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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교동&연남동 : 온수공간, 전시공간(全時空間), 챕터투(CHAPTERⅡ)

객원연구원

김선열 < Trouble in Paradise >

2022-08-02~2022-08-21


양형지 <입면환상>

2022-08-02~2022-08-14


온수공간



온수공간 입구


온수공간은 서교동의 상업가 뒤쪽 골목에 자리한 생활문화 공간으로 1969년 서교동에 지어진 오래된 주택을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2019년 6월부터 다양한 순수예술 관련 전시와 행사를 위한 프로그램인 온수공간, 팝업 스토어와 브랜드 런칭 등 상업성 행사를 위한 프로그램인 스페이스 온수, 상업공간인 O.S STORE까지 세 개의 공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온수공간에선 ‘온수공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김선열의 개인전인 <Trouble in Paradise>과 양형지 작가의 개인전인 <입면환상>이 열리고 있다. 전시는 각각 21일(일요일), 14일(일요일)까지 온수공간의 1층, 2층에서 진행된다.


<Trouble in Paradise>는 ‘아이러니’에 대한 작가의 응시가 실천으로 옮겨진 전시로, 작가는 우리주변의 문제적인 현실에 대해 직접 붇거나 따지는 대신 이런 현상들을 이미지로 드러내는 작업을 선보인다. 이 이미지들은 무언가를 지적하기 보다는 겹겹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선열 작가의 <나는 아니어야 한다>, <위하다>, <너와나의 사이>를 감상할 수 있다. 


 작가는 뉴스를 통해 500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500원은 누군가에게 버려져도 무방한 것이지만, 노량진에서 점심을 먹는 누군가에게 잘 먹던 점심을 포기하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암호화폐와 주식에 이어 아트테크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양극단의 소식을 접하게 된 작가는 ‘화폐의 값어치’라는 아이러니를 직시하게 됐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세 가지 작품 모두 이런 아이러니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작품을 통해 요즘 화제의 키워드인 NFT와 NFT의 그림자를 마주할 수 있다.





김선열, <나는 아니어야 한다>, 2022, 아이소핑크, 우레탄폼, 가변설치


먹기 위한 먹임 (가축)과 삶을 위한 죽임(축산)을 관통하는 비인간동물들의 모습을 표현한 <나는 아니어야 한다>를 비롯한 작품들은 자본의 흐름을 집약하는 ‘생산’과 ‘투자’ 행위를 또 다른 차원에서 재현하는 가상화폐의 성질과 맞닿아 있다. NFT는 대체할 수 없는 그 자체로 원본이 되는 화폐를 표방하지만 그것의 실체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실재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이런 작품을 통해 그 무엇도 정의 내리거나 해소하지 않는다. 다만 이런 이미지들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말을 건네고자 한다.



Blurryroom 사이트

 

김선열 작가의 개인전이 진행되는 1층 공간에서 ‘손도 발도 얼굴도 없이 누군가의 침실로 입장하기’라는 글이 써있는 계단을 올라가면 양형지 작가의 <입면환상> 전시를 만날 수 있다. 계단의 중앙에는 큐알코드가 있는데 큐알코드와 연결된 사이트에 접속하면 문 하나가 등장한다. 관객들은 이 문을 통해 누군가의 방으로 입장하게 된다.


 양형지 작가는 2년 전 경계성 인격 장애와 조울증을 진단 받았다. 작가는 진단과 함께 처방된 약을 복용하며 환각을 경험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환각을 건축 공간의 해체로 받아들이며 상담의 언어에서 장소성을 구현하는 힘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이런 경험을 통해 기획된 <입면환상>전은 상담의 기법으로 표출된 여성의 우울과 정동을 방이라는 공간의 전략으로 환유하는 프로젝트로, 자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여성들이 갖고 있는 서로의 우울을 확인하고 공통의 주제를 통해 서로가 연결되는 연대의 장을 구축하고자 하였다.



양형지, <Coded Mirror>, 2022, interactive code, FHD


 전시장의 왼편에서 처음 볼 수 있는 작품인 <Coded Mirror>은 관객이 직접 카메라 앞에 서서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당신은 분열되어 이름을 잃어버립니다.’라는 문장이 떠 있는 모니터 앞에 서게 되면 카메라가 얼굴을 인식해 얼굴을 무작위로 삭제 분열시킨 후 컴퓨터가 선택한 순간의 얼굴로 각각의 부위를 재배치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미지 간의 충돌과 왜곡이 발생하는데 이는 무수히 생성되는 과거의 단면적 분열이자 한 사람의 동일성에 대한 외재적 인식의 대상인 얼굴을 해체하여 모든 사람이 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와 더불어 이 작품은 또 다른 전시 공간인 <Blurry Room>으로 들어가기 위한 입구이자 통과의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양형지, <Blurry Room>, 2022, Single-channel video, 36min 16sec, FHD, color, sound


 두번째 작품인 <Blurry Room>은 작가의 이전 프로젝트인 <허의 환경>으로부터 출발한 영상 작업이다. 작가는 “당신의 우울을 방종할 방을 건설하라”는 제안에 응답한 사람들과 인터뷰를 진행하여 이를 통해 발굴한 문장과 묘사를 환상의 재료로 삼아 이 작품을 제작하였다. 작품은 우울에 관한 진술을 공간 경험으로 치환해, 수많은 방들이 서로를 향해 개방되고 뒤섞이는 감각을 우울과 같은 심리적인 병인을 겪은 여성의 몸에서 발견되는 가상의 화학물질인 ‘DMA’라는 소재를 이용해 SF적인 상상력으로 구현한다.



