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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mM Artcenter의 개관과 지역미술의 활성화

윤진섭

지난달 경기도 평택시에 아주 중요한 대안공간이 문을 열었다. mM Artcenter가 바로 그것이다. 이 공간은 원래 고철을 분류하던 공장이었는데 이를 미술 공간으로 용도 변경한 것이다. 이 대안공간은 규모나 시설로 보면 분명 미술관급인데, 아직 미술관으로 등록하지는 않고 대안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mM Artcenter 전시장 전경


이 전시장이 왜 중요한 것일까? 그것은 바로 지방화시대에 미술확산의 포문을 열었다는 사실에 있다. 가뜩이나 서울 중심으로 문화예술이 편중된 시대에, 디지털 문명의 확산 징후를 맞아 현재 공간의 편재화가 가상공간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른바 NFT니 메타버스니 하는 것이 그것인바, 여기에는 서울과 지역의 구분이 없을뿐더러 이른바 뉴욕이니 런던이니 하는 국경도 필요가 없다. 가상 속에서 이루어지는 예술의 향수는, 예컨대 일본의 소설가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1892-1927)의 단편소설 『하동(河童)』에 나오는 갓파처럼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넘나들면서 이루어진다. 상상의 동물인 이 갓파는 마치 거북이처럼 생겼다. 그런 이상한 형상의 갓파가 지상과 지하의 세계를 넘나들면서 환상적인 체험을 하는 것이 『하동』의 내용이다.

그러나 아무리 메타버스가 강세를 보인다 해도 인간은 발 딛고 서 있는 이 땅의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가상은 가상이고 현실은 현실인 것이다. 메타버스의 세계에서 먹는 밥과 현실에서 먹는 밥이 같을 수 없다. 이 둘이 혼동돼서는 안 되는데, 십수년 전에 가상현실에 빠져 가상의 아기는 밥을 먹이고 현실의 아기는 굶겨 죽인 철부지 부부의 사건이 실제로 벌어졌다.

mM Artcenter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논지가 잠시 옆길로 샜다. 그러나 본말이 전도된 것은 아닌 것이, 미래지향적으로 볼 때 이 공간은 앞으로 다가올 메타버스 시대에 새로운 미술 창조의 산실로 자리매김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즉, 현실의 공간과 가상의 공간을 통합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시대적 소명이 부여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 공간은 과연 어떤 모양새인가? 우선 천장이 무려 12m에 달할 정도로 커서 거대한 설치작업이 가능하다. 전체 1200㎡(약 350여 평)에 달하는 공간의 내부 벽체는 원래의 철판을 그대로 살려 실제의 현장감을 생생히 보여준다. 철판의 표면에 난 상처들이 자연스럽게 보인다. 본 전시장은 가운데가 뻥 뚫린 상태에서 2층 난간을 조성, 벽을 따라 작품을 전시하게 설계가 돼 있다.

이 거대한 공간에 회화, 조각, 설치미술, 오브제, 영상 등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초대되었다. 이지송, 한기주, 도병훈, 차기율, 김도희, 강석호, 김윤재, 이상용, 전원길, 김유의, 손승범, 윤혜진, 정기엽, 홍장호 등이 그들이다. 이 전시의 특징은 우선 스케일이 큰 것이다. 원래 공간이 거대하다보니 작품이 작아서는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다. 따라서 기획단계에서부터 스케일이 크고 문제의식을 지닌 각 분야의 작가들이 초대받은 것이다.

지면 관계상 이 작가들의 작품을 개별적으로 언급할 수 없으나, 대부분 서울보다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작가들이 초대받은 점 등을 고려할 때 특정한 지역을 염두에 둔 기획으로 볼 수 있다. 이 기획과 관련하여 또 하나 생각나는 사안은 이른바 탈(脫) 중심의 거센 바람이다. 이는 특히 현재 미술계의 주류를 이루는 특정 세력이나 인물들의 주도로 인해 주요 미술관이나 각종 비엔날레 등의 전시기획과 작가선정이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더욱 타당하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일찍이 ‘뮌’이 명쾌하게 분석해 냈거니와, 아마도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 비로소 우리는 그 폐해를 느끼게 될는지도 모른다.

나는 이러한 대안공간이 전국에 많이 생기기를 기원한다. 그리하여 재능은 있으나 꽃을 피우지 못한 많은 작가에게 발표의 기회를 주기 바란다. 특히 의식이 있는 기업가들이 이 일을 해주기를 바란다. 그 모델이 바로 mM Artcenter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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