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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 부허: 공간은 피막, 피부》&《즐겁게! 기쁘게!》, 아트선재센터

객원연구원

《하이디 부허: 공간은 피막, 피부》, 《즐겁게! 기쁘게!》
2023. 3. 28 (화) - 2023. 6. 25 (일)
아트선재센터



하이디 부허의 두 아들, 인디고 부허 Indigo Bucher(왼)와 메이요 부허Mayo Bucher(오)

 

 2023년 3월 27일 월요일 2시, 스위스 아방가르드 예술가 하이디 부허(Heidi Bucher)의 아시아 첫 회고전 《하이디 부허: 공간은 피막, 피부》와 하이디 부허와 연결된 전시 《즐겁게! 기쁘게!》의 기자간담회가 아트선재센터 지하 1층 아트홀에서 진행되었다. 아트선재 김장언 관장의 참여 관계자에 대한 감사 인사말을 시작으로 하이디 부허 유족의 인사가 이어졌다. 문지윤 프로젝트 디렉터의 《하이디 부허: 공간은 피막, 피부》에 대한 전시 내용 소개와 《즐겁게! 기쁘게!》를 기획한 추스 미르티네스의 전시내용 소개가 진행되었고, 현장 전시투어 후 다시 돌아와 질의응답이 이루어졌다.



 

 하이디 부허(1926-1993)는 최근 여성주의와 젠더 연구 측면에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이번 전시는 하이디 부허의 1970-80년대 집중적으로 선보인 ‘스키닝(skinning)’* 작업과 작가의 초기 드로잉, 실크 콜라주, 설치, 영상, 기록 등 다양한 매체를 망라한 주요 작품 13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은 ‘공간은 피막, 피부(Spaces are Shells, are Skins)’라는 동명의 다큐멘터리에서 착안하였다. 그리하여 전시 구성을 1부 ‘공간’, 2부 ’몸‘으로 구분하였다. 《즐겁게! 기쁘게!》는 하이디 부허를 오늘날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전시로 추스 마르티네스(Chuz Martinez)의 기획 하에 국내 작가 박론디(1993-), 박보마(1988-), 우한나(1988-)가 참여하였다.

 

*스키닝(skinning)
: 천과 라텍스를 이용하여 피부를 만들고 이것을 벗겨낸 하이디 부허의 작업 행위를 가리킨다. 당시 가부장적인 사회를 저항하고 해방되고자 작가가 고안한 작업 방식이다.

 



문지윤 디렉터의 《하이디 부허: 공간은 피막, 피부》 전시투어 현장

 


질의응답 1. 《하이디 부허: 공간은 피막, 피부》

 


(왼쪽부터) 통역사, 인디고 부허, 메이요 부허, 문지윤 디렉터, 김선정 예술감독

 

Q 하이디 부허의 가족, 아버지와의 관계는 어떠했는가?
:
할아버지는 엔지니어이자 건축가셨다. 부르주아에 속했던 가정은 어느 정도 부유하였고, 그 당시 시대적으로 여성의 지위가 낮았던 만큼 가부장적인 가정이었다. 비즈니스맨이기도 한 할아버지의 손님들이 집에 오면 모든 응대를 할머니가 도맡아 하였다. 가족과의 관계는 좋은 관계였지만 때때로 달랐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와 할아버지는 편지로 소통하였다. 이러한 습관은 어머니에게 글을 쓰고 기록하는 것과 시(poem)에 대한 관심으로 이끌었다. 이번 전시에서 어머니의 작업 노트를 통해 이를 엿볼 수 있다.   

 

Q 당시 하이디 부허가 작업하던 시대와 현재는 사회상이 변화하였다. 하이디 부허가 지금 시대에서 어떠한 지점이 주목받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
스위스의 여성 참정권은 1972년에 이루어졌다. 어느 지역은 1990년대가 되어서야 참정권이 부여되었다. 이러한 남성주의적인 사회 속에서 하이디 부허는 여성의 자유와 해방을 위한 작업을 하였다. 스위스에서 벗어나 뉴욕, 토론토, 오토와, 몬트리올까지 옮겨 다니며 작업하였지만 당시엔 주목받지 못하였다. 사회적으로 여성의 주권이 높아지고 평등사회로 나아가며 하이디 부허는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4년 스위스 취리히의 회고전을 시작으로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최근 2021년 독일 뮌헨의 하우스데어쿤스트(Haus der Kunst)의 회고전으로 현재에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가가 되었다. 

