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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014 미술계 사건, 대한민국 미술 최저상

윤범모




다사다난(多事多難), 연말이 되면 으레 등장하는 용어이다. 어느 해인들 다사다난하지 않은 해가 있었던가. 현대사회는 사건의 연속을 스스로 불러내고 있다. 그래서 말도 많고 사건도 많다. 미술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사람의 일에 좋은 일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차피 한 세상 사는 것, 좋은 일만 하기도 시간은 짧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건들이 넘치고 있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우리네의 현실이다. 그래서 연말을 맞아 개인적으로 시상제도 하나를 만들어 보았다. 상이라면 물론 좋은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시상하고자 하는 상은 불행하게도 ‘대한민국 미술 최저상’이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의 주역에게 주는 ‘최저상(最低賞)’이다. 후진들에게 하나의 교훈으로 남기고자 하는 고육지책임을 먼저 밝히고자 한다. 물론 부상은 없다. 시상식도 없다.

올해 미술계에서 일어난 사건 가운데 있어서는 안 될 것들, 많고도 많다. 세금 포탈 혹은 미술품을 악용한 비자금 조성, 이런 오명을 미술계에 끼얹은 화랑 대표가 있다. 마치 미술계가 비리의 온상이나 되는 것처럼 악명을 떨친 이름이다. 수상 대상일 수 있다. 불행한 일 가운데 국립현대미술관 정형민 관장이 있다. 서울관 개관전으로 미술인들을 시위대로 이끌더니 뒤에 학예사 공채 과정의 감사원 결과로 결국 직위해제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만들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다. 미술계 활동에 검찰이 개입한다는 자체가 정상은 아닐 것이다. 올해는 비엔날레의 해였다. 이런저런 비엔날레가 경향 각지를 장식했다. 그 가운데 대표적 비엔날레는 광주와 부산이었다.
부산비엔날레 사건의 주인공은 오광수 운영위원장이었다. 잡지『B-ART』(이영준 집필)와『POST』(비엔날레 특집)를 통하여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다. 한마디로 부산비엔날레의 전시감독 선임과정의 파행이 자초한 사건이었다. 운영위원회는 정당 절차를 통해 선임된 전시감독을 재끼고 규정에도 없는 공동감독제를 내세우면서 2위의 프랑스 사람을 기용하고자 했다. 결국 1위 선임자 김성연은 사퇴했고, 2위의 캐플링을 단독 감독으로 뽑았다. 이와 같은 무리수는 결국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봉기’를 자초했다. 새롭게 구성된 부산문화연대는 부산시청 앞에서 오광수 위원장의 퇴임 요구 시위를 했다. 그러면서 비엔날레 보이콧 운동을 펼쳤다. 부산 예술인들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버티던 오 위원장은 드디어 3월 하순에서야 공식 사퇴했다. 부산비엔날레나 위원장 개인 모두에게 상처를 안긴 사건이었다.
  드디어 부산비엔날레가 개막되었다. 캐플링의 노욕(老慾)만 드세었을 뿐, 현대미술의 담론과는 거리가 멀었다. 감독과 같은 나라인 프랑스 작가 중심이어서 부산비엔날레가 아닌 프랑스 특별전과 같다는 야유를 받았다. 아니, 말만 비엔날레였지 삼류 학예회 수준과 다름이 없었다. 물론 당연한 결과였다. 그래서 이런 평가를 받았는가 보다. “운영위원회 내분으로 프랑스인 감독이 수개월 만에 급조한 부산비엔날레는 최악이었다. 휑한 전시장에 관객과 동떨어진 현대미술품들의 공허한 독백만 난무했다. 근현대 비엔날레는 원래 국가 권력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미술인들이 주도한 이슈 투쟁의 산물이었다. 올해 한국 비엔날레들은 그 정반대 지점에 있다.” (한겨레신문, 11월 5일). 정말 부산비엔날레는 최악의 전시였던가. 그렇다면 세금 낭비라는 부분은 누가 책임지는 걸까. 세금도 세금이지만 부산과 비엔날레의 명예를 땅으로 떨어트린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이에 올해 ‘대한민국 미술 최저상’의 수상자로 오광수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을 선정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불행한 일이다.

더불어 최저상 특별 부분으로 윤범모를 선정하게 한다. 그는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달콤한 이슬’의 책임큐레이터로서 전시 파행을 자초한 공로가 있다. 홍성담의 <세월오월> 작품의 전시불가 사태, 이는 상처를 치유하자는 행사에서 더 깊은 상처를 남겼기 때문이다. 창작지원금까지 제공하면서, 주문생산 작품의 관리와 작가와의 협업체제 미흡, 그리고 광주시의 외압에 대하여 표현의 자유를 지키지 못한 점, 최저상 감으로 충분하다. 비엔날레의 해에 일어나서는 안 될 일들이 난무했던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최저상을 시상한다. 보다 나은 미술계의 발전을 위한 교육지책의 풍자적 시상제도임을 웃어넘기시라.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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