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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동양의 창, 1928

한지형

Elizabeth Keith, Eastern Windows, Houghton Mifflin Company, Boston&New york, 미국, 1928, 29×23cm, 125쪽, 표지


『동양의 창(Eastern Windows)』은 근대기 한국을 방문하여 한국 문화를 서양에 알린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Elizabeth Keith, 1887-1956)의 여행기이다. 한국, 중국, 필리핀, 일본, 하와이에서의 여행 서신과 12점의 수채화 및 목판화 삽화가 수록되었다.

일본 도쿄에서 근무했던 형부 로버트슨 스콧의 초청으로 1915년부터 10년간 도쿄에 머물면서, 언니 엘스펫 키스와 1919년 3월 28일, 한국에 첫 방문하여 3개월간 체류하였다. 그 이후에도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하였으며, 그 밖의 동양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였다. 그녀는 각 나라를 다니며 풍습과 사람들을 수채화로 그렸으며, 특별히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여 1919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미스코시백화점에서 최초로 한국을 소재로 한 전시를 개최하였는데, 작품 중 〈달빛 아래 서울의 동대문〉이라는 수채화를 본 당시 일본 신판화운동을 이끈 와타나베 쇼자부로(渡邊庄三郞)가 그 작품을 판화로 제작할 것을 권유하면서, 판화 작업을 시작하였다. 


내지. 달빛 아래 서울의 동대문(East Gate, Seoul, by Moonlight), 채색 목판화
(와타나베가 목판화로 작업할 것을 권유한 작품)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그녀의 그림은 이국적인 시선과 매력적인 색감, 단순한 선묘이지만 서정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 당시 도쿄, 서울, 뉴욕, 보스턴, 런던, 파리 등에서 개최된 전시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특별히 서울에서도 1921년과 1934년 2차례의 전시를 개최하였는데, 본 책에 의하면 서울에서 처음 연 전시(1921, 은행집회소)가 대성공이었다고 전하며, 그때 팬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소개하기도 하였다. 또한 짧은 서신 속에서도 금강산 여행기, 혼인식, 노선비와의 만남 등의 에피소드들이 외국인의 시선으로 정감어리고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어 당시의 상황들이 그림처럼 그려진다. 서문에 의하면 미국, 유럽, 아시아에서의 전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여행기 집필을 권유해 저자가 언니 엘스펫에게 보낸 편지를 모아 1928년 『동양의 창(Eastern Windows)』이 미국에서 발간되었다.

“(원산에서 쓴 편지) 이곳엔 마법 같은 매력이 있어요! 하늘의 별도 새로워 보이고요. 그림 그릴 곳을 찾아 터벅터벅 걸음을 옮기다가도 문득 멈춰서서 그 고즈넉함과 평화로움에 빠져들곤 하죠. 이곳은 금강산 입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한쪽으로는 산들이 뭉게뭉게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답니다.” 

엘리자베스 키스 저, 송영달 역, 『키스-동양의 창을 열다』, 책과함께, 2012



내지. 4월 초파일(Budda’s Birthday)- 축제의상을 입은 한국 소년(Korean Boy in Festival Dress), 채색목판화


우리 박물관은 일제강점기 억압받는 한국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발간한 저자의 저서 『Old Korea: The Land of Morning Calm』(1946)과 영국 미술잡지 『The Studio』에서 발간한 작품선집 『Master of the Colour Print Elizabeth Keith』(1933)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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