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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판화가 고야 (Goya Grabador), 1917

정호경

스페인의 유명한 미술사학자이자, 프라도 미술관(Museo del Prado)의 초대 관장을 지닌 저자 모레트(A. de Beruete y Moret)는 ‘판화가’ 고야(Francisco Jose de Goya y Lucientes)에 주목한 이 책에서 스페인을 비롯한 당대 유럽의 격동기 시대상황을 신랄한 풍자정신과 탁월한 판화기술을 이용해 예술적 경지로 승화시킨 고야의 주요 판화작품을 조명하고 있다. 이 책에는 고야의 대표적인 판화 시리즈인 <변덕(Los Caprichos, 1796-99)>, <전쟁의 참화(Los Desastres de la Guerra, 1810-20)>, <투 우술(La Tauromaquia, 1814-16)>, <부조리 (Los Disparates, 1819-23)>를 비롯하여 비교적 초기작인 벨라스케즈(Velázuez) 작품을 판화로 번안한 작품과 석판화 작품에 이르기까지 시리즈별 상세한 설명과 함께 고야의 주요 판화작품을 망라하고 있다.






좌:『판화가 고야』, 모레트(Moret), 1917, 28×22㎝,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소장
우:“이성의 잠은 괴물을 낳는다”는 부제가 인상적인 <변덕>시리즈 43번 작품

특히, 고야의 판화는 카툰(cartoon)의 시초로 평가 받고 있으며, 스페인의 정치적, 종교적 악습을 풍자적으로 묘사하는 한편, 프랑스 나폴레옹 군대와 스페인간의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증언함으로써 충실한 사회기록의 수단이자, 작가적 시대인식을 드러낸 매체로서 판화의 외연을 확장시켰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서문에서 저자는 고야가 판화의 기법적 측면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음을 설명하면서, 고야의 가장 대표적인 판화집 <변덕>에서 에칭과 더불어 좀더 폭넓고 미묘한 톤을 묘사할 수 있는 에쿼틴트(aquatint)기법을 활용하였음을 언급하였으며, 이러한 시각적 뉘앙스와 톤에 대한 관심사는 이후 석판화 기법의 작업들까지도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고야는 자신의 판화집에서 다룬 주제가 스페인에만 한정된 것 이 아니라, 모든 시민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사회의 ‘부조리’, 인간의 ‘어리석음과 실수’에 대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당대 사회의 관습적 병폐, 시대적 불합리성과 편견 어린 사회통념에 대한 거부와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기도 하였다. 이 책은 이렇듯 고야 판화가 드러내는 복잡다단한 의미요소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며, 본 박물관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1917년 발간된 자료를 소장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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