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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미술품 양도소득세의 폐지는 화랑가의 꿈인가

윤범모

KIAF2016/ART SEOUL, 한국화랑협회 제공


탄핵정국과 더불어 개헌 논의가 불씨를 안고 있다. 시차의 문제이지 헌법을 바꾸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 같다. 법, 법이라. 현대사회에서 법은 피할 수 없는 우리의 피부처럼 가까이 있다. 최근 한국화랑협회의 집행부가 바뀌었다. 신임 이화익 회장은 미술품 양도소득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양도소득세라, 정말 심심하면 듣게 되는 말이다. 도대체 양도소득세가 무엇이길래 화랑가를 끌탕의 도가니로 이끌고 있을까.

우선 조세원칙이 있다. 한마디로 소득 있는 곳에 납세가 있다는 것. 미술작품을 팔아서 수입이 생기면 그만큼 세금을 내라는 것이다. 6천만 원 이상 작품의 경우, 양도차액에 대하여 과세한다. 이는 형평성 문제와 더불어 소득세법 개정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1990년 이래 이 법은 유예를 거듭하다 2003년 폐지되었다. 그러니까 5번의 개정 과정을 거치면서 13년간 유예라는 ‘혈전’의 흔적을 남겼다. 이런 양도소득세는 2009년 재도입되었고 2차례 유예되다 2013년부터 시행 중이다. 이와 같은 과세 관련 과정이 일러주듯 명쾌하게 만들어져 시행된 세법은 아니었다.

문제는 미술시장의 상황이다. 한마디로 오늘의 화랑가는 아사 직전의 상태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돈 벌고 있다는 화랑 경영자를 만나 본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아마 한 손에 꼽을 숫자 이외의 화랑들이 흑자 구조와 거리가 있는 줄 안다. 경제 불황의 타격은 미술시장에 가장 예민하게 나타난다. ‘먹고 살기 바쁜데, 무슨 그림?’ 이런 심리적 압박감은 고객으로 하여금 전시장 출입을 삼가게 한다. 1990년대 이래 미술시장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세계 유명화가의 작품 2-3점의 낙찰가격 수준에 불과한 한국 미술시장, 너무 판이 좁아 문제이다. 중국의 현역 유명작가와 국내 유명작가와 비교해도 최소 0하나 정도 차이가 나는 규모이다. 경쟁력이라는 말 자체가 부끄러운 형편이다. 이제 한류도 고급문화로 격상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수출 주요 품목은 미술품이 차지할 것이다. 미술시장에 활력을 넣어 주어야 한다. 그런데 국내 화랑가는 아사 직전이다. 미술시장 활성화 정책은커녕 굶주려 배를 움켜잡고 있는 가난뱅이에게 세금 내놓으라고 쥐어짜는 꼴이다.

미술품 양도소득세 시행의 실효성에 대해 알아보자. 2013년 세법 시행 이후 신고내역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지난해 9월까지의 4년간 실적(?)을 보면, 총 신고 내역 건수는 454건이다. 한 해 100건 정도 웃돈다. 양도금액은 약 1,338억 원이고, 이에 대한 소득세는 약 48억 원이다. 2014년의 경우 약 8억 원, 2015년의 경우 약 26억 원이었다. 그러니까 연간 26억 원 정도의 세금을 걷으려고 미술품 양도소득세를 제정했다는 말이다. 이는 현대미술품만 취급한 것도 아니고 골동품까지 포함한 것이다. 2014년의 경우 서화 골동품에 대한 양도소득 납세를 한 화랑은 단 일곱 군데에 불과했다. 뭐, 일곱 군데? 겨우 일곱 군데 상대하려고 법을 만들었단 말인가. 굳이 백분율을 내어 비교하고도 싶지 않은 형편없는 숫자이다. 정말 한심한 납세 실적이다. 이런 열악한 상황의 법이라 한다면, 도대체 누굴 위한 법인가.

납세 이전에 파이를 키워야 한다. 이게 정답이다. 형평성 운운이라는 융통성 없는 원칙에 얽매이지 말고 우선 미술시장의 활성화 정책부터 펼친 다음 과세 문제를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우리와 경쟁 상대이기도 한 홍콩은 양도세가 없다. 바젤아트페어로 유명한 스위스도 그렇다. 미술작품은 부동산처럼 등기부 같은 족보가 없다. 한마디로 관리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섣부른 조세원칙 적용으로 괜히 음성 거래만 키우지 말고 미술시장의 활성화 우선 정책이 정답이라고 본다. 이제 곰곰이 생각해 보자. 미술품 양도소득세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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