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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코리아, 1950년경

한지형

Korea, 발행처 미상, 1950년경 추정, 15×9cm, 8쪽, 표지: 홍우백


『코리아(Korea)』는 삽화와 영문으로 구성된 한국 문화 안내 책자이다. 형태는 아코디언 제본으로 8쪽 분량의 작은 핸드북이다. 내용은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를 주제로 그린 삽화 1점에 그림을 설명하는 영문이 한 문장으로 간결하게 수록되었다. 삽화는 한국의 근대기 유명한 화가이자 삽화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미술인 9명이 각 1점씩 참여하였다.

표지화를 그린 홍우백(1903-1982)은 경성제2보통학교 재학중 미술교사 야마다 신이치(山田新一)에게 사사하고, 조선미술전람회에서 특선과 입선을 포함하여 총 16회 수상, 1931년 서화협회전 특선 등의 이력과 동아일보 광고부, 조선일보 광고부에서 근무하며 많은 삽화와 단행본의 장정 작업을 했다. 본 자료의 표지화는 화려한 한옥을 배경으로 흰 두루마기에 관모를 쓰고, 오른쪽 다리를 꼰 자세로 장죽을 입에 물고 당당한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 있는 남성과 다소곳하게 앉아있는 전통 한복 차림의 여성을 그렸다. 작가 특유의 해학과 근현대적인 요소와 화풍이 엿보이는 그림이다. 뒷표지는 전통 민화의 주제인 호작도를 그렸다. 고희동(1886-1965)은 금강산 풍경, 김기창(1913-2001)은 춘향전의 성춘향, 김은호(1892-1979)는 한국의 설날 풍경으로 설빔을 입은 남자아이와 어머니 모습, 김중현(1901-1953)은 농무, 노수현(1899-1978)은 평화로워 보이는 일상의 풍경, 박영선(1910-1994)은 고려자기, 칠기함과 촛대, 이승만(1903-1975)은 말을 타고 놀러가는 옛 여성들, 이인성(1912-1950)은 전통 혼례 복식을 한 여성의 모습을 그렸다. 뒷표지에는 홍백우의 삽화와 태극기와 유엔기가 그려져 있다. 삽화마다 작가들의 낙관이 있다.


내지. 김중현의 농무와 탈춤


내지. 이인성의 여성의 전통 혼례 복장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계속되는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 중에 하나가 관광산업을 육성하는 것이었다. 근대기나 일제강점기에도 금강산이나 경주와 같은 관광상품이 있었지만, 1949년말 발표된 자료를 보면 외무부는 교통부와 연계하여 주로 외국인과 주한 유엔군 등 해외로 휴가가는 한국주재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영문으로 안내 책자를 발간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코리아』도 이 관광산업의 일환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한 책자로 보인다. 발행처나 발행연도의 기록이 없어 현재 정확한 사항을 알 수 없으나, 참여작가 중 가장 일찍 타계한 이인성이 1950년 11월에 작고한 점을 감안하면 1950년경 발행된 것으로 추정되며, 내용면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있으며, 태극기와 유엔기가 나란히 인쇄된 점으로 보았을 때 그러하다. 이런 점에서 태극기와 유엔기에 오류가 있다는 점도 살펴볼 만한다.

특이한 점은 당시 미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작가들이자, 신문사에 소속되거나 시집, 소설 등의 장정이나 삽화로 활발하게 활약하던 미술인들이 참여했다는 점이다. 더불어 김중현과 같이 현재 남아있는 작품과 자료가 많지 않은 작가도 포함되어 있어 흥미롭다. 근대기에서 현대로의 과도기에 미술가들의 다양한 활동과 궤적들을 더 연구해 볼 수 있는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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