양형지, <반향>, 2022, 6 channel audio, 8min 21sec, loop, sound / 2021, pigment print, 43x18.4cm



 

마지막 작품인 <반향>은 앞서 언급한 <허의 환경>을 통해 모인 9명의 여성과의 개별 대화를 기록한 뒤 또 다른 여성들의 목소리로 문장들을 재구성하여 이를 6개의 스피커를 통해 들려주는 작품이다. 이런 사운드는 벽면의 사진들과 결합한다. 사진은 서로의 시선을 교환하고, 음성은 화답하고 마찰하여 서로를 향해 물결치는 파형이 된다.


온수공간 전시정보

관람시간: 12:00-19:00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김시훈, 유창창, 함성주 <레몬꽃닭날개>

2022.08.01-08.27

전시공간(全時空間)




전시 입구


 온수공간이 위치한 곳에서 서교동 사거리의 대로를 건너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면 전시공간(全時空間)이 있다. 전시공간(全時空間)은 작가 박상아와 김용관이 운영하는 전시공간으로 이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가역적이면서 유동적인 목록(모든 시공간의 예술, 예술과 예술이 아닌 것, 유사예술, 실현되지 않은 계획과 작품, 습작과 에스키스 등)을 토대로 전시를 기획하고 구성하는 공간이다.


 현재 전시공간에서는 김시훈, 유창창, 함성주 작가의 회화 26점을 만나볼 수 있는 <레몬꽃닭날개>전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예술작품과 작가와 관객의 관계 그리고 그것들 사이에서 진행되는 소통과 불통을 넘나드는 수수께끼를 던지고자 하는 전시로 8월 27일까지 진행된다.



김시훈, <주차금지모뉴먼트>, 2022, oil on canvas, 73x91cm


 김시훈의 회화는 이미지 자체로 관객의 일상을 재맥락화하는 단서로 드러난다. 주차방지를 위해 세워둔 꼬칼콘, 뉴스 이미지, 광고전당 등을 이용해 재현한 회화들과 미래에서 발견된 화석을 표방한 오브제는 일종의 토템으로 해석되면서 우리들이 그냥 지나치는 사건들을 새로이 환기시킨다. 그는 우리가 맥락 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볼 수 없는 특정한 기존의 사회적 ‘맥락’을 그림을 통해 흩뜨리고 관객들이 그것을 단서로 다시 자신의 주변의 현상을 돌아보기를 유도한다.



(위) 유창창<Dear(Final Cut)>, 2022, mixed media on wood panel, 25x25cm

(아래) 유창창, <Dear>, 2021, Acrylic and spray on canvas, 20x20cm


 유창창은 관객에게 회화적 매개를 통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일종의 연애편지처럼 전달되며,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 암호와 코드로 구성된 은밀한 대화이기도 하다. 작가는 만화적 형식을 차용해 추상성을 강조하고 그 안에 낭만성과 멜랑꼴리를 극대화한 하나의 우화를 구성한다. 낮과 밤의 시간성은 색채로 상징되며, 주인공과 조연이 축소되거나 부분 확대 되면서 관객이 느끼는 주관적 감정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함성주, <발깍지>, 2022, oil on canvas, 73x53cm


 함성주는 디지털 이미지가 회화로 번역되면서 발생하는 우연성을 극대화해 인과성이 배제된 단서의 조합을 제안한다. 그의 회화는 신체 일부인 손과 발의 기호적 특징들을 포착하고 온라인에서 자동문구생성프로그램을 통해 트렌디하게 반복된 단어들을 연결지어 관객의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복합적 이미지를 제안한다. 작가는 번역 및 재가공, 반복의 과정에서 누락되고 소실되는 정보와 덧붙여지는 모호함을 통해 회화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디피판화작업실 내부 전경


전시공간은 매 전시마다 디피판화작업실과 협업하여 실크스크린, 레터프레스, 리소그래피 등을 활용한 독립 출판물인 전시공책을 발행하고 있다. 전시공간과 디피판화작업실 공간이 이어져있어 전시를 관람한 후 판화 작업실 내부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디비판화작업실에서는 실크스크린, 레터프레스 등과 같은 다양한 판화 클래스를 운영하며 다양한 종류의 판화 재료를 판매하고있다. 또한 작가가 작업실을 이용할 수 있게 디비판화작업실 내 작업공간을 대여하고 있으니 관심이 있는 사람은 홈페이지를 방문(주소)하여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전시공간(全時空間) 전시정보

