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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고본 일본제국미술약사(稿本日本帝國美術略史)

김달진


좌) 『고본 일본제국미술약사』, 동경제실박물관어장판(東京帝室博物館御藏版), 
1912년, 26×25㎝,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소장..............................
우) 호류지(法隆寺) 금당벽화(金堂壁畵), <아미타정토(阿彌陀淨土)>, 62쪽.....


『고본 일본제국미술약사』는 1900년에 개최된 파리만국박람회를 맞이하여 박람회에 출품된 일본미술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제작된 일본 최초의 미술사 책이다. 이 책은 활자화된 최초의 일본미술사라는 학술적 의미 외에도, 아직 미술사가 학문적으로 정립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서양인을 독자로 상정한 채 일본미술의 특성과 문화적 맥락을 설정, 저술하는데 국가가 적극적인 역할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초기 일본미술사의 형성과정을 분석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이러한 초기 일본미술사 서술의 환경과 목적은 미술이 창조적 개인이 행하는 미학적 활동이라는 모더니즘적 관점보다는 국가가 주도하는 제도적 관점에서 견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이러한 역사서술이 문화이미지를 대외에 각인시키고자 제작된 국가주도의 편찬사업의 프레임에서 이루어짐으로써 지금껏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만들어진 근대’와 ‘근대성’에 대한 중요한 논점을 제공하여 기초자료로서 이 책의 사료적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제실박물관 총장인 구키 류이치(九鬼隆一, 1852-1931) 남작은 일본미술을 ‘동양미술의 정수(東洋美術の粹)’라고 평가하며 이는 과거 중국과 인도에서 구가했던 문화적 성취가 일본주요 사찰 및 기관에서 구체적인 작품과 자료로 보관되어, 탐구자료 및 미술상의 모범으로 자리하기에 가능하다고 진단한다. 이어서 이러한 유산을 조사, 연구하는 기관을 설치하고 제실박물관에서 미술사편찬을 진행하게 되었으며, 파리만국박람회 개막일에 맞춰 편찬사업을 완료하도록 위촉 받았음을 아울러 밝히고 있다. 책의 구성은 서론을 시작으로 일본의 역사시기를 3편으로 나누어 구성하였고 건축분야는 총설 및 총 8장으로 따로 구분하여 기술하였다. 또한 총 378개의 삽화를 수록하고 있다. 

책의 제목에서 밝히고 있는 고본(稿本)은 초판 서문이 1899년인 점을 감안한다면 파리만국박람회 개최에 맞춰 번역된 불어본의 일본어 원문임을 의미하며, 본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912년 판본은 최초원고를 1907년에 재판하고 이를 다시 대중적으로 복간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 박물관의 소장본은 내지에 부산공립고등여학교도서관의 관인이 있으며, 부산에서 활동했던 서예가 고동주 선생의 소장본을 성종복 선생이 기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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