 

Q 하이디 부허의 스키닝 작업의 변천사는?
:
하이디 부허의 스키닝 작업은 작가가 가장 활발하고도 농익었던 70-80년대에 이루어졌다. <잠자리의 욕망 (의상)>(1976)은 스키닝 작업의 초기 작품이다. 아버지의 서재에서 작업한 <신사들의 서재 파르케트 플로어링>(1979), 프로이트와 함께 정신분석학자이자 정신과 의사 빈스방거(Binswanger)가 여성 환자를 관찰했던 공간에서 작업한 <빈스방거 박사의 진찰실>(1988)까지 스키닝 작업이 이루어졌다. 잠자리가 변태하여 고치에서 탈피하듯 억압된 사회 속에서 탈피하여 해방된 개념을 주요하게 바라보고, 가부장적이고도 남성 주도적 사고가 이루어진 공간에서 하이디 부허의 스키닝 작업이 이루어졌다.



<잠자리의 욕망 (의상)>, 1976, 텍스타일, 라텍스, 자개 안료, 170x255x15cm

 


 

스티로폼으로 신체를 둘러쌌던 <바디랩핑>(1972, 2023 재제작)을 구현하여 직접 관람자가 입어 볼 수 있다.

간담회 현장에서 인디고 부허가 직접 시연하였다.

 


하이디 부허의 아카이브 자료

 

 

질의응답 2. 《즐겁게! 기쁘게!》

 


(왼쪽부터) 통역사, 추스 마르티네스, 박보마, 박론디, 우한나

 

Q 3명의 한국 작가와 작업하게 된 배경은?
:
평소 한국에 오고 싶었다. 스페인과 한국은 독재를 거쳐 민주화를 이루었단 점에 시대 사회상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느꼈다. 하이디 부허의 회고전과 함께 한국의 젊은 젠더 관점을 교류해 볼 수 있는 기획에 초청받아 참여하게 되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와 과거의 인물에 대한 공통 지점을 논해보고 젊은 작가들에겐 새로운 작업의 기회, 도약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

 

Q 참여한 작가가 모두 여성작가인 것은 의도한 것인가?

: 우연의 일치이다. 일부러 여성을 고집하지 않았다. 하이디 부허와 함께 젠더 감성을 쫒다 보니 여성들이었다.

 

 


박보마, <결혼식의 영혼>, 2023, 혼합 재료(사운드, 향, MDF 위에 도장, 목탄, 연필, 벽 위에 드로잉, 석고, 석고 점토, 버터, 잉크, 머리카락, 페인트, 지점토, 종이, 텍스트, 비즈, 생화, 조화, 조각, 색 스프레이, 유리, 스틸, 구운 컬리플라워, 세라믹, 천, 물 등), 가변크기.



우한나, <젖과 꿀-3>, 2023, 패브릭, 솜, 비즈, 340x180x420cm.


박론디, <‘나는 지치지 않아. 일이 너무 좋은 걸,’ 쉬익쉬익 숨소리를 내며 그녀는 빛이 어린 눈을 굴렸다. ‘알지? 나 포기 안하는 거?’ KK는 지기가 싫었다. KK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보다 FAKE IT TILL YOU MAKE IT이 더 프로답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KK는 A가 챙겨주는 척 멕여도, 주목받는 일 아니면 안 해도, 자질이 없지만 승진에 눈이 멀어 침을 질질 흘려도 ‘진짜 잘하는 사람은 다 나눠줘도 어차피 1등’이라 생각하며 견제하지 않았다. 왜 번아웃이 안 올까? 무엇을 위해 연봉을 높이고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차근차근 스텝을 밟는 걸까? 피곤하지 않나? 나는 광선을 뿜을 것 같은 그녀의 눈이 어쩌면 오토 파일럿의 기능이라고 생각했다.>, 2023, 낙엽송에 과슈, 488x180cm.


 

  이번 전시는 최소 3번의 방법으로 관람이 가능하다. 첫째, 가부장적인 제도 속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내었던 하이디 부허의 작업세계를 경험한다. 둘째, 현재 여성으로 살아가며 부딪히고 불편했던 점을 이야기하는 젊은 작가들이 하이디 부허와 공통 지점을 찾아 작업한 작품을 감상한다. 마지막으로 전시와 연계된 퍼포먼스 프로그램, <스킨 페스티벌>을 통해 하이디 부허와 변화하는 시대의 젠더 감수성을 다각적으로 느껴보길 바란다. 4월 10일엔 안은미 컴퍼니의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5월 18일에는 레지스터 코리아, 박론디, 클레어 めぐみ(메구미)의 다양한 퍼포먼스가 예정되어 있다.

 

작성: 신소연
museum@dalj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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