관람시간: 10:00-18:00 (일요일 및 공유일 휴관)

관람료: 무료




강철규 <가라앉는 몸(Sinking Body)>

2022.7.7-9.3

챕터투(CHAPTERⅡ)



전시장 입구


온수공간과 전시공간이 위치한 서교동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이동하면 연남동이 있다. 연남동의거리에는 전시 공간인 챕터투(CHAPTERⅡ)가 자리하고 있다. 챕터투는 (주)U.PINE MED(유파인메드)가 국내외 역량있는 미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갤러리 바톤과의 공동 프로젝트로 2016년에 설립한 공간이다. 챕터투는 학과과정을 마치고 전업작가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젋은 미술가들에게 예술활동의 제 2장이 시작되는 공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현재 챕터투에서는 7월 7일부터 9월 3일까지 강철규 작가의 개인전인 <가라앉는 몸>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챕터투 레지던시에 참여했던 강철규 작가의 지난 1년간의 성과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신작을 9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과거 자신의 작품에서 부차적으로 등장하는 ‘물’이라는 대상에서 더 나아가 인간의 감정과 그를 둘러싼 상황을 포괄적으로 대변할 수 있다는 자신의 가정에 대한 집요한 탐구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강철규, <더 깊이>, 2020, oil on canvas, 45x37cm, (6EA)


 작가는 대상이 되는 특정한 사건을 접하고 이를 해석하는 자신의 인식 체계를 기초로, 중심이 되는 서사 구조와 그 주변부의 이야기들을 한 화면에 직조하듯 정교하게 배열한다. 한 화면 당 하나의 사건을 배치하여 연작으로 구성하거나 큰 캔버스를 수직으로 나누어 격자 형태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방식은 기법 면에서 소설의 구성 형식과 유사한데, 이는 소설가이기도 한 작가의 경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다양한 시공간에 등장하는 인물들 간의 계층과 거기서 파생되는 인과 관계 및 갈등은 한 가지 사건의 과거 현재 미래가 한 화면에 파노라마식 배열로 보이는 듯하다. 한 이야기의 출발점과 경과, 그리고 그 결말이 연결되어 있는 것과 같은 화풍은 동일한 이야기가 시선의 움직임에 따라 매번 다른 서사 구조를 빚어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강철규, <시르사아사나>, 2022, oil on canvas, 72x116cm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전시에선 신체와 물이 만나는 다양한 행위가 구도, 주변부의 명암, 배경 등 작가 특유의 스테이징(staging)과 결합하여 어떠한 심리적, 실존적 상황을 투영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이 담겨있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그림 속 인물들은 각기 다른 스케일의 물을 대면하거나 그 속성에 속박되어 있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모든 인물이 동일하게 나체로 표현되는 것은 이 인물이 한정된 특정한 집단이 아닌 현대사회 구성원 모두임을 나타내는 장치이다. 여러 작품들에서 물은 다양한 인물들이 그 존립을 의지하는 사회 하부구조를 표상하기도 하고, 어떤 고통의 원천인 동시에 삶에 있어 피난과 의지의 대상이기도 한 양가적인 존재로 묘사되기도 한다. 반면 물구나무를 선 나체의 남자가 파도 치는 바다를 관조하는 듯한 <시르사아사나>는 당면한 대상 앞에 주저하는 듯한 인간의 군상을 나타낸다. 결국, 수용성이라는 단어가 물이 가진 광범위한 포용성을 나타낸다면, 그의 작품에서 ‘물’은 우리의 관념 세계 안에서 물리 현상에 필적할 만한 ‘물’이 가진 변화무쌍함에 매료된 작가의 관찰 일지이기도 하다.



스프링 플레어 전경과 내부





강철규, <죽은 눈>, 2021, oil on canvas, 72x117cm


챕터투 전시관의 대각선 맞은 편에는 챕터투에서 함께 운영하고 있는 서점인 스프링 플레어가 있다. 스프링 플레어는 ‘일상예술서점’으로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삶의 기술’을 담은 책을 소개하고 있다. 들어가면 오른쪽 벽에는 이번 전시의 작품 중 하나인 <죽은 눈>을 만나볼 수 있다. 바로 맞은편 벽면엔 사진집, 도록 등과 같은 다양한 예술 서적이 진열되어 있는데, 작품과 함께 다양한 예술 서적들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니만큼 전시를 감상한 후에 들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챕터투 전시정보

관람시간: 평일 10:00-18:00 / 토요일 12:00-18:00 (일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스프링 플레어

운영시간: 12:00-20:00 (일요일 휴무)


정세영 jsy989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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