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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국립민속박물관, 어떻게 할까

윤범모

국립민속박물관 <한가위 큰마당> 행사


뮤지엄 때문에 가는 도시가 있다. 어쩌면 대부분 외국인도 그럴지 모른다. 뮤지엄을 관람하려고 일부러 찾아가는 도시. 방문객은 물론 해당 도시의 입장에서도 행복한 일이리라. 어디가 그런가. 바로 워싱턴 D.C이다. 그 도시를 가면 안복(眼福)으로 철철 넘치게 된다. 그래서 가급적 그 도시를 방문하려고 일정 조정을 한다. 워싱턴 D.C 한복판인 내셔널몰, 그 기다란 직사각형의 녹지 공원 곁에 일렬로 늘어선 각종 박물관. 누가 워싱턴 D.C를 마다할 것인가.

내셔널몰 양쪽 끝에 국회의사당과 워싱턴기념탑이 있다. 그러니까 워싱턴 D.C의 중심부, 아니 미국의 상징적 장소라 할 만하다. 그 중심부에 스미스소니언협회(Smithsonian Institution)가 있다. 1848년 영국인 제임스 스미슨이 ‘인류의 지식을 넓히기 위한 시설’로 재산을 기증해서 초석을 닦기 시작했다. 현재 13개의 뮤지엄이 밀집되어 있다. 그런데 박물관 거리의 박물관은 각각 개성을 자랑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종합성을 지향한다. 자연사박물관에서 항공우주박물관까지, 그리고 국립아메리카인디언박물관, 아프리카박물관, 아시아박물관, 초상화미술관, 그리고 현대미술관까지, 스미스소니언은 워싱턴 D.C의 상징이자 미국문화의 자존심이다. 미국의 저력을 체험하고 싶으면, 스미스소니언 한 군데만 가도 넉넉할 정도이다. 게다가 입장료 무료, 이 얼마나 자신감에 넘치는 뮤지엄 정책인가. 종합적이면서도 접근성이 중요하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시 이전문제로 시끄럽다. 명분은 그렇다. 경복궁 복원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경복궁 안에 있는 민속박물관을 이전해야 한단다. 그렇다면 민속박물관의 이전 문제는 공론화 과정을, 그것도 민주적이고, 전문성 있는 과정을 거쳐 이전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나는 이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다. 어느 날 낙하산처럼 하늘에서 떨어졌기 때문이다. 민속박물관은 시민의 사랑받는 뮤지엄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제일 즐겨 찾는 ‘서울의 문화시설’이다. 연간 250만 명의 입장객 반 이상이 외국인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시 이전 문제를 누가 어떤 절차를 걸쳐 결정했는지, 나는 잘 모른다. 신도시인 세종시를 위한 ‘선물’ 정도로 생각했다면, 커다란 오산이다. 게다가 지역 균형발전과 연계할 사안은 아니다. 그동안의 한국문화 정책은 ‘적재적소’를 실행하지 않은 데서 오류가 많았다. 제 자리에서 제 몫을 하는 전문가가 역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 자리가 아닌 대표적 뮤지엄 가운데 하나가 바로 국립현대미술관이다. 전두환 정권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국립미술관을 과천으로 보냈다. 바로 미술관의 유배였다. 동물원 옆의 미술관. 진입로조차 확보하지 못한 꼬불꼬불 산길, 그 깊은 오지에 현대미술관이 요새처럼 생뚱맞게 숨어 있다. 현대미술을 현대인의 삶과 멀리 있게 축출한 것은 현대미술의 속성을 무시한 행태였다. 결국 국립현대미술관은 차선책으로 근래 서울관을 열었다.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은 국립현대미술관 길 건너에 위치해 있다. 과거와 현재가 적절하게 어울려 서로 보완적 존재로 잘 지내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과 더불어 한국의 3대 국립 뮤지엄으로 역할을 해 왔다. 현재 국립박물관은 지방의 도청 소재지마다 거의 분관을 둘 정도로 커다란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마찬가지 논리로 왜 현대미술관과 민속박물관은 지역 분관을 설치할 수 없는가. 이들 뮤지엄의 지역 분관 설치야말로 ‘지역 균형발전’의 척도로 볼 수 있다. 현대미술관은 왜 서울지역에만 있어야 하는가. 차제에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의 지역 분관 설치를 고려해 볼 때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립 뮤지엄의 종합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문성 있고 민주적 절차를 거친 최종 종합안을 마련해야 한다. 새 정부 들어 국민은 새로운 문화예술정책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한 종합 계획안을 마련하여 진정 문화의 시대임을 체감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종합 계획안에 민속박물관 문제도 포함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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