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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심상소학 신정화첩 (尋常小學 新定畵帖), 1910

정호경

『 신정화첩』, 문부성, 1910, 22×44㎝,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소장

우리나라에서 ‘미술’용어는 1881년 근대적 제도시찰을 위해 일본으로 파견되었던 ‘조사시찰단(朝士視察團)’의 시찰 보고서에서 사용되었는데, 특히 ‘미술관’, ‘박람회’ 등 산업진흥을 담당한 농상무성의 시찰기에서 인용된 사례는 ‘미술’이 근대적 제도도입의 과정에서 소개되었던 맥락을 잘 보여준다. 즉, ‘보는 것’을 통해 국민을 새롭게 계몽할 수 있다는 근대국가를 향한 국민계몽의 기저에 ‘미술’이 도입되었으며, ‘보는 것’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나라를 부강하게 하려는 생각은 근대국가에 대한 염원과 일치하여 더욱 우리의 근대 시각문화 형성의 주요 논제로 자리하고 있다.

아울러 미술이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기술(富國之術)이라는 사회적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근대국가의 구성체인 국민을 계몽하기 위해 근대적 학교체계 안에서 ‘보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 매커니즘도 강하게 견인되고 있어, 미술, 미술교육, 근대 시각문화에 대한 복잡한 지형도가 형성되었다.

이로써 새로운 미술교육의 체계 안에서 전통 방식과는 다른 ‘보는 법’이 도입됨과 동시에, 필연적으로 대상을 보고, 그리고, 표현하는 방식에서도 이전의 전통적인 도제교육과는 차이를 보이게 되었다. 이러한 신구(新舊) 교육관의 충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전통매체인 붓을 이용한 모필화와 신매체인 연필을 이용한 연필화간의 논쟁이며, 미술에서도 양자를 통합, 병행하여 교육이 이루어지는 한편, 채색을 도입한 미술교육이 이루어지는 변화를 겪게 된다.

『신정화첩』은 이러한 모필화, 연필화간 논쟁을 거쳐 새롭게 정한 (新定) 미술교육의 방법론을 적용한 교과서로서 전통미술과 서구미술의 특성을 모두 반영하였고, 문부성 발행의 본 박물관 소장자료는 일제강점기 한국의 미술교육에 그대로 도입되어 사용되었기에 우리나라 근대 미술교육 및 그에 따른 근대적 시각체계의 형성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된다.


풍경, 동물, 식물, 도안, 채색 등의 다양한 기법을 채택하고 있다. 7쪽 및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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