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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26) 미술사학연구회 - 2009 가을 정기학술대회

이현경

취향의 정치학
_근세 유럽미술의 전이된 수용




이현경 | 예술학



지난 9월 12일(토), 가을학기로 분주해진 이화여대 포스코관에서 미술사학연구회 학술대회가 있었다. 오전에는 전혀 다른 부류지만 현대의 서양작가와 근대 우리나라의 동양화가들을 둘러싼 각 시대의 사회와 소통구조를 살펴보는 ‘자유주제발표’가 있었으며, 오후에는 특별 심포지움으로 근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미술의 선진 경향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네덜란드, 그리스, 독일, 영국에서 다양한 관점하에 적극적으로 수용되는 과정을 살폈던 ‘취향의 정치학 : 근세유럽미술의 전이와 수용’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김의연(이화여대)씨는 ‘부루스 나우만의 은폐된 몸’에서 나우만 자신의 몸과 관람자의 몸을 주제로 한 비디오 설치작업들을 살펴보면서 주체인 작가와 객체인 관람자 사이의 관계를 몸의 은폐와 노출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파악하였다. 발표자는 나우만이 관람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관람자가 작품에 개입함으로써 완성되는 상호신체적인 작업을 통해 포스트모던적 태도를 보였지만, 관람자의 시선 속에 작가 자신은 은폐되고 치밀하게 조작된 감시와 통제의 그물망 속에 관람자를 고립시켜 지각적 혼동을 초래하게 함으로써 작가의 우위를 주장하는 모던적 작업태도를 보
였다고 설명하였다.


조은정(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씨는 ‘1920년 창덕궁벽화 조성에 대한 연구’에서 1917년 전소된 창덕궁 재건을 위해 1920년 새롭게 장식된 벽화의 제작 배경을 통해 일제시대 창덕궁의 상징적 주인인 순종이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일본의 식민지 문화정책이 실행되고 있었음을 밝혔다. 창덕궁벽화에 참여한 화가들은 친일귀족과 일본인의 두터운 후원을 받았던 서화연구회의 김규진과 서화미술회의 김은호, 노수현, 이상범 등이었으며, 이들은 전통 서화양식에 일본화 취향을 반영하였다. 발표자는 일제에 의해 창덕궁은 정치적인 공적 공간이 아닌 생활만하는 사적 공간으로 축소되었는데 그 공간에 그려진 벽화는 모순적으로 왕의 덕치를 강조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한순(홍익대)씨는 ‘16세기 네덜란드에서의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수용 : 마르턴판 헤임케르크를 중심으로’에서 네덜란드 화가 헤임케르크가 16세기 초 로마를 방문한 후 이탈리아 미술이론에서 강조한 과학적 지식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역사화가로 활동하면서 네덜란드 미술이 말기 고딕에서 르네상스미술로 전환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하였음을 설명하였다. 발표자는 헤임스케르크가 해부학, 고대조각, 원근법 등을 통해 정확한 일루전공간을 지향하였으며, 이렇게 재현된 이야기 속에 진리를 전달하는
역사화가 당시에는 가장 고귀한 예술의 영역이었음을 설명하였다.


조은정(목포대)씨는 ‘근세 베네치아 사회의 크레타 화가들’에서 베네치아 그리스 조합과 크레타 성상(聖像)화가들을 통해 포스트비잔틴미술과 근세 서유럽문화의 상호관계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고대 그리스·로마의 미술은 그리스 본토가 비잔틴 사회로 흡수되면서 오히려 서유럽 화가들에 의해 활발히 연구되었으며, 그리스는 오스만투르크의 지배하에 비잔틴 전통을 이어갔다. 그러나 베네치아의 지배하에 있던 크레타 사회에서는 서유럽 문화와의 직접적 교류로 인해서 유럽 회화양식과 비잔틴 전통양식을 이분법적으로 발전시켰지만 점차적으로 비잔틴 전통은 쇠퇴하게 되었다고 설명하였다.


김정락(김종영미술관)씨는 ‘18세기 독일과 이탈리아의 예술교류 : 프란체스코 알가로티와 드레스덴왕립미술관의 수집과 전시’에서 18세기 이탈리아 문화의 한축을 이루는 베네치아 문화와 당시 독일의 신흥문화 중심지로 대두되었던 드레스덴의 문화 교류의 상황을 알가로티라는 수집가의 활약을 통해 살펴보았다. 알가로티는 이탈리아 미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작품 수집을 역사적인 순서와 화파를 분류를 통해 할 것을 제안하였으며, 기획서를 통해 전시 공간과 건축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발표자는 체계적인 미술사 인식의 형성을 주도한 알가로티의 영향으로 빈켈만을 위시한 미술사학이 정립될 수 있었으며, 독일의 드레스덴미술관이 국가와 제도차원의 근대적 미술관으로 탄생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전동호(서울대)씨는 ‘섬나라에 온 이방인 : 18세기 영국왕립미술원의 외국인 회원들’에서 18세기 후반 자생적 미술전통이 빈약했던 영국미술계에 일종의 거름의 역할을 하였던 외국인 미술가들이 영국왕립미술원을 근거로한 활약상들을 소개하였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독일 등에서 건너온 외국인 화가들은 영국의 부유한 상류층과의 교류로 그 입지를 굳혀갔지만, 프랑스 대혁명을 기점으로 영국 내외국인을 혐오하는 국수주의적 시각이 대두되고, 미술계에서는 일종의 ‘영국화파’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하면서 이들 외국인 회원들은 급격히 사라지게 되었다.


이상의 발표순대로 조수진(이화여대), 최열(서울대), 전한호(홍익대), 김혜진(그리스아테네대학교), 고종희(한양여대), 양정무(한국예술종합학교)씨의 질의가 있었다. 이 날 같은 공간 맞은편 세미나실에서 현대미술사학회의 발표도 있어서 르네상스 미술이 괴로웠던(?) 사람들은 양쪽을 오가며 듣기도 하면서 이대를 학술의 장으로 꽃피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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