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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우상화에 동원된 문화보다 존귀한 지역성의 문화

김진열

글이 있는 그림(123)

김진열 / 미술가



출발선, 2011, 혼합재료, 110×73cm



모든 양태의 인류문화는 그 지역의 자연과 생태에 기반한다. 

아프리카의 토속적인 건축물과 베네치아의 ‘마르코 대성당’을 가치의 우열로 논하는 것은 약육강식의 제국주의적 지배논리와 다를 바 없다. 잔인무도한 폭군을 우상화하는 망령이 남긴 문화유산이 오늘의 후대에게 경제적 안정을 준다며 희생자들의 고통에 눈감고 독재자의 학정을 긍정하는 입장은 마치, 살인마가 쿠데타로 강탈한 재산을 그의 후손들에게 안겨줘서 그들이 잘살고 있으니 결국 긍정적이라는 무책임한 생각과 다르지 않다. 


지역의 예술가는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해 냉철한 자존감을 보전해야한다. 고대 그리스로마 건축물들의 압도적인 규모와 세련미를 우리 강원의 소박한 문화유산 ‘선교장’의 가치와 비교할 수 없다. 우리의 문화는 강원의 생태와 역사적 특성의 소산이다. 세상에 나의 어머니의 품보다 더 진정하고 따뜻한 가슴이 어디에 있겠는가? 

예술의 본질은 진정하고 따뜻한 인간애와 그리고 타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눈물이다. 예술마저 권력의 우상화와 강자의 논리에 동원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미켈란젤로’의 투쟁과 ‘고흐’의 고독, 그리고 ‘박수근’의 소박하고 따뜻한 인간애의 미학은 우열의 등급이 아니라 차이의 가치를 지닌 대등한 인류의 예술적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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