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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올드 코리아 고요한 아침의 나라, 1946

정호경

  스코틀랜드 출신의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Elizabeth Keith, 1887-1956)는 1915년부터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을 여행하면 서 동양을 소재로 한 수채화 및 판화 작품을 다수 제작한 여류 화가이다. 그녀는 3·1운동 직후인 1919년 3월 말에 처음 한국을 방문한 이래, 한국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한국 문화와 사람들에 대한 사실적인 그림 과 그에 대한 진솔한 기록을 남겼으며, 서양인 최초로 1921년과 1934년에 서울에서 전시회를 개최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좌:『올드 코리아, 고요한 아침의 나라』, 엘리자베스 키스,1946, 29×21㎝,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소장
우:김윤식 자작, 1922, 수채화



  1919년부터 1930년대까지 제작된 그녀의 한국 관련 그림들은 많은 호평을 받으며 일본,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여러 도시에서 전시되었고, 예술에 재능 많은 그녀가 전문 화가로의 이력을 시작하게 된 단초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즉, 1928년 출판된『동양의 창(Eastern Windows』에서 키스는 <달빛 아래 서울의 동대문>이라는 수채화 작품을 일본에서 전시했는데, 이 작품을 본 일본 신 판화 운동의 기수, 와타나베 쇼자부로(渡邊庄三郞)의 권유로, 목판본으로 재 제작한 작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전문 판화작업에 눈뜨게 되었음을 밝힌 것이다. 


  엘리스자베스 키스의 한국에 대한 기록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6년에야 비로소 영국에서『올드 코리아, 고요한 아침의 나라(Old Korea, the Land of Morning Calm)』라는 제목으로 언니 엘스펫 키스의 방문기와 엘리자베스가 제작한 총 39점의 그림이 설명문과 함께 수록되어 출판되었다. 책의 첫 장에는 키스에게 도움을 주었던 세실주교, 제임스 게일, 야나기무네요시, 프랭크 스코필드, 앨리스 아펜젤러의 이름이 언급되었고, 일제 강점기 한국의 전통풍습과 문화, 다양한 계층의 인물이 이 책을 통해 생생히 묘사되고 있다.



  특히, 제임스 게일의 주선으로 3·1운동 이후, 옥고를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은 김윤식의 초상과 당시 연희 전문으로 추정되는 대학의 교수에게 시집간 공주의 모습, 남편과 아들을 독립운동으로 잃은 과부의 초상, 조상의 묘 앞에 포즈를 잡은 선비의 모습과 연 날리는 아이들의 모습 등은 키스가 담아냈던 인물들의 계층적, 연령별, 성별의 다양함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2006년 ‘도서출판 책과 함께’에서『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 1920-1940』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었으며, 본 박물관은 1946년 영국 허치슨 출판사(Hutchinson & co. Ltd.)의 초판본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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