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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미술평문집 『부산미술의 면모』 펴낸 미술평론가 옥영식

김달진

내가 만난 미술인(57)

최근 10년간 부산지역에서 전개된 미술과 그 동향에 대해 그동안 여러 지면에서 발표한 글을 엮어 미술평문집을 낸 미술평론가 옥영식(68세)씨를 작년 12월9일 부산시립미술관 강의차 내려가 만났다. 이 책은 비록 부산미술의 전반적인 상황을 다루지는 못 할지라도 바다미술제의 정체성, 부산비엔날레나 부산시립미술관의 전시 형태 등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통해 부산미술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였다. 옥씨는 이시우(1916-1995), 김강석(1932-1975)을 뒤이어 부산 미술평론가 핵심으로 활동해왔다.

Q. 부산의 대표적인 대안공간으로 중요한 활동을 해왔던 대안공간반디가 폐관을 했습니다. 현재 부산의 미술 인프라와 문화예술지원 정책은 어떤지요?
A. 부산이 처한 인프라(물적, 인적, 제도적인 면)가 턱없이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젊은 작가지망생들이 마음 편히 활동할 수 있는 ‘대안공간’의 확보가 절실한 실정입니다. ‘반디’를 이을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하지요. 지속적인 공간 유지를 위한 예술지원금(임대금)도 고려해야 될 시점입니다. 부산문화재단이 출범하면서 일부 프로젝트에 지원하지만, 더 구체적으로 세분화된 실질적인 문화예술지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Q. 부산시립미술관이 1998년에 개관해 14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공적과 방향성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미술관 건물만 달랑 지어진 상태로 출범했는데, 그사이 많은 자체 기획전을 통해 전시문화를 격상시키고, 미술관을 이용한 부산비엔날레 개최, 해외교류전, 지역미술의 발굴과 조명, 소장작품과 기증작품의 확보, 어린이를 위한 미술교실 개설, 부산미술정보센터 자료확보 등 부산미술의 중심공간으로 역할을 했습니다. 이젠 본격적인 미술관이 되도록 성격, 시스템(인적 구성), 운영 등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추구하여 내공이 길러진 전시회를 기획해야 될 것으로 봅니다.

Q. 부산시는 부산비엔날레 전시 등을 위해 부산 사하구 하단동 을숙도문화회관 옆에 총 사업비 410억 원을 들여 연면적 1만 5천620㎡(지하 1층 지상 4층 예상) 규모의 제2시립미술관을 2015년 개관 예정인데 한편에서는 졸속 건립되어서는 안된다고 우려하고 있는데 어떤 이유인지요?
A. 미술관에 관한 미술계의 바람이나 제안 등 구체적인 논의의 자리와 기회도 없이, 부산도시공사에 의해 공사입찰공고를 낸 상태로 진행(2월 설계적격자 선정, 6월 설계완료, 7월 공사시작)되고 있다. 그냥 보고 있으라는 식의 일방적인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을 우려하고 있다.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어디에 쓸려고 미술관을 짓는지, 시당국이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심스럽다.

Q. 부산비엔날레가 예산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아왔는데 어떤 역할을 해주었는지요? 작년에는 비엔날레에서 다시 바다미술제를 분리해 개최했던데요?
A. 국제적인 미술행사를 개최함에 따라 부산이 지닌 잠재적 가능성(부산미술의 세계화 기획)을 발견하고 눈 뜬 점도 있지만, 여러모로 부실한 점(시스템, 노하우, 마인드, 재원)이 노출되었다. 사단법인의 사업적 차원으로 행사가 흘러가면서 지역미술계와의 정서적 공유감 상실이 초래되었고, 편중된 예술지원금의 투입에 따른 지역미술계의 궁핍현상이 상대적으로 커 보이며 열패감을 느끼는 형편이다. 수입금 창출(관람료)이 어려운 야외의 바다미술제는 처음부터 애물단지였으나 부산의 정체성을 지닌 것으로 높이 평가되어 유지되어 왔다. 그런 가운데 정체성을 뒤흔든 기획안과 감독선정으로 변질(2005)되었고, 현대미술전의 부수적인 행사정도로 본 감독의 이해부족으로 본질성이 크게 훼손(2010)되기에 이른 지점에서, 다시 그간 형성한 문화적 맥락을 찾고 본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기 위한 과정으로 분리 개최를 한 것으로 보인다.
<Q. 부산미술의 특성은 무엇인지요? 주목하고 있는 작가들과 추천사유를 짧게 언급해주세요.
A. 남부지방의 항구도시로서 지닌 해양적인 개방성, 역동성, 혼재성 등을 미술의 부면에서도 나타남을 볼 수 있다. 전통적인 권위의 문화유산이 많지 않은 탓에 새로운 기류를 형성할 수 있는 순수성과 실험성의 체질을 갖고 있다. 인문적 사유의 깊이가 아쉽다고나 할까.
박자현을 추천한다. 그의 인물그리기는 기존의 재현방식을 빌린 듯하지만, 그 표현방법에서 ‘점’으로 형상을 이루는 가운데 배경이 공백으로 사상되고 발현하고 있으므로 차별화 된다. 그리고 그의 형상이루기는 각고의 노동과 인내와 시간의 산물이며, 느림의 미덕을 견지한다. 일상인의 적나라한 모습을 그린 흑백의 형상도 이즈음에 난무하는 감각적 색채의 범람과 도식성에 거리를 두고 있다.

Q. 앞으로 선생님의 계획은?
A. 여명기의 부산미술(1930-40년대의 상황에 대해, 그리고 그 이후 부산미술의 토대를 만들고 초석을 놓은 인물들에 관해 연구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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