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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백제관음(百濟觀音), 하마다 고사쿠(浜田耕作), イテア書院, 1926

정호경



호류지(法隆寺)는 일본 아스카(飛鳥)시대의 대표적인 고찰로서 스이코천황(推古天皇)의 아들 쇼토쿠태자(聖德太子)가 7세기 초에 건립한 일본 최고(最古)의 목조건축물이다. 이 곳에는 고구려 승려 담징의 금당벽화 외에 한국이 일본 고대문화, 특히 불교문화와 관련해서 상당한 영향력을 끼쳤음을 반증하는 중요한 불상이 봉안되어 있는데, 일명 ‘백제관음(百濟觀音)’이라고 불리는 높이 2m 이상의 목조관음보살입상이 그것이다.


일본의 국보급 문화재인 이 불상은 도래(渡來)불상의 형식, 특히 보관의 장식 등을 근거로 백제양식의 특징을 갖는다고 평가되고 있으며, 통상적으로 불리는 ‘백제관음’이라는 명칭에서 불상의 백제 기원설이 제기되었다. 특히, 일본 교토대학 총장을 역임하고 일본 최초로 고고학연구소를 교토대학에 설치하는 등 고고학적 방법론으로 동서문화 특성 분석에 노력했던 하마다 코사쿠(濱田耕作)는 본서 『백제관음』에서 이 불상의 명칭 대해 설명함으로써 이러한 논의가 이미 학문적으로도 연구되고 있었던 사실임을 반증하고 있다.


소규모 연구논문으로 수록된 본문에서 하마다가 밝히고 있는 ‘백제관음’의 정확한 명칭은 ‘허공장보살(虛空藏菩薩)’로서 불상과 함께 조성된 대좌에 명칭이 기재되어 있음을 설명하고 정확히 이 불상이 언제 ‘백제관음’으로 불리게 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보관에 부조된 화불(化佛)이 관음보살이고 호류지의 고문서에서 이 불상이 도래한 불상이라고 전한다고 언급하였다. 이로써 ‘백제관음’의 일본 제작이 아닌 백제 기원에 대한 초기 일본인 학자들의 연구사항을 본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발행된 지 한달 만에 3판이 인쇄된 서지사항을 통해 본서가 일본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던 자료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백제관음에 대한 어네스트 페놀로사(Earnest Fenollosa), 앙드레 말로(Andre Malraux) 등 세계문화계의 감탄과 찬사 속에 일본은 국보급 문화재가 전래된 것이 아닌, 일본이 제작했다는 논쟁을 점차 가속화시켜, 지난 1997년 프랑스에서 ‘일본의 해’ 기념으로 개최된 파리 루브르박물관 전시에서 “백제관음이 한국으로부터 건너왔다는 ‘전설’이 있다.”고 작품을 소개함으로써 한일고대문화 교류상황에 대한 일본의 시각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본서는 이러한 논쟁 속에서 초기 일본인 연구자들의 한국유물 연구상황에 대한 면모를 점검하는 측면에서 학술적,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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