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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故 손상기 화백 학술세미나

김달진

학술(50) 故 손상기 화백 학술세미나
김달진 / 김달진미술연구소장


손상기 23주기 유작전에 맞추어 손상기기념사업회와 한국미술평론가협회가 주최하는 손상기화백 학술세미나가 9월2일 2시부터 여수 진남문예회관 공연장에서 있었다. 손상기(1949-1988)는 여수에서 태어나 원광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1981년 첫 개인전 이래 <문제작가작품전>, <해방40년민족사전>, <정예작가초대전> 등에 출품했다. 초기에는 ‘자라지 않는 나무’‘시들지 않는 꽃’등 자연적 이미지를 통해 자전적 이야기를 ‘공작도시’연작에서는 사회와 역사문제로 작품세계를 확산시켰다. 그는 초등학교 때 다쳐 꼽추가 되었지만 신체적 한계를 넘어 화가로서 열정적인 삶을 통해 가난과 병마를 극복하다 39세에 요절하였다. 사회는 덕성여대 김현숙 연구교수(박사, 미술평론가)로 3명이 발제하였다.


이석우(겸재정선기념관장)은 저서 <예술혼을 사르다 간 사람들, 1989>에서 일찍부터 손상기를 주목해왔다. 발제문 ‘손상기 회화, 그 소통의 근거’에서 손상기 화백의 작품이 주는 감동의 원동력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우선 이관장은 그의 예술세계를 서울 이전 시기와 서울 시기로 크게 구분지었다. 손화백의 당시 활동상을 짚어가며 이 시기 작품의 특징과 미의식의 변화를 고찰했다. 손상기 특유의 문학성, 시감이 그의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원동력으로 꼽았다. 손화백이 생전에 남긴 일기 형식의 글, 작가노트, 그림론, 시작(詩作) 등은 그의 제작태도, 변화하는 미의식을 짐작해 볼 수 있는 근거라고 제시했다.
이를 통해 손화백은 당시 시대적 상황, 문화, 체제의 모순 등을 외면하지 않았고 예술의 사회참여와 소통의 문제에 대해서도 간과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실비판적인 시각을 서정성과 표현성을 도입해 자신만의 언어로 인간 본래의 그리움과 서정성, 이상향의 복귀 등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것이야 말로 손화백 작품이 시대를 넘어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오늘날까지 살아남는 이유라고 이관장은 요약했다.


서영희(홍익대 교수)는 특별한 일생에 대한 감동보다는 결과적으로 건조한 글이 나왔다며 발제를 시작했다.‘손상기 회화 자기 반영의 리얼리즘’에서 손상기 회화의 표현양식을 자기 반영의 리얼리즘으로 압축했다. 그의 거칠고 서투른 커리처커식 회화를 ‘마스크라드’라는 단어를 통해 설명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재현이 아니라 임의적으로 왜곡 변형하면서 자아의 흔적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넓은 대상으로 하여금 공감대를 형성하는데는 그의 진솔한 문학적 감수성과 진심이 묻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기반영 리얼리즘은 근본적으로 예술적 자의식의 발로라고 지적했다. 손상기 그는 누구보다 자의식이 투철한 사람으로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소재, 표현기법 등을 통해 자기 반영의 흔적을 짚어나갔다. 그의 문학적 소양이 자기성찰에 국한되어 매몰되지 않고 사회와 세계를 성찰하는 과정으로 확장되었음을 작가노트를 비롯해 여러 이론가들의 담론을 인용해 가며 근거를 제시했다.


김진엽(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부 부장)은 ‘울음에서 외침으로’에서 손상기 특유의 독특한 화풍이 확립된 후기시기를 집중 조명했다. 손상기의 후기 대표작을 통해 그의 작품의 바탕이 되는 문학적 사유와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지적했다. 후기 작품들에 나타나는 그의 독특한 표현방법은 시적인 구도라고 정의했다. 그의 작품에 드러나는 시선은 대상을 사유화해서 예술적으로 형상화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이는 후기 대표작인 <공작도시>, <시들지 않은 꽃> 등을 통해서도 잘 나타나며 단순히 자기 자신으로의 몰입에서 벗어나 타인들, 억압적인 사회 구조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작품에 담겨있는 울음은 나만의 슬픔이 아니라 집단의 통곡, 외침으로 뻗어나가려는 그의 새로운 열정은 꽃망울 터뜨리지 못하고 져버렸다며 아쉬움으로 마무리했다.


지정질의자로 변종필(경희대 평생교육원교수), 김병수(미술평론가), 송만수(동서대교수)가 참여하였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손상기 기념사업회(www.sonsangki.com)는 여수출신 화가 손상기의 업적을 기리고, 그의 예술세계와 삶을 널리 알림으로 지역문화예술의 위상을 정립하는데 목적을 두고있다. 손상기는 떠났지만 사후에도 2001, 2004 전작도록 발간회고전, 2007, 2008 20주기회고전(국립현대미술관) 등과 각종 도서에서 그는 평가되고 있다. 개막식에는 주승용 국회의원, 김충석 여수시장, 시의원, 많은 문화예술인 들이 참석했다. 내가 오랫동안 손상기와 함께해오고 있는 샘터화랑 엄중구대표에게 첫인연을 물었더니 “고 전혁림화백의 추천으로 1981년 첫 개인전에서 만났다”고 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손상기가 더욱 깊이 이해하고 재조명되었으며 미술관이나 기념관이 건립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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