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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김환기의 서랍장-①도쿄 니혼대 시절 김환기의 미술전람회

백승이

김환기의 서랍장

① 도쿄 니혼대 시절 김환기의 미술전람회
② 파리를 중심으로 한 김환기의 미술활동
③ 김환기와 상파울루비엔날레
④ 뉴욕에서의 김환기의 활동과 스미소니언아카이브
⑤ 김환기의 또 다른 발자취를 찾아


환기미술관은 수화 김환기(樹話 金煥基, 1913-74)의 부인인 김향안(金鄕岸, 1916-2004)의 혼과 땀으로 1992년 11월 개관한 사립미술관이다. 김향안은 미술관 건립을 구상하면서부터 김환기의 작품뿐 아니라 사진 자료, 리플릿, 각종 기사 등을 모으고 정리하였다. 환기미술관은 오래전부터 김환기의 카탈로그 레조네 발간을 위한 보다 효율적인 자료 수집과 분석을 위해 도쿄 시대, 파리 시대, 뉴욕 시대로 나누어 자료들을 보충해 나가고 있다. 그래서 무심코 지나쳤던 장소가 김환기가 전시했던 곳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고, 오래된 자료와 기억들이 희미해지기 전에 김환기 연보를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다.

김환기의 화업은 거주했던 도시를 중심으로 크게 세 시대로 분리된다. 첫 번째는 “도쿄 시대”로, 1931년 도쿄 긴조(錦城) 중학교(현재 고등학교 교육)부터 1937년 도쿄 니혼대학(日本大学) 예술과연구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까지의 시간이다. 1933년 니혼대학 예술과 미술부에 입학하면서부터 김환기는 미술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게 된다. 1936년에는 예술과 연구 과정에 등록, 1937년 연구과정을 수료하였다. 그러나 더 많은 자료를 찾기 위해 니혼대학에서 근무하는 친구의 도움으로 도쿄 외곽에 위치한 니혼대 예술대학을 방문하였다. 1889년 건립된 니혼대학은 일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립대학 중의 하나로 방송, 예술 관련 전공이 유명한 학교이다. 니혼대 예술대학은 원래 1921년 법학과와 문학과 교수들에 의해 미학과로 출발하였고 1939년 3월 현재의 캠퍼스로 이전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예술과 행정서류는 1950-60년대 대규모 화재와 학생운동이 활발한 시기 때 많이 소실되어 김환기의 자료는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니혼 예술학부 50년사』를 통해 김환기의 학생 시절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김환기가 재학하던 당시 야나기 무네요시가 “일본 미술사”를 가르쳤으며 김환기 사진 속 미술과 주임인 조각가 야마모토 도요이치를 발견하여 긴조학원을 통한 김환기와의 인연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술과는 창작과, 영화과, 연극과, 미술과, 음악과로 이루어져 다양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김환기가 공부하던 시절 예술과 수업은 도쿄 혼고(本郷)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확인하였는데 이곳은 김환기가 추상미술과 조우하게 되는 “아방가르드 양화연구소”가 지척에 있는 곳이었다.


1939년 설립된 니혼대 예술대학의 초기 캠퍼스 흔적

도쿄 니혼대 예술대학 전경

‘이과 100년 전’후쿠오카 이시바시미술관      
사진: 백승이 

1935년 가을, 청년의 김환기는 관전(官展) 만큼 권위가 있는 이과전/니카텐(二科展)에서 <종달새 노래할 때>(1935)로 수상하지만 이미 1934년경 이과회 만큼 오랜 전통을 가진 광풍회(光風会, 1912년 설립)와 백일회(白日会, 1924년 설립)에서도 수상한 바 있다. 필자는 2015년 도쿄와 후쿠오카에서 진행된 ‘이과 100년 전’을 관람하며 김환기와 한국작가들의 흔적을 찾으려 했지만 아쉽게도 소득은 없었다. 다만 김환기가 수상한 당시에는 회화부와 조각부가 있었으며, 도쿄부 미술관이 아닌 도쿄 시내의 여러 곳에서 열렸고 1936년에는 니혼바시의 타카시마야에서 전시가 열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과회는 고야, 루오, 마티스, 브라크, 모딜리아니 등이 참여하는 외국 작가실을 별도로 마련하여 유럽 작가들의 그림도 선보인 대규모 전시회였다. 

100년 동안의 역사가 잘 정리된 일본 미술 단체의 아카이브를 보며 새로운 자료 발굴에 대한 희망과 부러움을 동시에 느꼈다. 앞으로도 갈 길이 멀었음을 느끼며 몇 가지 사항을 마음속 깊이 새기기로 하였다. 첫째, 사명감을 가질 것. 둘째, 외국어 공부를 많이 할 것. 셋째, 항상 호기심과 용기를 가질 것.


- 백승이(1969- ) 덕성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동국대 예술경영학(미술관경영 전공) 석사, 미국 시튼홀대 박물관학(소장품관리 전공) 석사, 고려대 문화유산학(박물관학 전공) 박사과정 수료. 미국 스미소니언 연구소, 미국 아시안아메리칸아트센터 인턴,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 연구원, 화봉책박물관 학예실장 역임. 현 환기미술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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