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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나와 지·필·묵

오용길

글이 있는 그림(107)

나는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주로 실경산수계열의 수묵담채화를 그리고 있다. 수묵화는 극동문화권 회화의 근간으로 동양회화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그림이다. 70년대에 주로 발표하던 인물, 동물화에서 추구하던 한국화의 현대적 가능성의 추구를 80년대에 들어 산수풍경으로 방향을 바꿔 지금까지 작업을 해오고 있다. 처음에는 산수화의 관념성을 제기하기 위해 시선을 산 아래 사람이 사는 인가 주변을 소재로 삼아 현실성을 나타내려고 시도하였다. 주로 나뭇잎이 떨어진 늦가을이나 겨울, 초봄을 다루었다.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봄의 생명력, 화사한 아름다움을 화면에 담으려는 의도로 꽃나무를 화면전면에 크게 클로즈업한 그림을 많이 그려왔다.




이 그림은 최근작으로 최근의 나의 관심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자연을 바라보는 태도는 지역이나 시대에 따라 다르다. 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시선으로 자연을 바라본다. 그리하여 옛 우리의 조상들이 보는 자연과 나의 자연이 같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 산을 볼 때 그 장엄함에 감동하지만 무조건 신비감을 갖기 보다는 시각적인 감동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주왕산에 갔다가 영감을 받아 그린 작품으로 산의 세부설명보다는 산의 괴량감(塊量感)을 강조하려 하였고 여기에 지(紙)·필(筆)·묵(墨)의 특성을 담아내려 하였다. 지·필·묵은 동양 특유의 방법으로 서양회화와 대조되는 우리 회화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글로벌화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더욱 강조할 필요가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지·필·묵의 매력을 작품을 통해 드러내 보려는 나의 의도는 지금까지 지속되어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 오용길(1946- ) 서울대 미술대학 한국화과 졸업, 동 대학원 졸업, 국전 문공부 장관상, 한국미술대상전 특별상,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 제1회 선미술상, 제1회 월전미술상, 제1회 의재허백련예술창작상, 16회 마니프 대상 등을 수상. 현재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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