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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신임 4대 제주도립미술관, 김현숙 관장

김달진

내가 만난 미술인(66) 

 

지난 8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개방형 직위로 전국 공모한 제주도립미술관장(지방전임계약직 개방형 4호)에 한국화가 김현숙(54세) 씨가 임명받았다. 계약기간은 2년이며 근무실적에 따라 5년 범위내에서 연장이 가능하다. 제주도립미술관은 2009년 6월에 개관하였고 초대와 2대는 공무원이 관장을 지냈으며 3대는 한국화가 부현일 씨가 임기를 마쳤다.

 





Q. 미술관의 직제와 1년 예산은 어떻게 구성이 되었으며 제주 현대미술관과의 관계는?
A. 제주도립미술관의 직제는 관장, 현대미술관장, 운영팀장, 학예팀으로 구성되었으며, 운영팀장이 학예팀과 행정업무에 관한 사항을 관리한다. 앞으로 미술관에 학예팀장이 제도적으로 충원돼야 할 것이다. 제주현대미술관은 원래 제주특별자치도로 행정 개편되기 이전에 설립된 미술관이지만 도립미술관 분관으로 돼 있다.
또 제주도립미술관은 BTL(민간투자사업)방식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예산의 많은 부분이 임대료로 지출된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소장품 구입이라든지 기획전시를 위한 예산이 부족한 형편이지만 미술관 예산의 증액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Q. 제주도는 박물관, 미술관의 왕국이라고 할 만큼 박물관과 미술관이 많은데요, 이러한 문화환경 속에서 제주도립미술관의 운영 방침과 차별화 전략은?
A. 제주도에 박물관, 미술관이 공식적으로 등록되어 있는 곳만도 60여 곳이 될 것이다. 공립미술관으로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기당미술관, 이중섭미술관, 소암기념관이 있고 사립미술관으로 김영갑갤러리, 돌하르방공원, 제주유리의 성, 자연사랑미술관 등이 있다. 국공립박물관 및 사립 박물관도 많다. 요사이 유사한 형태의 박물관이나 미술관들이 우후죽순 개관하면서 유례없는 박물관의 부흥기를 맞고 있다. 물론 다양한 주제의 박물관이 관광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긍정적인 면도 있으나 제주 문화와 관련해서는 극복해야 할 점들도 많다.
제주도립미술관은 제주를 대표하는 미술관으로서 로컬리티(Locality) 확보를 위한 집중적인 기획, 주제와 형식에서 자유로운 소통, 삶에 필요한 미술 교육의 대중화를 지향할 것이다. 제주도민과 관광객에게 제주고유의 소재인 신화, 언어, 민속 등 인문학적인 주제를 토대로 제주다운 전시를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섬이라는 특수한 지리적인 여건을 살려 아시아·환태평양 및 여타 섬나라와의 문화적 교류와 소통을 모색하여 제주의 해양문화적인 특성을 살려 나갈 것이다. 특히 제주는 몽골, 오키나와, 대만, 일본 열도, 블라디보스톡과는 역사적으로 관계가 깊다는 점을 적극 활용할 것이다.

 

Q. 미술가에서 미술관 운영이라는 책임을 맡았는데 이론이나 비평분야 출신의 여타기관의 관장들과 달리 김현숙 관장님만의 비전을 갖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A. 평생 그림만 그리고 살았지만 경험적으로 미술시장, 제도, 대중성에 대한 문제점과 현재 수위를 잘 알고 있다. 미술행정이나 경영은 관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에 학예팀과 운영팀의 조화를 꾀하는 협력적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미술관의 운영방식은 분명 대도시나 지역마다 특수성이 있어서 제주에 맞는 운영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관광이 매우 중시되는 제주는 한국의 다른 미술관의 경영방식과는 다를 것이며, 관광지로서 필요한 주제, 전시방식, 서비스, 타 장르와의 연계성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제주도립미술관은 당연히 전시기획을 중심에 두면서도 복합 센터적인 기능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방문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는 전시, 생활에 필요하고 조화로운 미술교육, 창작을 고무하는 다변화된 기획으로 제주형 미술관으로 거듭날 것이다. 제주에 맞는 예술이론을 위해 비평가, 이론가와의 연대회의 제도를 구축하여, 창작, 매개, 감상이라는 예술의 3조건과 학제간 협력, 장소 특정적인 미술관, 제주에 맞는 운영방식이라는 예술 행정의 3조건을 결합시키는 것이 제주도립미술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Q.  핵심공약사항으로 말씀하신 ‘문화향유 장소’와 ‘랜드마크’가 되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과 마케팅은?

