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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47)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기획전 연계 세미나

조영미

학술(47)
한국현대미술의 해외진출 그 현장과 과제
조영미 / 서울아트가이드 편집부



세계 속에서 한국현대미술의 위상은 어디쯤 와있는 걸까? 최근 개막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참여한 이용백씨의 작품이 한국관 개관 이래 최초로 ‘솔드아웃’ 됐다고 한다. 이외에도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정호진씨가 이탈리아국가관 특별전에 참여하고 독일 마이클슐츠갤러리 전속작가로 활동하는 세오(본명 서수경)씨는 개인전과 그룹전에 동시에 초대받았다.


최근 비엔날레, 아트페어 등 국제무대에서 한국작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면서 한국현대미술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고조된 지금, 한국현대미술의 해외진출 초창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과 역사를 되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지난 6월 3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한국현대미술의 해외진출 그 현장과 과제’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기획전인 ‘한국현대미술의 해외진출_전개와 위상’(-7월 23일)과 연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1950년대 후반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현대미술의 해외진출 양상을 아시아, 미국,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구체적이고 진지한 논의를 거쳐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하는 자리였다.
윤진섭(호남대 교수)씨는 ‘한국현대미술의 해외 진출과 교류전 양상’에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시기별 해외진출의 양상을 짚어보았다. 발제자는 한국현대미술이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낸 시기를 1990년으로 보았다. 특히 1995년은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개관, 제1회 광주비엔날레가 개최된 해로 의의가 있으며 이를 전후로 아시아에서 한국현대미술의 진출양상과 그 성과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 시기 대부분의 경우 미협 주도하에 이뤄지면서 작가선정 논란 등 폐단을 낳는가하면 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까지 전국 각지에서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난 비슷한 성격의 비엔날레들로 인해 국가적 낭비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 국제행위예술제의 정착과 확산, 미디어아트 분야의 약진, 아시아비평가들의 활발한 활동, 큐레이터들의 국제적 교류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김유연(독립큐레이터)씨는 ‘세계 속의 한국현대미술의 방향’이란 주제로 미국을 비롯한 멕시코 등 중남미 등지에서 자신이 기획한 전시 사례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발제자는 1997년 뉴욕 Exit Art에서 열린 한국현대미술전인 ‘호랑이의 눈(In the Eye of Tiger)’을 시작으로 한국, 중국, 일본, 타이완 작가들의 포퍼먼스와 행위예술을 보여준 ‘변형된 행위(Translated Acts)’ 등을 기획한바 있다. 2004년에는 리버풀이란 도시가 가진 역사·사회·정치를 예술로 승화시킨 리버풀비엔날레, 저예산 국제비엔날레인 티후아나비엔날레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오랫동안 해외에서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 느낀 해외진출 전략 및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한편 이 시대의 글로벌 문화는 그 지역의 정체성과 지역성을 고려한 인문예술학적 교류에서부터 새로운 문화가 형성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유진상(계원디자인예술대 교수)씨는 ‘한국현대미술은 유럽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서 유럽에 한국현대미술이 소개되는 방식에 있어서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발제자는 한국현대미술이 유럽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1961년 제2회 파리비엔날레 이후 활발히 전개되었지만 대부분 프랑스의 대외국문화지원 정책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유럽권 작가들이 유럽에 진출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현실이며 유럽권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그들의 문화적 전통 안으로 편입될 수밖에 없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발제자는 유럽 무대로의 진출과 교류에 있어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점을 지적한 후 동시대미술의 현재성을 기반으로 지역의 정체성과 자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세계무대에서 견줄만한 예술의 동등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라는 과제를 던져주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종합토론 시간은 해외진출에 있어서 작가 및 전문가 양성, 타문화권의 언어적 한계, 정책기관의 의식전환 등 그동안 끊임없이 논의되었던 쟁점들이 다시 화두에 오르면서 토론자는 물론 청중들까지 가세해 현장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었다. 질의자로 참석한 박천남 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한국현대미술을 소개한 영문저서가 거의 전무한 열악한 현실을 꼬집었다. 조은정 한남대 겸임교수는 현재 관 주도로 이루어지는 형식적 교류 또는 행정 절차상의 한계 역시 시급히 개선되어져야 할 과제 중 하나로 거론되었다.


한편 조선령 독립큐레이터는 독립큐레이터나 소규모 미술단체들의 주도로 활발히 움직이는 국제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정책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는 여느 때보다 한국현대미술의 해외진출에 관한 심도 깊은 논의가 4시간동안 오가며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와 대안을 깊이 모색해 볼 수 있는 유익한 담론의 장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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