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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시간의 직조: 재미 한인 작가 아카이브 전시 3차, 2001-2013

현수정

‘시간의 직조: 재미 한인 작가  아카이브 전시 3차, 2001-2013’ 전시 오프닝

@ 뉴욕 한국문화원 갤러리 코리아 (사진: 알재단) 


지난 4월 22일부터 5월 28일까지 뉴욕 한국문화원과 알재단(AHL Foundation)이 공동 주관한 ‘시간의 직조: 재미 한인작가 아카이브 3차, 2001-2013’ 특별전이 갤러리코리아에서 진행되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에 걸친 이 전시는 해외에 정착한 한인 작가들에 대한 첫 번째 아카이브형 전시로 2013년 ‘채색된 시간: 재미 한인 작가 아카이브 1차, 1955-1989’, 2014년 ‘시간의 그늘: 재미 한인 작가 아카이브 2차, 1989-2001’에 이어 그 조사 연구를 일단락하는 전시였다. 1990년 이전 컴퓨터 사용이 일반화되지 않는 시기의 전시 관련 카탈로그, 포스터, 신문이나 잡지의 리뷰, 그리고 작가 개인 자료 등 그 중요성이 인식되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는 것들이 모아지고 정리되어진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미술사 연구가 객관적 사료에 근거해서 기술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재미 한인 작가 아카이브>는 그 시작부터 분명한 목적이 있는 작업이었다.


그간의 전시 성과를 정리하자면 1차 전시에는 미국으로 이주하여 정착한 1세대 작가에 주목하여 작가들의 이주와 활동, 잊혀져 가고 있던 안동국, 정창섭 같은 작가의 자료 발굴, 뉴욕의 주요 미술관에서 있었던 한인 작가의 전시 및 활동에 대한 연대기가 정리되었다. 2차 전시에는 뉴욕을 근거로 하여 세계 미술계로 확장한 김수자, 서도호, 전광영, 당시는 신진이었지만 지금은 기성 작가 계열에 들어간 김신일, 황란, 곽선경, 신진 등이 포함되었다. 특히 2차 전시는 뉴욕 한국문화원 전시실만이 아니라 퀸즈미술관에서도 실시되면서 한인 작가 아카이브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켰다. 이에 대해 이번 3차 전시에는 2001년부터 2013년 사이에 미국에서 활동을 시작한 젊은 층으로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된 판화 및 설치미술작가 이가경, 미디어 설치작가 홍범과 이인혜, 비디오 작품이 돋보인 이재이, 이인미를 비롯하여 조각 및 설치작업의 장홍선, 마종일, 최연우, 박진강, 추상회화로 주목을 받은 유혜리, 한인 위안부 문제에 주목한 이창진과 1.5세 혹은 2세 작가인 주리아, 케이트 허스 리 등을 포함하여 총 49명이 참여하였다. 


3차로 분류된 아카이브 전시를 보면, 미술사의 흐름이나 사회적 변화에 따라 작가들의 활동 영역이나 작품의 주제, 표현 방법의 차이들을 읽을 수 있다. 3차 시기의 작가들은 2001년 9.11사태 이후 정착한 세대로 미국 사회의 경직성과 2008년 경제적 침체로 힘든 시기를 겪었고 상대적으로 한국을 포함하여 아시아의 성장, 2000년대 중반 이후 아트마켓의 활성화, 인터넷을 통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의 다양화라는 시대적 흐름에서 전세대에 비해 기성 작가의 이주는 줄어 들었고 유학 후에도 미국에 정착하기보다 다각적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는 특징을 보였다. 5개 영역으로 나누어진 전시 주제(Cosmopolitan Citizen, Difference and Self Reflexivity, Dismantling Boundaries, Subjective Commit, Transcendent Narrative)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시기 작가들은 1차, 2차 시기에 중요한 주제였던 한국인으로 정체성 문제, 문화적 담론보다 자기 주변의 삶과 개인사에 집중하는 소사적, 미시적 주제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이번 작가들 중 상당수가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할 목적으로 실시되었던 뉴욕 한국문화원과 알재단 공모전의 수상자들이었고, 상대적으로 국내 작가를 미주에 소개하는 레지던스프로그램과는 연관성이 없는 것는 것으로 나타난 점이 특징이었다.

 

전시장에는 이 시기 미국에 한인 작가 전시로 주목되었던 <코리안 아이>같은 전시 도록 및 작가들로 부터 수집된 자료들이 함께 전시되었다. 전시 후 자료들은 뉴욕 첼시의 알재단 사무실(420 West 23rd Street #7A New York NY 10011)에 소장되고 선별 작업을 거쳐 디지털화할 계획이다. 각 전시마다 출판된 3권의 영문판 카탈로그을 한 권으로 정리한 한글판을 출간할 예정이다. <재미 한인 작가 아카이브>는 완료된 프로젝트가 아니고 한국 미술사의 입장에서 볼 때, 해외에 거주하고 활동하는 한인사회와 연계하여 미술사적 지평을 확장하는 의의를 가지는 것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 가능성이 열려 있다.



현수정(1960- ) 전남대 대학원 서양화 전공, 조선대 대학원 박사.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독립큐레이터, 현 동화문화재단 프로그램 기획 큐레이터, 맨하탄빌 칼리지 동양 미술사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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