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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김환기의 서랍장-⑤김환기의 또 다른 발자취를 찾아

백승이

김환기의 서랍장

① 도쿄 니혼대 시절 김환기의 미술전람회
② 파리를 중심으로 한 김환기의 미술활동
③ 김환기와 상파울루비엔날레
④ 뉴욕에서의 김환기의 활동과 스미소니언아카이브
⑤ 김환기의 또 다른 발자취를 찾아


워싱턴 D.C 아츠클럽, 2014, 사진: 백승이


지금까지 기고를 통해 김환기의 도쿄시대, 파리시대, 뉴욕시대로 대표되는 시기별 활동과 관련 대표기관의 소장 자료 발굴에 대해 다루었다면, 본 원고를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김환기 연구 활동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김환기가 고향을 떠나 서울과 도쿄, 파리를 거쳐 뉴욕에 도착한 긴 여정은 항상 새로운 예술을 찾기 위한 탐험의 연속이었다. 청년의 김환기는 1930년대 서양미술의 교두보였던 도쿄에서 새로운 서양미술을 실험하고 1940년대 서울에서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장년의 김환기는 1950년대 현대미술의 발상지 파리와 유럽에서 자신의 예술을 표현하는 방식을 연구하였고 1960-70년대 새로운 현대미술의 중심지 뉴욕에서 마침내 자신만의 언어로 된 추상미술을 완성하게 된다. 이를 위해 김환기의 여정을 따라 연도별 월별 그의 활동과 작품을 정리하며 빅데이터를 구축하였고 이를 중심으로 서울에서의 활동에 대한 자료발굴 및 그의 작품이 전시되었던 소규모 공간에 대한 자료발굴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 당시 예술가 중 김환기만큼 많은 거리를 이동하고 국제적으로 활동한 작가가 없을뿐더러 그와 관련된 약 90년 전부터 50년 전의 오래된 자료를 찾아내는 일은 쉽지만은 않았다.


서울 아메리칸센터, 2018, 사진: 백승이



뉴욕에서의 김환기의 기록을 찾는 일은 쉬운 듯 보였으나 생전 약 11년 동안 활동하였고 사후에도 환기재단 활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곳인 만큼 발굴해야 할 자료들이 많이 있다. 한 예로, 몇 년 전 1956년경 김환기의 작품이 전시된 사진을 들고 워싱턴 D.C의 아츠클럽(Arts Club)을 방문하여 기록담당관에게 관련 자료를 부탁한 적이 있었다. 전시된 장소는 사진 속의 그 장소가 맞는데 관련 기록은 찾을 수 없었다. 얼마 전에는 미국공보원과 관련된 자료를 찾기 위해 주한미국대사관의 아메리칸센터를 방문했었다. 1953년 미국문화 소개와 해외문화교류를 목적으로 미국 해외공보처(U.S. Information Agency)에 의해 설립된 주한 미국공보원(U.S. Information Service in Korea) 또는 중앙공보관(Information Center Korea)으로 불렸던 이곳에서 김환기는 1954, 1959, 1961, 1962, 1963년 개인전 및 그룹전을 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전시기록을 제시하며 관련 자료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요청하였지만 찾고자 하는 자료는 국내에 없었다. 현재로서는 워싱턴D.C의 연방문서보관소(U.S. National Archive)를 열람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1964년 록펠러재단의 후원금으로 뉴욕에 정착하게 된 김환기의 자료 역시 현재로서는 직접 열람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도쿄도미술관, 2016, 사진: 백승이


최근에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아카이브 기관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자료를 찾는 것 이외 현장 실사를 통해 자료를 찾는 방법이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한다. 도쿄에 갈 때마다 위성지도를 이용하여 1930년대 김환기가 참여하였던 아방가르드양화연구소가 있던 자리를 찾아가 보고 그 당시 유학생들이 많이 다니던 간다(神田) 거리의 헌책방들, 전시회를 가졌던 기노쿠니아서점(紀伊國屋書店), 우에노 공원의 도쿄도미술관(東京都美術館) 등을 다녀보면서 김환기와 동료 예술가들, 그 주변 환경을 주의 깊게 살펴보며 당시 왜 전위적인 현대미술 전시가 백화점이나 서점 화랑을 통해 소개되었는지 유추해보게 된다. 파리와 유럽에서 자료를 찾는 일은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아직 디지털로 공개된 자료가 많지 않고 전통적 아카이빙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김환기의 그룹전이 있었던 피렌체의 단테의집(Museo Casa di Dante)을 방문하였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김환기의 예술세계 연구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이 부족함을 느낀다. 언젠가 찾지 못했던 그의 흔적들을 모두 맞출 수 있기를 고대하며, 본 연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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