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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인도네시아의 아티스트 콜렉티브, 루앙루파의 새로운 도전

민은주

2000년 이후, 현대미술의 흐름은 후기 포스트모더니즘(Post-Postmo-dernism)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해하기 위해 제3지역의 국가와 비제도권 기관의 활동에 주목을 하여 왔다. 최근, 10개의 회원국으로 이루어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은 포스트 차이나 시대에 이르러 다양한 지역연합의 구성을 보여주며, 새로운 방식의 경제협업을 이루어 나가고 있다. 거대한 잠재적 경제권을 이루고 있는, 그러나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회원국의 운용방식은 ‘아세안 웨이(ASEAN way)’라 불리는 성공한 모델을 제시해 왔는데, 이 방식은 내정불간섭(Non-interference)’과‘합의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Consensus decision making)이라는 주요 원칙을 고집하고 있다. 이 원칙은 그들의 정치적 환경과 사회적 구조는 물론 예술환경을 조성하는데도 주요한 키워드로 작용하여 왔다.



루앙루파의 멤버 2019(아젱 누룰 아이니, 파리드 라쿤, 이스완토
하르토노, 미르완 안단, 인드라 에이밍, 아데 다마완, 다니엘라
피트리아 프랩토노, 줄리아 사리세티아티, 레자 아피시나)


동남아시아 현대미술의 허브라고 불리는 인도네시아에서 미술은 격동하는 정치적 사회적 상황 속에서 유연한 소통의 창구로서의 역할을 해왔으며, 지금까지 현대미술의 주요한 맥락을 구성해 왔던 미술환경과 제도의 변화를 요구하는 예술가들의 자발적이고 자생적인 시스템 속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어 왔다. 특히,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예술가들은 국가적 미학과 사회적 인식을 반영하는 소셜리얼리즘’과 지역과 전통을 강조하는‘민족주의’라는 지난 세대의 논리를 유지하면서도, 보다 자유로운 공공의 영역에서 개인주의적이고 신자유주의적인 위트로, 새롭고 다양한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이들은 새로운 세대의 모범으로서 역할을 하는 아티스트 콜렉티브들로 구성이 되었으며, 루앙루파, 세롬, 에이스하우스, 세메티 아트 하우스와 같은 조직과 공간들은 인도네시아의 현대미술의 리드하는 주요한 선구자로서의 역할을 하였다.

최근, 카셀도큐멘타 총감독으로 선정된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아티스트 콜렉티브 루앙루파(Ruangrupa)는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비영리 조직으로서 도시라는 맥락에 적합한 예술 아이디어를 창안하고 개발하며 전시와 페스티벌, 아트랩, 워크샵, 연구와 저널 발행 등을 통한 보다 광범위한 문화영역에서의 활동을 하고 있다. 2000년초 6명의 작가로 구성된 콜렉티브로 시작하여, 현재는 작가, 큐레이터, 디자이너, 건축가, 역사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40여 명이 넘는 멤버가 서로의 영역에서 협업을 이루며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루앙루파 워크숍의 초기단계는 실무와 기술에 기반한 워크숍에 중심을 두었으며, 이후 이론과 기획의 중요한 기능에 중심을 두며 프로그램을 발전시켰다. 루앙루파의 주목할만한 실적은 펑크와 거리문화, 다큐멘터리 및 민족학의 연구, 개념적이고 프로세스 지향적인 실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예술 활동에 다루기 힘든 미학적인 접근을 시도하였다는 것이며, 그들의 예술적 그리고 큐레이터적인 모든 활동은 지역사회의 참여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현대미술의 주변으로 여겨졌던 인도네시아에서 아시아 최초의 도큐멘타 감독을 배출한 것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1인 체제의 총감독의 전통을 깨고, 10명의 작가의 집단지성으로 전시가 기획되는 것도 역대 처음이다. 1인 기획 체제를 깨뜨린 루앙루파의 선임은 오쿠이 엔위저 이래 가장 두드러진 혁신을 꽤하려는 뜻으로 해석이 되며, 선정위원회는 “루앙루파의 기획자적 접근방식은 지역 공동체에 기반한 미술단체들의 국제 네트워크를 통해 알려지면서 다양한 공동체들 사이에 호소력을 보여주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으며, 멤버 라쿤과 아데 다마완은“세계에 대한 또다른 전망을 오늘날 이 시대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계획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각적 모델들에 대한 협력을 이루어 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루앙루파가 모국에서 공공의 이슈와 사회적 문제를 언급하기 위해 예술을 사용했던 다양한 시도들이, 도큐멘타라는 국제적 무대에서 어떠한 아이디어와 협업체계를 이루어 낼지 그들의 새로운 접근에 모두가 기대와 관심을 끌고 있다.

- 민은주(1973- ) 홍익대 대학원 미술비평 박사 수료. 현대미술연구소, 캔파운데이션 기획실장 역임. 현 (주)엔아이에이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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