A. 축하 인사를 받으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미술관 위치를 묻는 것이었다. 몹시 충격적이었다. 모두가 알고 있는 곳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주의 대표미술관 위치를 설명하며 사설관광지 입구 혹은 사립미술관 옆이라고 하기엔 심기가 불편했다.

방문객들은 제주도립미술관이 아름답다고 한다. 그러나 풍토로서의 제주, 경제적인 입장에서의 관광지, 정체성으로서의 미술이라는 3가지가 부각되지 않았다. 제주를 부각시킬 수 있는 소프트 웨어가 있었지만 그것을 대중성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했고, 미술관의 프로그램 형식에도 차별화가 없었다. 문화 향유를 위해서는 단순히 전시 기획만으로는 안 되고 마음과 몸이 불편한 장소가 돼서도 안 된다. 인간이 공기를 들여 마시면서도 그것이 생존의 요소라는 것을 잊듯 그야말로 미술관은 방문객들에게 자연스러우면서 불편하지 않는 친구와 같은 향유 장소가 돼야한다.

랜드마크란 일련의 상징화를 보여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선언적일 수는 없다. 렌드마크란 제주도립미술관 다움이라는 선차적 과제를 갖고 있다. 미술-소통-복합성이 대중들에게 강요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장소 특정성을 인식하게 하는 심리적인 상태를 형성케 하는 것이 랜드마크를 위한 상징화 방식이다. 문화향유 장소와 랜드마크는 분리될 수 없는 내용이며 미술, 관광지, 제주라는 것을 매개하는 복합적 기능으로 그것들을 드러내야 한다.

제주는 역사적으로 세계사의 중심에 서 있었고, 현재도 세계사의 중심에 있다. 자연, 인문, 역사는 제주 미술의 주제로서 무한한 예술적 가능성의 개척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해양문화적인 특수성은 제주를 세계의 중심으로 인식하게 하는 매개 고리이다. 세계 해양미술의 출발지로서 섬, 바다에 인접한 도시와 교류는 필수적이다. 과거 세계섬문화축제의 해양문화적인 내용과 실제 그들과의 행정 협력은 관광이라는 공통분모로 마케팅을 수월하게 진행 할 수 있다.

 

Q. 제주도는 관광특구로서 많은 내외국인이 방문하고 있는데요, 관장님이 구상하고 있는 국제교류 방안은?

A. 현재 한.중.일 시도 현.지사회의는 제주를 중심으로 인접한 해양 국가 및 도시와의 교류 회의라는 것이 있다. 국제협력은 현재 제주특별자치도가 진행․연대하고 있는 국제교류 협력을 연계하면 실질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 먼저 발리, 하이난, 대만, 후쿠오카, 오키나와 등을 시작으로 아시아‧환태평양 해안 도서 국가를 중심으로 확대해나가고자 한다. 도내에 있는 외국인‧다문화 국가, 구미 미술가 조직과도 필요시 교류하겠다.

 

Q. 미술관은 좋은 소장품을 확보하는 것도 풀어야 할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컬렉션 수집정책은?

A.제주미술사의 정립과 한국 근·현대 미술 연구를 위해 현대미술의 장르를 체계적으로 수집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만 제한된 예산에서의 컬렉션은 내용면에서도 제한 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아직도 열악한 지방 재정의 수위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렇지만 미술품 기증 제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세제 혜택을 주는 조례 제정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저예산을 증액시키는 노력도 과제다.

 

Q. 미술관에 대한 비전과 운영방침을 현실화하기 위한 전문 인력 양성과 제주미술 아카이브 방안은?
A. 현재 도립미술관이 학예실이 아닌 행정실 체제로 움직여지고 있는 것을 보면, 미술관에 대한 초기의 행정적 미스로 볼 수 있다. 미술관은 오히려 학예실을 중심으로 해서 행정팀이 지원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행정 중심의 편재는 초기 공무원 관장이 임명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계약직으로라도 학예실이 보강돼야 한다.
제주미술사 정립과 관련하여 제주 근현대 미술의 연구 토대를 위한 미술자료 수집을 현재 진하여, 23인의 제주 작고작가를 중심으로 아카이브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아카이브의 성과에 따라 그 성과를 보여 줄 수 있는 기획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생존한 도내외 제주 출신 미술인을 중심으로 이를 점차 확대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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