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57)아카이브 온 더 로드: 미동부 주요기관의 한국미술자료

정호경

근대 분과 학문은 방대하고 다양한 사회제반 현상 및 세계를 대상으로 한 지식에 미시적인 분류체계로써 질서를 부여했고 정교한 구분을 통해 문화적 경계를 형성하는데 기여했다. 이를 통해 익숙한 것과 낯설은 것, 문명과 미개, 서양과 동양의 구분, 국가와 민족적 동질성을 구축하는데 이들 학문적 경계와 지식의 위계는 실로 강력하게 작용해 왔다. 한국근대미술 전공자로서 새롭게 도입되어 정착되었던 근대적 시각체계에서 이러한 지식의 위계와 문화적 경계의 문제는 늘상 관심의 대상이었지만, 기본적으로 분석할 기초자료의 한계 때문에 항상 연구의 시작은 무한지연 되었고 가설로 채워진 출구 없는 지점에서의 고군분투는 이어져 왔다. 그러던 중에 미국 동부지역의 주요 문화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관련 자료들을 파악할 수 있는 뜻하지 않은 기회를 갖게 되었다. 기획자들에게 해외연구, 연수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비아(Project VIA, 문체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 후원)의 지원을 받는 한편, 현재 근무하고 있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의 도움으로 한국관련자료의 기초조사 작업을 실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조일수호조약(1882년) 체결이래, 서양국가 중에서 최초로 우리나라와 교류한 미국은 상대적으로 한국관련 자료가 풍부하다. 특히 스미스소니언 인스티튜트(Smithonian Institutie)의 경우에는 박람회를 비롯한 근대 시각문화의 초기 양상을 보여주는 자료를 비롯하여 최근에는 백남준 아카이브가 대규모로 기증됨에 따라 근현대를 잇는 주요 한국미술자료의 소장처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스미스소니언의 아시아전문 미술관인 리어갤러리(Freer Gallery of Art)의 구한말 자료들, 스미스소니언 미국미술관(American Art Museum)에서 관리하고 있는 백남준 아카이브를 방문하는 한편, 미국 뉴욕의 한인작가를 지원하는 비영리재단인 알재단(AHL Foundation),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소장하고 있는 현대미술관 초기 아카이브 자료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계획이 실행되었다.


한국관련 자료를 보여주고 있는 프리어갤러리 아카이브실의 Mr. David Hogge


이번 기초연구를 통해 프리어갤러리에서 소장하고 있는 호레이스 알렌(Horace Allen) 자료 및 1905년 앨리스 루즈벨트(Alice Roosevelt)가 아시아순방에서 고종에게 하사받은 고종과 순종 어사진 및 관련 이미지들, 스미스소니언 전문가 열람실에 소장되어 있는 대한제국기에 참가한 시카고만국박람회(1893) 도록, 메릴랜드에 위치한 스미스소니언 국립인류학아카이브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진 크네즈(Eugene Knez)의 한국관련 연구자료를 열람할 수 있었다. 또한, 스미스소니언 미국미술관이 관리하고 있는 백남준 페이퍼아카이브를 방문해 작품 및 전시와 관련한 자료들을 살펴볼 수 있었으며 뉴욕 현대미술관이 아카이브를 구축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연구, 작성한 정책보고서 및 초기 아카이브 자료들의 규모와 수준을 파악할 수 있었다.


건강이 많이 악화되셨음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신 원로작가 김보현 선생님


아울러 지난 10년간 뉴욕을 중심으로 한국작가를 지원했던 알재단이 기획한 미국내 한국작가 아카이브 전시인 ‘Coloring Time’에 대한 사항 및 향후 기획중인 한국작가 아카이브 전시에 대한 협의, 원로작가 김보현 선생님의 뉴욕 스튜디오 방문과 면담은 지금도 진행 중인 우리미술 현장의 단면이었다. 짧은 일정동안 방대한 역사시기를 넘나드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자료를 통해 개인, 제도, 시대를 조망하는 작업은 어쩌면 경계를 넘나들며 진행되는 길 위의 작업이 아닌가를 실감하였다.



정호경(1971- )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예술사 및 전문사. SAMUSO, 대림미술관 학예실을 거쳐 현재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학예사로 근무.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외국어대에서 미술사 및 미술이론을 강의, 근대시각문화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