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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정기 미술시장과 하락의 지표

KAAAI 이명선

조정기 미술시장
미국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의 파산, UBS의 크레디트스위스 인수, 도이치 뱅크의 파산 위기 등 글로벌 은행의 파산이 현실화되고 있다. 낮은 금리로 쉽게 자금을 융통하여 미술품을 구매할 수 있었던 시대는 인플레이션과 고금리의 지속으로 마감되었다. 미술 시장은 조정기에 접어들었다.

몇몇 작가에 의해 주도된 약한 상승치나 어느 한 작가의 이례적인 경매기록을 미술시장의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는 없다. 아트바젤과 UBS 보고서에 의하면 작년 미술품 판매는 3% 증가했으며 거래량은 1% 증가에 그쳤다. 적게나마 성장으로 이끈 것은 고가 미술품 시장으로 1차 시장 매출에서 상위 작가가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했으며 경매 시장 역시 고가 작품 가격의 견고함을 보여주었다.

급성장했던 초현대미술(Ultra-Contemporary Art) 부문의 큰 낙폭으로 드러난 하락 지표는 시장 분위기를 더욱 심상치 않아 보이게 한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상황에서 초현대미술 시장에 투입했던 열정은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현 사태 속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듯하다. 초고속 성장세를 보였던 소더비의 초현대미술 경매 <아트나우(Art Now)>는 이 부문 매출의 50%가 아시아 바이어였음을 밝히며 아시아 시장의 잠재적 구매파워를 강조했다. 초현대미술에 뒤늦게 합세했던 아시아 바이어는 급락한 가격의 충격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불황기에 빛을 발하는 전문성
현재와 같은 조정기 시장에서 매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려는 플레이어는 더 영리해져야 한다. 역사적으로 경제, 정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피난처는 미술품이었다. 그렇지만 판매도 구매도 쉽지 않은 시기에 들어선 시점에서 경험 많은 전문가의 조언으로 최적의 매매 조건을 찾아내는 것이 현명한 자산 보호의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미술품 판매 조건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으며 작은 요인이 완전히 다른 결과와 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저금리 시대에 예술 작품은 수익성이 높은 최고의 수익 상품을 의미했지만, 고금리에 자금을 쉽게 융통할 수 없는 현시점에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판매처와 구매처를 결정하는 것은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불황기는 다음 호황을 극대화할 준비기
삼성미술관리움, 아모레퍼시픽미술관과 같이 우수한 컬렉션을 기반으로 한 사립 미술관이 선보이는 최상급 동시대 작가의 전시는 미술관의 역량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더해서 퐁피두센터가 들어오고, 프리즈가 들어오는 등 국내 미술 애호가의 눈높이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역동적인 움직임 속에서 미술 시장의 콘텐츠를 풍성하게 만드는 방법은 결국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원론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불황과 호황의 주기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때에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당장 손에 들어오는 수익이 크지 않더라도 다가올 호황기를 더 길게 버틸 수 있는 단단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미술품 투자의 제약 조건이었던 불투명성, 비유동성에 대한 방어책이 필요하다. 수요자들이 미술시장과 미술품에 대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불안정하게만 보이는 미술 시장을 안정시키는 열쇠가 될 것이고 현재 우리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간과했으나 꿋꿋한 고미술 시장
국내 대형 경매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경매 결과만으로 ‘고미술 및 한국화(이하 고미술로 표기)’ 시장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면 이 분야 전문 경매사의 결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23년 1분기 고미술 부문의 최고 낙찰가 TOP10 중 7점이 마이아트옥션사의 출품작이라는 점이다. 또한, 1분기 국내에서 진행된 총 9회의 메이저 경매(서울옥션 2, 케이옥션 3, 마이아트옥션 1, 아이옥션 2, 칸옥션 1회)에서 고미술은 전체 출품수량의 약 67% 비중을 차지했다. 나아가 1분기 전체 69건 경매 매출 규모 중 고미술 매출액이 23%를 차지한다는 사실은 충분히 강조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막연하게 고미술 시장이 저조하다고 평가하던 소문과는 달리 실제로는 그 수요가 굳건하게 존재하고 있고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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