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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세상의 수수께끼-Black

박은선

글이 있는 그림(115) 

 

 박은선 / 서양화가

 

영화 ‘Black’은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인도의 휴먼영화다.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주인공 미셸에게 있어 세상은 검은 진공상태와도 같다. 그녀의 폐쇄된 세계를 빛과 소리로 가득 채워준 특수 교사 사하이의 평생에 걸친 헌신은 그녀에게 새로운 삶의 지평을 열어주며 Black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후에 치매 환자가 되어 자기 침대도 찾지 못하는 백발의 노인 사하이에게 빛과 소리를 다시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는 미셸. 대학 졸업식 날 미셸은 모든 사람 앞에서 연설하던 중 암흑의 색깔인 Black에 대해서 이렇게 고백한다. “제겐 모든 게 검습니다. 검은색은 어둡고 답답함일 뿐만 아니라 제게는 성취의
색이며 지식의 색이며 졸업 가운의 색입니다.”

그리고 병원에 있는 사하이 앞에 검정 학사모와 검정 졸업 가운을 입고 나타난 미셸을 보는 순간 사하이의 기억이 서서히 돌아오며 그녀를 알아본다. Black이 빛이 되는 순간이다.

 

한 사람은 신체적 장애로 듣지도 보지도 못하고 또 다른 한 사람은 볼 수 있는 눈과 들을 수 있는 귀를 지녔음에도 망각이란 늪 속에서 그의 정상적인 기관은 무의미하다. 그러나 Black이란 세계에 사는 불완전한 이들 두 사람은 불가능이란 산을 오르는 달팽이였고 황량한 사막을 건너는 거북이었다. 볼 수는 없으나 꿈이 있었던 미셸은 사하이와 함께 드디어 산 정상에 오르고 사막의 긴 여정을 지난다. 두 사람의 간절한 기도에 대한 응답은 40년이란 긴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이루어진다.

 




 

모든 인간은 Black을 안고 태어난다. 불완전함을 상징하는 Black에 대한 해석은 각 사람마다 다른 모양 다른 의미로 삶을 형상화 한다.

“세상이 간직한 수수께끼는 우리 눈에 보이는것”이라고 수잔 손탁이 얘기했다고 한다. 더 나아가 미셸은 이렇게 얘기했을 것 같다. “세상과 인생의 모든 수수께끼는 마음으로 보는 것”이라고. 왜냐하면, Black은 불가능의 색이 아니기 때문에...

 

 

 

- 박은선(1962- ) 서울 출생. 동국대 미술학과 및 이태리 로마국립아카데미 회화과 졸업. KAIST갤러리, 아트파크, Passages-프랑스 현대예술센터 등 15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국내외 기획전. 창동미술스튜디오 1기, 가나아뜰리에 2기, 국제예술공동체(Cite’ Internationale Des Arts)의 레지던스 프로그램 참여. 영상작품 <Castle>이 ‘제12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발(2012)’ 본선구애 작품에 선정 및 한국영상자료원과 미디어극장 아이공에서 상영. 현재 백석예술대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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