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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미술과 경제

송미숙

송미숙의 미술시평(33)
 
지난 7월 25일 개막하여 10월 16일까지 전시될 예정인 국립현대미술관의 ‘오늘의 프랑스 미술’(마르셀 뒤샹 수상작 전시)은 2년 전부터 기획해온 스페인, 인도, 오스트리아 등 국가별 전시의 일환으로 프랑스의 현대미술 국제화 추진회 AIDAF의 후원으로 마련한 전시다. 프랑스 자국 내의 컬렉션의 경향도 알리고 있는 이 전시는 미디어, 설치, 오브제, 드로잉, 사진들의 최근의 작업 방식을 두루 보이고 있고 아울러 이미 우리에게 익숙해 있는 자비에 베이앙, 클로드 레베크, 디디에 마르셀 뿐 아니라 카미유 앙로, 시프리앙 가이야르 등의 젊은 작가들도 포함하고 있어 프랑스의 현대미술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도쿄의 모리미술관에서도 거의 똑같은 전시가 기획되었는데 작품상의 선별에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한다.) 전시된 작품의 불호나 가치보다도 정보(Information)차원에서 봐둘 만한 전시다.
과천 현대미술관 개막전시를 본 직후 필자는 실크로드-양자강 크루즈를 떠났다. 진시황 묘가 있는 서안(시안), 돈황, 투르판, 우루무치(우름치)를 거쳐 중경(충칭)에서 크루즈 선을 타고 양자강을 따라 댐의 세 협곡을 거쳐 무안(우환)까지 하, 은(상), 주로부터 진, 한, 당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삼국지 역사의 궤적과 유적들을 꿰면서 느낀 점은 중국이 문화혁명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회복하는 데에는 좀 더 기다려야 할지도, 아니면 지금의 체제로는 영영 되돌릴 수도 없을 지도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생각은 중국이 지니고 있는 문화유산이나 최근의 급성장한 경제, 그리고 외형적인 발전보다도 시민의식에서 유추된 결론이다.




서울로 돌아와 본 전시는 에르메스 상 후보작가 3명의 전시였는데 올해로 12회로 접어들고 있는 이 상은 작년에도 느낀 바이지만 젊은 미술가들을 발굴해 그들의 창작의욕을 진작시키고 격려한다는 차원에서는 이의를 달지는 않지만 그렇게 해마다 뽑아야 할 만큼의 작가들이 과연 있는지, 오히려 격년제로 운영되는 것이 좀 더 상의 가치를 높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에르메스가 서울에서 벌어들이는 엄청난 수입을 젊은 미술가들에게 돌리겠다는 갸륵한(?) 의도는 고마우나 이번에 뽑힌 후보 작가들-김상돈, 최원준, 파트타임 수이트-의 작품에서도 위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에르메스 상과 관련해 첫 회에 수상한 작고 작가인 박이소의 드로잉 전(Lines of Flight)이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렸다. 그의 미국에서 했던 작품들과 서울로 돌아온 이후의 작품, 제작을 전제로 한(?) 습작 드로잉들로 엮은 이 전시는 한국의 젊은 개념미술가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친 박이소의 자신, 사회, 국가 정체성에 대한 일관된 관심을 엿볼 수 있는 전시이다.
몇몇 계획 드로잉들은 이왕이면 기획자 측에서 제작해 사후의 작품(Posthumous Work)으로 전시가 되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상상해봤다. 물론 기획의도가 그러한 세대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 할지라도, 모더니스트 작품들이나 오브제에 익숙해져 있는 대중에게는 좀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 그러한 친절을 베풀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요즈음 세계경제가 어렵다. 여전히 세계경제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이 더블딥에 더하여 1929년 이래 또 하나의 공황이 오지 않을 까 전전긍긍해 하며 연일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고 유럽 또한 불황에서 허덕인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코스피의 고공행진은 이제 끝났나 싶다. 한국의 미술경제에 영향을 주는 삼성 또한 애플과의 소송에서 패한 데에 이어 구글까지 모토롤라를 인수, 합병하면서 향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은행이 가계대출 금지를 선언하며 그러잖아도 어두운 부동산 경기를 부추기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때에 미술시장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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