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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32) 미학예술학회 봄 정기학술대회

이현경

학술(32) 미학예술학회 봄 정기학술대회


예년 같으면 반팔을 입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을 4월 중순에 늦게까지 주춤대는 추위 때문에 꽁꽁 여민 사람들이 많았던 지난 17일(토), 홍익대학교의 한 계단강의실은 오전부터 학술대회의 열기로 뜨거웠다. 학국미학예술학회에서는 이번 봄 학술대회를 기존의 철학적 논의가 부각되는 발표보다 ‘지금 여기’에서 한창 진행되고 있는 대중 예술에 초점을 맞춰 이 대중 예술의 미적 실천에 쌍두마차를 이루는 매체와 그 테크놀로지를 다뤄보고자 하였다.


학술대회 구성은 순차적이지만 매우 다채롭게 구성되었다. 먼저 오랫동안 미학에서 논의되어왔던 이성과 감성의 차이를 이성적인 테크놀로지와 이것이 예술적 영역에서 접목되었을 때 파생되는 감성적인 지각과 해석의 문제를 다루는 발표로 서두를 열었다. 이러한 발표는 대상에 대한 인식적 상상력과 미적 상상력의 차이를 칸트의 논의로 풀어보고자 했던 김기수(대구가톨릭대)씨의 『칸트의 미적 상상력에 대한 고찰』과 흔히 객관적이고 분석적이라고 판단되는 컴퓨팅 자체의 속성에 주관적이고 심미적인 예술을 접목하는 심미적 컴퓨팅의 미학적 논의를 다룬 이재준(중앙대)씨의 『심미적 컴퓨팅에 ‘미학의 필터’가 있는가?』가 있었다. 또한 학회 마지막에 휴 실머만(Hugh Silverman, 뉴욕주립대 교수, IAPL 회장)씨는 그의 강연에서 『판단과 테크놀로지 예술: 우리에게 있는 선험적인 책임』이라는 주제로 서양 신화에서 기술적 발명으로 대표되는 프로메테우스와 이러한 진보적 과정 이후 파생되는 판단과 사유를 상징하는 에피메테우스를 대비시켜보고 그 사이의 윤리적 책임의 문제도 다루어 보았다.


이어 두 번째 기획 발표는 보다 시각예술에 치중하여 현대 미술에서 중요하게 언급되는 트라우마, 아방가르드, 가상현실의 개념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영준(계원예대)씨는 『사고의 트라우마와 그 치유책으로서의 사고조사보고서: 괌 대한항공추락사고의 경우』라는 발표를 통해 과거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없었던 시절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현대의 항공기, 선박 등의 거대 재난사고가 다수의 충격적 죽음을 발생하여 언어화될 수 없는 트라우마를 발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언어적 상징계의 틀인 사고조사보고서로 넘어간다고 하였다. 이 발표는 미술의 영역이 아니지만 현대 미술에서는 중요하게 다뤄지는 ‘우연적 사고’와 그 충격을 다룸으로써 비평가들에게 비교할 수 있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는 것에서 매우 흥미로웠다. 이어 강수미(서울대)씨는 실패한 아방가르드 예술인 미래파와 구성주의를 통해 지금의 대중문화의 나아갈 바를 진단해 본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시각예술이미지의 조직(I): 아방가르드와 대중문화예술』을 발표하였고, 이혜인(홍익대)씨는 영화매체가 카메라 단축법과 몽타주 등을 통해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현실의 범위를 확장시킨다는 『현실과 가상의 변증법 ‘입체현실’ 연구: 비릴리오의 영화매체론을 중심으로』를 발표하였다.


세 번째 발표는 동시대 대중 매체를 통해 매우 성행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랩과 펑크 음악을 다루어 우리가 무심코 즐겨왔던 대중 예술 속에 수많은 미학적 기재가 숨겨져 있음을 알려주었다. 강유정(고려대)씨는 『트랜스포머, 완전 영화의 기술적 이상과 모순』을 통해 테크놀로지로 인해 ‘진짜’와 ‘진짜 같은’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몰입되는 3D영상 기술과 그 지각 체험을 논하였다. 하선규(홍익대)씨는 『랩 음악에 대한 몇 가지 매체미학적 논점들: 키에르케고어, 크라카우어, 벤야민으로부터』에서 녹음기술, 재생 및 편집 기계장치 등의 테크놀로지와 매우 밀접한 랩 음악이 언어와 음악, 이상과 현실 사이에 줄타기를 하며 수평적으로 확장되는 관점을 설명하였다. 마지막으로 양효실(서울대)씨는 『펑크 하위문화의 미학적 의의와 펑크 록의 한국적 변용 사례 연구』에서 정말 노래 못하는 홍대 앞 인디 가수인 아마추어 증폭기와 70년대 영국 펑크 그룹을 연관시켜 이들이 가지는 반미학적 특징을 살펴보았다.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대중 예술이 갖는 무수한 다중적 코드 때문에 이들이 학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평소 개인적으로 느꼈던 미학의 모호한 뜬구름의 이미지를 확 걷어줄 수 있었던 알찬 깨달음의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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