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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한국의 야생동물과 민속 (In Korean Wilds and Villages), 1938

정호경

좌:『한국의 야생동물과 풍속』, 슈텐 베리만, 1938, 15×22㎝,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소장
우: 조선호텔을 배경으로 스웨덴 영사관직원과 저자 (뒤쪽 맨 왼쪽)의 모습


스웨덴의 동물학자 슈텐 베리만(Sten Bergman, 1895-1975)은 일제강점기 조선의 야생동물 생태연구 및 자료수집을 위해 1935년 우리나라를 방문한다. 베리만의 방한은 스웨덴 아돌프 구스타프(Adolf Gustaf, 1882-1973) 황태자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성사되었는데, 특히 황태자 구스타프는 고고학에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있었고 1926년 신혼여행으로 동북아시아를 방문하던 중, 신라고분 발굴에 참여하면서 우리나라와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된 인물이었다. 더욱이 이때 발굴된 고분은 스웨덴의 한자식 이름인 서전(瑞典)에서 서(瑞)자를 따고 무덤에서 발굴된 봉황형 왕관 장식에서 봉(鳳)자를 따서 서봉총(瑞鳳塚)으로 명명되었으며, 당시 발굴된 금관은 보물 339호로 지정되어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책은 이런 인연으로 시작된 베리만의 약 2년간의 한국 체류의 결과물이 고스란히 수록되어 있다. 특히 저자는 일제강점기 조선의 산하에서 채취한 야생동물에 대한 흥미진진한 기록과 관찰기를 생동감 있게 보여주는 한편, 틈틈이 전국을 돌며 사진으로 기록한 조선 사람들의 생활상을 담아낸 100여 장의 사진도 게재함으로써 민속학적 자료로서의 가치도 높이고 있다. 그가 담아낸 사람들은 매사냥꾼, 어부, 기생, 해녀 등 다분히 외국인의 시각에서 특이하게 비쳐졌던 인물들을 비롯하여, 초등학교에서 공부하거나 체조하는 모습의 어린이들, 동생을 돌보거나 설날 예쁘게 차려 입은 아이 등 다양한 모습의 어린이 사진이 수록되어 있으며, 봄 벚꽃놀이로 유명했던 창경궁, 백두산 천지, 금강산, 지리산 및 제주도 등 한국의 사계절과 북쪽 함경도에서 남쪽 제주도에 이르는 전 국토를 망라하는 다양한 사진으로 당대의 시대상, 자연, 풍속의 면모를 생생히 전해준다.

주목할 점은 베리만은 전문 박제사를 대동할 정도로 전문적으로 조선에서 서식하고 있는 새와 동물들을 수집했으며, 이렇게 수집된 자료는 현재 스웨덴의 자연사박물관에 기증, 보관하고 있으며, 일부 민속자료들은 스웨덴 민속박물관에도 기증,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리만의 책은 1938년 영어로도 번역되어 영국의 트레블 북 클럽(Travel Book Club, London)에서 발간되었으며, 본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것은 영국 런던에서 발간된 책이다. 이 책은 1999년『한국의 야생동물지』(집문당)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 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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