 받게 되어 대단히 기쁘고 영광스럽다.

Q.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이고 싶었던 것은?
A. 내 작품 세계를 한번 처음부터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가능한 시기별로 보여줄 수 있는 대표작을 선정해서 선보였다. 특별히 전시 제목에서 언급된 ‘실존’과 ‘명상’과 깊이 관련된 ‘중력·무중력’과 ‘그림자의 그림자’ 시리즈를 중심적으로 설치했다.

Q. 작품 세계의 배경이 되는 기억들이 있다면?
A. 유년기의 기억 중 가장 큰 부분은 한학자이던 할아버지의 밥상머리 교육이다. “사내라면 입을 무겁게 해라. 말과 얼굴을 멋있게 보이려고 꾸미지 마라.”라고 자주 내게 교훈하셨다. 이에 따라 어딘가에 가서 말 한마디 하는 것도 조심하게 되었고 자연스레 말수가 적은 삶을 살아왔던 것 같다.

Q. 인간 신체에 천착하게 된 계기는?
A. 내가 작품 활동을 시작하던 시기는 우리 사회가 문명적 전환기에 나타나는 가치관 혼란과 사회적 갈등 구조가 날로 증폭되고 물신 숭배의 풍조가 만연한 때였다. “기능적 사회에서는 정신성보다 신체성이 우선한다”라는 가설을 세우고 현실에 바탕을 둔 인체 사실주의 조각을 시작했었다. 특히 중력·무중력 시리즈는 현상학적 환원의 방법을 차용해서 신체의 순수 이미지 본질을 얻고 싶었다. 인체 조각의 이미지를 지향성에 따라 판단 정지하여 노에시스 작용에 따른 노에마는 박제화된 신체였었고 지향성의 끝은 파편화된 사물 위에 떠 있는 허무였었다.

Q. 작품에 담긴 ‘명상’의 의미는?
A. 명상 개념을 중시하기까지 나는 크게 두 가지의 경험을 했다. 하나는 작품을 깨뜨리며 함께 망가졌던 내 몸이 명상 과정 중 치유된 것이다. 다른 하나는 1994년 제22회 상파울루비엔날레에서 선보인 기(氣) 조각과 퍼포먼스가 크게 주목받은 것이다. 나는 당시 비엔날레에서 단 한 명만 선정하는 ‘인터뷰 작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동양사상이 깊게 깔린 이 작품은 오히려 한국에서는 이해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보편적 형상의 필요성을 느꼈고, 그림자의 그림자 시리즈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그림자의 그림자 시리즈는 중력·무중력 시리즈의 사물화된 신체 이미지를 가져와서 명상으로 인도하는 화두 같은 작품으로 끝없는 호기심을 유발하며 작품의 의미가 차연을 거듭해서 미완성의 생명력을 담보하는 작업이다.

Q. 앞으로의 계획?
A. 지난 12월에 김복진 선생의 묘소를 다녀왔다. 깎아진 듯한 절벽 위에 쓸쓸히 놓인 묘소를 보니 눈물이 났다. 상금 전액을 김복진미술상 운영을 돕기 위해 한국조각가협회에 기부했다. 김복진미술상이 날로 그 명성이 커질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현재 가칭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 설립을 준비 중이다. 그곳은 내 조상들의 고향이기도 하고, 내가 중고등학교를 나온 곳이기도 하다. 김해시가 현대문화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 김영원(1947- ) 홍익대 조소과, 동 대학원 졸업. 미술회관, 성곡미술관 등 개인전. 2002 김세중조각상, 2008 문신미술상. 광화문 세종대왕상 등 공공미술품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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