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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박수근과 <시장의 사람들>

오광수

지난 달 K옥션에서 박수근의 <시장의 사람들>(24.9×62.4cm)이 25억 원으로 낙찰된 사실이 연일 화제가 되면서 문화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외 옥션에서 반 고흐와 피카소의 작품이 몇 백억 원을 기록한 사실과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우리나라 작품이 25억 원을 기록했다는 것은 실로 놀랄 만한 일임에 틀림없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 자리 수의 억대에 머물러 있던 작품가가 두 자리 수로 올랐다는 것은 머지않아 고흐나 피카소에 육박하는 세 자리 수의 억대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상을 충분히 하게 한다. 작은 작품이니까 그렇지 100호나 되는 대작이라면 능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일반인들은 그림 값이 몇 억 원 하니까 당연히 호기심이 발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떻게 노트 북 만 한 크기의 작품이 25억 원이나 되느냐고 놀란 표정을 짓는다. 아마 지하의 박수근도 놀랐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가 생존했던 60년대 초만 해도 겨우 몇 십만 원 하던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는 생전에 그림을 팔아 겨우 살아가던 형편이었다. 가난에 찌들려 죽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설적인 것은 자기 작품으로 생전에 어떤 혜택도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 유족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작품가의 형성
작품 값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미술 작품이 팔린다는 것은 유통 시스템에 의한 것이다.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다. 작품 가격이 고가로 형성된다는 것은 일정한 시장 원리에 따른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미술 시장이 살아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유통 시스템이 활발해져 가고 있다는 사실은 반가운 현상임에 틀림없다. 작품가의 형성은 선호도와 희귀성에 크게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박수근 뿐 아니고 이중섭, 김환기 같은 작고 작가의 작품가가 높은 것은 선호도도 선호도이거니와 무엇보다 희귀성에 크게 좌우 된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의 작품은 더 이상 생산되지 않으니까 자연 경쟁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상대적으로 생존 작가는 생산이 지속되고 있으니까 높지 않은 것이다.

작품가가 그 예술가의 예술성과 반드시 비례되지 않는다. 작품가가 높다고 해서 예술성이 높다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가격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도 예술성은 높은 작품들이 얼마든지 있다. 예술성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고흐가 생전에 단 1점 밖에 작품을 팔지 못했다는 것도 그 대표적인 예다.





작품 값 때문에 작가들 사이에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신진이 옥션에서 깜짝 놀랄 만한 가격을 기록하는가 하면 오랜 연륜을 지닌 작가도 전연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작품 값은 예술성보다는 여러 주변적 요인이 작용함으로써 형성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너무 여기에 연연해 할 필요는 없다. 작가는 이런데 관심을 갖기 보다는 자신의 창조적 작업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다. 박수근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Soo-keun Park and
The painting by Soo-keun Park, knocked down in the KAuction at the price of 2.5 billion won, has been the topic among us. It is a record-breaking price in Korea. It allows us to foresee the tens-of-billion-won piece in the near future. Ironically neither the artist nor his family are benefited by this phenomenon at all.

The price is formed in the market system for a work of art could also be a commodity. However, the price does not go parallel with the artistic value of the work. Highest price does not prove the best artistic value. It is proper that an artist should focus on putting every ounce of his/her energy in creating his/her work as Soo-keun Park has done, rather than lingering on its price.

- Oh, Kwa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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