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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제주 현대미술관과 이중섭 예술제

오광수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세워진 제주현대미술관은 저지리 예술인 마을과 더불어 제주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미술관과 예술인 마을의 건립을 기념하는 <제주 풍광전>과 김흥수, 박광진전 및 입주 작가전이 지난 9월 1일에 열렸다. 제주에서도 내지에 속하는 저지리에 세워진 예술인 마을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미술가인 김흥수, 박서보, 조수호, 박광진, 민경갑, 박석원 등의 아틀리에가 건축되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상적인 예술인 집단촌을 형성해보이고 있다. 풍광이 아름다운 제주에 대표적인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그들의 예술혼을 가꾸는 보금자리가 마련되었다는 것은 정말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도 많은 예술가들이 찾아들 것이라고 하니 그들이 이룩할 예술적 성과가 한껏 기대 되어진다.

예술인 마을의 중심부에 자리 잡은 현대미술관은 시골 마을에 어울리지 않게 규모나 시설이 뛰어난 편이다. 무엇보다 이 마을에서 제작되는 예술작품들이 여기를 통해 선보일 것이란 점에서 미술관의 기능이 더욱 중요시된다.

제주는 70년대 이후에서야 급속히 발전한 지역으로 무엇보다 관광지로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신혼여행의 코스로 선남선녀들이 찾아들면서 이상적인 자연 조건과 아름다운 풍광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특유의 유채꽃은 모든 사람의 뇌리에 제주를 상징하는 자연으로 각인되어 있는 터이다. 근래에는 골프를 치러오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 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벌어지는 상황을 점검해보건대 관광지로 첫 손에 꼽히는 제주가 서서히 예술의 도시, 예술의 고향으로 탈바꿈되어가는 징후를 드러내고 있다. 먹고 마시고 즐기는 소비문화에서 정신을 고양시키는 예술을 향수하는 창작의 문화 지역으로서 그 모습을 탈각시키고 있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비공식 통계이지만 박물관, 미술관이 60여 개에 이른다고(앞으로 세워질 것을 합해서)한다. 이 같은 상황은 조만간 이 지역이 예술의 중심지로 부상될 것이란 희망을 품기에 충분하다고 하겠다.





서귀포에선 일찍이 세워진 이중섭 미술관과 이중섭 거리를 중심으로한 예술제가 10년 째 열리고 있다. 1951년 피난 시기 서귀포로 찾아든 이중섭의 삶의 흔적을 중심으로 그의 예술혼을 기리려는 사업은 점차 규모를 갖추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서귀포시와 조선일보사가 공동으로 벌이고 있는 심포지움은 이중섭 예술을 기리는 사업의 하나로 이미 많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터이다. 이중섭에 있어 서귀포시대는 그의 예술의 한 전환의 시기로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게 한다. 가족도와 아이들을 모티프로 한 작품이 서귀포시대를 경계로 쏟아져 나왔다. 그의 만년의 풍요로운 예술혼은 서귀포시대가 있었기에 가능했지 않을까 싶다.

이중섭 작품 가운데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는 이주의 그림이 있다. <길 떠나는 가족>은 말할 나위도 없이 서귀포로 향하는 이중섭 일가의 행복한 이주를 묘파한 것이다. 이중섭은 서귀포를 지상의 낙원으로 상정했음이 분명하다. <서귀포의 환상>과 <도원>은 이를 말해주고 있다.
고대 중국의 진시황이 서복으로 하여금 불로불사약을 구하기 위해 보낸 곳도 서귀포였다.(이중섭 미술관 근처에 서복의 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지난 시점에서 이중섭이 서귀포를 지상의 낙원으로 알고 찾아든 것이다. 참으로 기이한 인연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제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온갖 예술적 사건은 조만간 이 지역을 예술을 중심으로 한 지상의 낙원으로 가꾸게 하려는 염원의 씨앗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름다운 자연에 어울리는 풍요로운 예술의 꽃이 활짝 피어나기를 기대해마지 않는다.


Jeju Museum of Contemporary Art and Lee Jungsup Festival
The artists’ village of Jeoji-Ri in Hankyung-Myun, created along side with the Jeju Museum of Contemporary Art, has become arising attraction. An exhibition to commemorate this has opened last September 1st. To this village a great mass of Korea’s representative artists has moved in, and created an ideal model of an artistic village, never seen before. In the near future the rich fruit of art will complete the beautiful scenery of Jeju. Jeju is widely known as a tourist resort. However, the recent art events are transforming this island from a simple tourist site into a place of creative spirit. This is a clear indication that the culture of consummation is switching over to a culture of creative activity.
According to unofficial statistics, the number of museums and art galleries (existing and in preparation) amounts to sixty. This is a promise that Jeju will be reborn into a city of art. In relation to this, it is also encouraging that the art festival of Lee Jungsup is celebrating it’s 10th anniversary this year. Lee Jungsup had visited Seogui-po looking for a warm southern country, an earthly paradise. From this point, his works portray an autobiographic content, putting his family and children together. The event paying tribute to the artistic spirit of Lee Jungsup is held each year centering around Seogui-po, another sign that Jeju is setting an image of itself as a prospering artistic region.



-Oh, Kwang-Su│Art Critic, Emeritus Director of Lee Jungsup Art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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