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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정정 도화임본 (訂正 圖畵臨本), 1911

정호경


『정정 도화임본』, 조선총독부, 1911, 15×22㎝,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소장




형태 및 인물에 대한 단계별 묘사를 채택하고 있다. 3권 22쪽 및 4권 22쪽


우리나라에서 근대적인 교육제도는 1894년 갑오개혁을 기점으로 도입되어, 이듬해 학부에서 제정, 공포된 ‘소학교령’에 따라 국민교육이 시작되었다. 특히, 근대적인 미술교육은 보통학교 교육체계 안에서 ‘도화’와 ‘수공’ 과목이 생기면서 태동되었으며, 관찰과 정확한 묘사를 근간으로 삼았던 교육방향은 당대의 미술교과서인『도화임본』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학부(學部)에서 발행한 우리나라 최초의 국정교과서인『도화임본』은 교과서 명칭으로 사용된 ‘임본(臨本)’이라는 개념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그대로 보고 베끼는 화본(畵本)을 집약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교과서의 내용을 보면, 1, 2권에서는 단순한 선과 도형에 대한 표현을 연습하도록 하였으며 3, 4권에는 좀더 복잡한 인물 및 형태를 습득하는 한편, 간단한 농담표현도 다루도록 구성되었다. 이처럼 당시의 미술교육은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 단계별 습득을 도입하였고 시각(視覺)을 이용한 지각작용을 통해 사물을 관찰하고 세계를 인식함으로써 ‘지육(知育)’의 범주로 확장시킨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보는 법’을 통한 ‘앎’이 형성되는 시각중심의 문화가 도입되는 초기 양상을 추적할 수 있다.

따라서 근대 미술교과서에서 내포되어 있는 ‘보는 법’에 대한 접근과 교육체계는 교과서를 구성하는 주요 삽화 이미지를 통해 실증적이고 다각적인 연구로 발전 될 수 있으며, 근대 시각문화의 중요한 해석체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육을 통해 습득된 ‘본다’는 행위는 단순한 생리작용을 넘어, 교육체계로 내면화되면서, 사회, 문화적 의미요소가 기입된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학부 발행의『도화임본』에는 국체(國體)를 상징하는 태극문양이 사용된 반면, 국권이 상실된 1910년 이후,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정정 도화임본』(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3,4권 소장)에서는 이 문양이 일장기로 바뀌는 사항이 좋은 예이다. 이처럼 미술이 교육 매커니즘을 통해 제도적, 시각적 체계를 형성하며 당대의 사회상을 반영한다는 점에서『도화임본』을 비롯한 우리나라 근대미술교과서는 시각문화 해석을 위한 중요한 기초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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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sed Studies in Drawing> vol. 3,4


<Studies in Drawing> published by the Ministry of Education of the Korean Empire is a compilation of drawings and sketches intended to be copied by art students. Its purpose was to teach pupils to conceive of painting not a mere depiction of what is seen but an outward expression of their internal perceptions of society and culture. The first edition included a sketch of the Korean national flag as a symbol of national sovereignty. However, after the annexation by Japan in 1910, the Japanese Government-General published <Revised Studies in Drawing> substituting the Korean with the Japanese flag.

The book and its story reflect the mechanisms through which visual arts education was employed to influence society and as such is an important stepping stone in the analysis of Modern art text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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