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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어물쩍 거리기

심수구

늘, 아이디어스케치들보다 실제 작업은 늦다. 작업실에는 항상 하다만 미완의 작업들이 내가 들어서면 입을 벌리고 기다린다. 애써 못본척을 해도 등 뒤에서 스멀거리면서 끌어당긴다. 뒤통수에다 대고 노골적으로 ‘빨리 손봐줘!’ 라고 잔소리를 하기도 한다. ‘그래 빨리 해치우고 스케치북의 싱싱한 것들을 해야지’ 라고 생각하지만 저것들이 아무래도 만만치는 않다. 한 보름은 좋게 걸릴 텐데……. 그러면서 어물쩍거린다. ‘그 어물쩍대는 시간에 좀 하지...’ 또 그렇게는 안 된다.
<어제 울산시립미술관 건립문제로 하루 종일 뛰어다니다 왔더니 정신이 멍한 상태. ‘좀 쉬어야지’, 아참 K화랑에 자료도 보내야 하는데 언제까진가 좀 보자. 캘린더의 메모를 보니 하마터면 잊을 뻔했던 R씨 개인전 오픈이 오늘이네ㅋ. 꼭 가봐야 한다. 내 전시에도 왔었는데. 또 하루가 간다. 잘 가라~, 스케치북의 따뜻한 것들은 또 기다린다. 그것들은 항상 좋지. 꼭 성공할 것 같은……. 메모지가 없어 녹차티백 껍질종이에다 긁적여 놓은 상태로 스크랩된 것도 싱싱하게 도사리고 있다.





그래 이거야! 이건 돼! 이제는 시립미술관땜에 나가지 않을 꺼야. 내 작업만 해야지. 작업을 줄기차게 해도 늘 스케치북이 앞서 갈 텐데……. 오늘은 빨리 갔다 오자, 오픈만 보고 와야지. 막 나오는데 또 미완성의 작업들이 소리를 지른다.

‘또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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