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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김향안 수상집-파리, 1962

한지형

김향안, 『김향안 수상집-파리』, 어문각, 1962, 19×13, 277쪽, 표지, 목차, 내지 삽화


『파리(巴里)』는 김향안(金鄕岸, 1916-2004, 본명: 변동림)의 1955-59년까지 파리유학시절을 회상하며 담은 수필집이다. 김향안은 서양화가 김환기(金煥基)의 아내로, 결혼하면서 본래 김환기의 아호였던 향안과 김환기의 성을 가져와 김향안이라는 이름으로 평생 활동하였다. 이화여전 영문과를 수학한 문학도로서 다수의 수필집을 출간하였고, 파리 유학 중에는 소르본느 대학, 에콜 드 루브르에서 미술사와 미술평론을 공부하고, 아카데미 그랑 쇼미에르에서 미술수업을 받았다. 김환기 타계 후, 1977년 뉴욕 포인덱스터 화랑, 1988년 서울 원화랑에서 개인전, 2016년 환기미술관에서 탄생100주년 전시를 열었다.
책은 3부로 나누었다. 1부는 1955년 프랑스행 비행기 내에서부터 도착 직후 첫 숙소, 인근의 공원들과 프랑스 사람들과 문화 등을 미사어구 없이 담백하고 세심하게 기록했다. 2부에서는 프랑스 문화와 더불어 김환기와 함께 전시준비를 하며 니스, 생폴드방스에 아틀리에를 구하고 생활하는 모습을 그렸다. 3부에서는 유학 당시 파리 화랑가에서 인기를 누렸던 베르나르 뷔페의 데뷔와 작업활동, 피카소의 생애와 예술을 생생하게 현장감 있게 기록했다. 책의 장정과 삽화는 김환기가 맡았고, 삽화는 20점이 수록되었다.

“이제 더위가 지나고 선들바람이 일기 시작하니 불현듯 쌍·루이 섬의 향수(鄕愁)가 서린다. 슈미네에 때려고 장작을 사다 놓으면 수화(樹話)는 조각을 하겠노라고 모조리 결 좋은 놈을 골라내는 통에 한두 번이 아니고보니, 나중에는 슈미네용의 장작보다 조각을 위한 장작의 무더기가 더 커질 지경인데 섬에서 사는 것은 즐거우나 습기 때문에 빨래가 안 마르고 목이 컬컬해지며 감기에 자주 걸릴뿐더러 아빠르뜨망의 세도 비싸려니와 부르죠아적 생활비가 어트랑제에게는 점차로 감당키 어려워져서 아름다운 섬을 작별하고 다시 빠리로 돌아온 것이 그 해 노옐 무렵이다. 언제고 다시 찾고 싶은 쌍·루이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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